[뉴스N아침시](35)겨울을 태운다
[뉴스N아침시](35)겨울을 태운다
  • 뉴스N제주
  • 승인 2019.02.0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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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남혜란 시인 /詩評 현달환 시인
남혜란 시인
남혜란 시인

겨울 살찌우는 아궁이에서
뒷산 짊어진 아버지
도끼로 추위 잘라버린다
입김 한 보따리 풀어 가마솥에 넣고
리듬 맞춰 북소리 낸다
해질 녘
옆집 앞집 뒷집
굴뚝에 하얀 연기 하늘에서 만나
추억을 소환시킨다

       - 남혜란의 '겨울을 태운다'

엊그제 입춘이 지나갔다. 새날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날씨가 그래서인지 입춘의 기분도 나지 않는 모양이다. 올 겨울엔 날이 따뜻해서 봄과의 간극이 없기때문이다.

그래도 가슴에 남아 있던 봄같은 열정으로 지난 겨울의 잔재는 태우는 게 맞다. 우울함이나 시린 손끝으로 약속했던 이루지 못한 약속들은 지우고 다시 그려보는 시간이다.

정말 이렇게 봄이 와도 괜찮은건지 의아할 정도로 봄은 성큼 다가와버린다. 굴뚝에 하얀 연기 하늘에서 만나/추억을 소환시킨다// 어쩌면 빠르게 다가온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렇게 살고싶은 날이다. 봄동산에 누워 흘러가는 구름들을 보면서 지난 추억을 그려보는.
겨울이 저만치 흐른다.[현달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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