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감독의 아침 노트] 아버지의 마음
[이만수 감독의 아침 노트] 아버지의 마음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4.04.19 16: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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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2022.12.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 올해의 공로상
권혁돈감독의 가족

지난 4월 16일 오후 시간에 권혁돈 감독으로부터 급하게 전화가 왔다. “ 감독님~ 저희 HBC 16 주니어 팀이 이번 충남 서천에서 열린 '한국컵 유소년야구대회'에서 또다시 극적으로 우승했습니다 ”라며 연락이 왔다.

이번 충남 서천에서 열린 '한국컵 유소년야구대회'는 매 경기마다 강적을 만나 우승할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결승전에서 붙은 함안BC 팀은 경상남도에서도 최고의 팀으로 명성이 난 팀이다.

권혁돈 감독의 말에 의하면 이날 결승전에서 함안BC 팀 상대로 서로 물고 물리는 접전 끝에 7 : 7까지 가는 숨막히는 결승전이었다. 마지막 인닝 때 함안BC 팀이 스리런 홈런을 치자 순식간에 10 : 7 되자 어느 누가 보아도 이번 우승 팀은 함안BC 팀이라 생각했다.

패색이 짙은 가운데에서도 HBC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인닝에서 거짓말 같은 극적인 4점을 뽑아 11 : 10 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멀리 수화기 속에서 들려오는 권혁돈 감독의 흥분된 목소리 들으니 나까지 흥분이 되어 덩달아 서로 소리를 지르며 환호성을 질렀다.

권혁돈 감독이 야구하면서 그것도 결승전에서 이런 멋진 경기는 난생 처음 해 보았다며 흥분된 목소리로 나에게 이야기 한다. 그러면서 이번 '한국컵 유소년야구대회' 함안BC 팀과의 결승전은 그야말로 명승부 중에 명승부전을 펼쳤다며 기뻐하는 것이다.

권혁돈 감독은 야구명문 서울 신일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신일 중·고등학교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현재는 쉐마기독학교(중학교) HBC 야구단 감독으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권혁돈 감독은 무엇보다 선수들을 사랑으로 보듬어주고 자식보다 어린 선수들을 큰아빠의 마음으로 지도하는 모습은 스포츠 종목을 떠나서 우리나라 모든 스포츠 지도자가 배워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왼쪽부터 <br>권우찬 선수<br><br>권혁돈감독<br>
왼쪽부터 권우찬 선수, 권혁돈감독

이런 성품을 지닌 권혁돈 감독도 자식 앞에서는 작아 질 수 밖에 없는 모양이다. 큰아들인 권우찬 선수가 군생활을 다 끝내고 지난 3월말에 강릉에 있는 영동대학교 야구부로 편입했다.

권우찬 선수가 이 세상에서 제일 잘하는 야구를 위해 마지막까지 후회가 없기 위해 영동대학교로 편입했다. 아들을 바라보는 아빠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나 또한 뒤에서 우찬이가 후회 없이 마지막까지 운동할 수 있도록 함께 하려고 한다.

앞에서도 글을 썼지만 권혁돈 감독이 이른 아침에 카톡으로 글을 보냈는데 이번에 제대하고 새롭게 영동대학교에 편입한 권우찬 선수가 아빠한테 보낸 편지였다. 운동하는 권우찬 선수의 글을 보며 많은 감동을 받아 권우찬 선수에게 허락을 받고 편지 내용을 여기에 옮겨 본다.

 "반드시 이루신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반드시 이루신다. 그 기도가 나의 욕심과 정욕을 채우는 기도가 아닌, 주님의 나라와 뜻을 구하는 기도가 될때 그 기도에 반드시 응답하신다. 하나님의 부르심에는 후회하심이 없으며, 내가 있는 이 자리에서 날 사용하시기 원하신다. 

야구를 10년 넘게 해오면서 중학교 3학년 시절에만 기독교 친구가 딱 한명 있었다. 믿음의 동역자가 없는 고등학교 시절엔 방황을 많이 하기도 했었다. 늘 바라던것이 있다면, 야구부 안에서 믿음의 동역자를 만나 함께 찬양하며 기도하고, 예배드리는것이 나의 첫번째 기도 제목이였다. 원래 있던 대학교에서도 그 기도의 응답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5년간 이어졌던 기도의 열매는 결실을 맺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대학교에서 1학기를 마친뒤 군대에 갔다. 군생활을 통해 많은 것을 얻게 하시고 좋은 조건으로 강릉에 있는 영동대를 가게 되었다. 정말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고, 어떻게보면 내 인생의 마지막 대학교를 정한것과 다름없는 상황 가운데 믿음의 동역자의 대한 기도는 끊을 수 없었다. 

군대를 전역하고 2일뒤에 바로 학교에 합류했다. 그 안에서 기도의 결실인 믿음의 동역자 친구 2명을 만나게 됐다. 3주 정도가 흐른 지금 성경통독을 함께 시작했고, 말씀 묵상과 기도로 매일같이 하루를 함께 마무리한다. 교회를 정하는 것도 걱정했지만, 마침 이 친구들이 다니고 있는 교회가 같은 통합측 장로교였고, 교회에서 학교까지 차량을 운행해주시고 있다. 정말 감사한 일의 연속이다. 

기도의 응답은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8년간의 운동부에서의 외로운 믿음을 지키는 예수쟁이 인생에 하나님께서는 끝끝내 믿음의 동역자를 붙여주시고, 나의 기도에 응답하셨다. 하나님의 때는 알 수 없지만 이 경험을 통해 반드시 일하시고 역사하신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느끼며 매일의 삶이 감사의 고백으로 가득찬다. 

우리의 한숨을 들으시고, 우리의 기도와 간구를 가장 좋은 때에 알맞게 이루시는 그분이 우리 아버지이시다. 가장 좋은 것을 주시고, 가장 좋은 것으로 채워주시며, 그 외롭고 험한 길을 걸어가게 하심으로 성장하게 하시며 반드시 이루시는 그분을 믿는 믿음 가운데 살기 원합니다.

(이 글은 권혁돈 감독의 큰아들 권우찬 선수가 직접 작성한 글이다)

권우찬 선수<br>
권우찬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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