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태희 시인, 시평/현달환 시인
앵두가 맺힐 자리마다
한 걸음씩 꽃이 피네
선약이 있는 여자처럼
발꿈치가 가벼운 꽃이 피네
볼우물이 깊은 여자처럼
잠시 웃어도,
화들짝 가슴을 파고드는
꽃이 피네
하얀 앵두꽃이 내 곁에서 자고 갔네
-신태희의 ‘흰,’
젊은 시절 미국에서 면적은 가장 크나 인구는 가장 적은 주인 알래스카(Alaska)에서 잠을 청한 적이 있었다.
한국(남한)의 17배나 되지만 인구는 제주도보다 조금 많은 70만 정도, 알래스카의 작은 항구에서 바라본 신비로운 빙산, 키 큰 통나무(round log), 호수는 밀림 속에 그려진 그림 그 자체였다.
알래스카하면 ‘백야’, ‘개썰매’ 등이 떠오른다. 미국에 팔리기전 러시아의 소유였는 데 의미는 '좋은 땅'이라고 한다.
잠을 자면서 여름이라 일찍 해가 뜨는 것이려니 생각했는데 새벽 3시경이면 동이 트니 커튼을 내리고 잠을 청하지 않으면 밤이라는 안정을 느낄 수 없는 곳이다.
그 백야를 느끼며 일찍 일어나야만, 일찍 깨어나야만 사는 환경처럼 어느덧 봄이 세상에 시나브로 찾아왔다.
어쩌면 하얀 봄이 내 곁에 바삐 찾아온 것이다. 화들짝 가슴을 파고드는/꽃이 피네//
봄은 스프링(spring)이다. 스프링처럼 통통하게 탄력이 있도록 마음속에 내려 앉은 새봄의 안녕을 기원해본다.[현달환 시인]
■신태희 시인 프로필
-.김포 출생
-.시집 「분홍여우가 온다」,「나무에게 빚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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