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N아침시](32)제주도는 바람이 간이다
[뉴스N아침시](32)제주도는 바람이 간이다
  • 뉴스N제주
  • 승인 2018.12.2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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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양창식 시인, 시평/현달환 시인
양창식 시인
양창식 시인

바람에도 맛이 있다

제주바람은
싱겁지도
아주 짜지도 않은
짭쪼롬한 마농지처럼
밥 맛나게 한다

제주도 사람들은
사흘만 바람이 안 불어도
물맛도
밥맛도
심심하다

입맛 나게 하려면
해수 머금은 바람이 밭담 사이를 유희하면서
서귀포 밀감 밭에
대정 마늘 밭에
애월 양배추 밭에
김녕 당근 밭에
슬쩍 슬쩍 간을 해주어야 한다

바람 많은 제주는 바람이 간이다
오죽하면 사람들조차 간이 배어 있을까

*마농지 :제주도식 마늘장아찌
           -양창식의 ‘제주도는 바람이 간이다’

제주의 바람은 동서남북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에 불어오는 바람의 맛이 다 다르다.

제주 사람들은 제주의 바람은 바다에서 불어오고 바람의 맛을 보고 바다의 세기를 파악했다. 특히 뱃사람들은 바람의 움직임에 따라 그 날의 영향이 크기에 바람의 향방에 관심을 갖게 된다.

바람은 곧 우리의 삶이고 제주사람에게는 생명력을 불어준다.

바람이 우리 실상에 적용되고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살아가면서 더욱 느껴진다.

제주의 바람은 ‘서귀포 밀감 밭에/대정 마늘 밭에/애월 양배추 밭에/김녕 당근 밭에/슬쩍 슬쩍 간을 해주어야 한다/

밭에만이 아닌 우리의 일상에도 바람은 간이다. 그 바람에 우리는 살면서 답답한 삶을 이겨내고 시원한 인생을 살게 되는 것이다. 바람으로 인해 기운을 차리는 것이다. 제주의 바람을 타고 평화의 바람이 온 세상에 내리길 연말을 맞아 기원해본다. 그 바람을 사랑하자[현달환 시인]

■양창식 시인

제주출생
2009년 정신과 표현 신인상 시인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제주문인협회 회원,전 탐라대학교 총장, 교수
현 사단법인 희망제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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