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감독의 아침 노트]악바리 김인식 선배를 만나다
[이만수 감독의 아침 노트]악바리 김인식 선배를 만나다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4.04.03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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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2022.12.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 올해의 공로상
이만수 감독, 악바리 김인식 선배를 만나다
이만수 감독, 악바리 김인식 선배를 만나다

김인식 선배를 만나기 위해 지난(4월 1일) 연천 미라클 팀과 수원 파인 이그스 팀과의 독립리그 경기를 보기 위해 이른 아침 6시에 인천에서 경기도 곤지암 팀업캠퍼스 야구장으로 출발했다. 

김인식 선배는 프로야구 서울을 홈 팀으로 갖고 있던 MBC청룡 시절부터 선의의 경쟁을 했던 선배다.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금까지 서로 연락하고 좋은 관계로 지내고 있다.

그저께(4월 1일) 첫 경기가 10시부터 시작 된다는 소식을 듣고 며칠전에 미리 선배님과 약속을 정했고 이른 아침에 곤지암 야구장에서 선배님과 커피 한잔하며 한시간 30분 동안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프로야구 초창기 시절 김인식 선수하면 “ 현역 때는 안타를 못 치면 맞고라도 나가겠다고 노골적으로 홈 플레이트 쪽으로 바짝 붙는 투지 넘치는 자세, 공을 맞고 나면 '왜 나를 맞추느냐?'를 진심으로 표현하는 그 표정연기가 트레이드 마크였으며, 더불어 그렇게 온갖 엄살 속에 1루로 나가서는 번잡스레 도루를 할듯말듯 깔짝거리고 투수의 신경을 긁어대는 플레이스타일 때문에 당시의 타 팀 팬들에겐 상당한 비호감 이미지였다. 하지만 위에 나와있듯 6년 동안 연속경기 출장과 당대 수비형 2루수로서는 OB의 김광수와 비교되기도 한다. 요즘 재평가 하기로는 평범한 선수가 근성으로 부딪혀 어느 정도까지를 올라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위대한 인간 승리자. 

1983년 장명부에게 3연속 몸에 맞는 공을 얻어 맞으며 벤치 클리어링을 이끌어 내기도 할 정도로 악바리 근성도 갖췄다. 김은식작가의 표현을 빌자면, 그는 위대한 선수들의 시절, 단 한 번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해도 꾸준함과 근성으로 한 시대를 살아간 선수였다. 현역 시절 별명은 작은 키와 거무잡잡한 피부 때문에 붙은 베트콩. “ ( 펌 )

삼성라이온즈 팀과 MBC청룡 팀과의 경기를 할 때면 늘 선배님한테 내가 입버릇처럼 했던 이야기가 아직도 생각이 난다. '선배님 제발 타석에 바짝 붙어 서지마세요' '또다시 몸에 맞으면 형수님이 마음 아파합니다' '선배님 왜 별명이 베트콩 입니까?' 이렇게 선배님한테 이야기 하면 아랑곳 하지 않고 어떻게 해서라도 1루에 진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시는 분이다. 

이만수 감독, 악바리 김인식 선배를 만나다
이만수 감독, 악바리 김인식 선배를 만나다

비록 긴 시간은 아니지만 90분 동안 그동안 선배님의 인생 스토리를 어느 정도 들을 수 있었고 또 어떻게 해서 연천 미라클 감독을 맡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첫 경기가 아침 10시, 상대 팀은 조범현 감독의 수원 파인 이그스였다. 조범현 감독을 운동장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김인식 선배랑 조범현 감독과 함께 그라운드에서 즐겁게 이야기 나누고 있는데 누군가 열심히 달려오는 것이다. 정회열 동원대학교 감독이 인사차 달려오는 것이다. 정회열 감독하면 기아타이거즈 정해영 투수의 어버지다. 부자지간에 야구하니 아들을 둔 아빠로서 늘 부러웠다. 거기다가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팀을 맡고 있는 박충식 감독도 선수들과 함께 곤지암 야구장에 훈련하러 왔다. 박충식 감독은 삼성라이온즈 선수시절 함께 배터리 했던 정말 뛰어난 투수였다.

예전 한국프로야구 초창기를 주름 잡았던 동지들을 곤지암 야구장에서 만나니 꼭 현역시절로 되돌아 가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오늘 김인식 선배의 배려로 4팀 모두 돌면서 인사하고 야구인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몇마디 조언할 수 있는 좋은 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우리나라 야구 독립리그는 경기도야구소프트볼협회가 주관하는 우리나라 유일한 독립리그이다. 햇수로 6년차, 올해는 총 7개팀이 서로 경쟁하는 리그다. TV프로에서 독립리그 선수들이 종종 비춰지기는 했지만, 선수들에게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이들 경기를 보고있자면, 어느 누구보다 야구가 소중한 선수들이라 플레이 하나하나에서 간절함이 묻어나온다.

올해는 타국의 독립리그등과 교류전도 시작되는 모양이니 야구팬분들의 관심과 손길이 꼭 함께했으면 좋겠다. 나에게도 이들에게도 이 즐거운 야구가 하루라도 더 계속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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