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감독의 아침 노트[아무것도 하지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만수 감독의 아침 노트[아무것도 하지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4.03.06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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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감독
[이만수 감독

지난 2월말부터 재차 신흥중학교 3학년 정동준 선수에게 전화가 왔다. 

'감독님~ 안녕하세요? 감독님의 가르침을 받고 싶습니다. 꼭 한번 저희 학교에 와서 재능기부 해주세요' 

내가 이 선수를 알게 된 것은 작년이고 벌써 중학교 3학년이 되었다. 지금까지 수많은 곳을 다니면서 재능기부 했지만 선수에게 직접 재능기부 해 달라며 연락 받기는 처음이었다.

보통은 감독이나 부모님으로 부터 재능기부 해 달라고 연락이 온다. 그리고 지인을 통해 재능기부 해 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는다. 그런데 정동준 선수가 직접 전화까지 하면서 재능기부 해 달라는 것은 나에게도 좀 낯선 일이었다.

야구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대단하면 본인이 직접 전화를 해서 가르쳐 달라고 연락을 했을까? 그것도 한번도 아니고 몇번이나 전화와 카톡으로 말이다.

이렇게 본인이 진취적, 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선수는 앞으로 무엇을 하더라도 할 수 있는 훌륭한 인물이 될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라도 스케줄 만들겠노라고 약속하고 신흥중학교 주동석 감독에게 직접 전화해 3월 6일 수요일에 재능기부 가기로 했다.

이제 모든것들을 다 내려놓고 어린선수들과 야구하니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돈과 명예를 얻던 현역 시절보다 사비 털어 재능기부하는 요즘이 더 행복하다. 지난 2005년 시카고 화이트 삭스 팀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을 때도 그 기쁨이 오래 가지 않았다. 

음악이 삶을 바꾼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처럼 야구가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지난 54년 동안 정말 많이 경험했다. 내 인생 통틀어 지난 11년이 가장 행복했고 지금도 진행형으로 대한민국 전역과 동남아시아에 다니면서 재능기부하고 있다.

현재진행형인 지금 나의 야구는 내 인생에서 가장 보람된 일이자 내 남은 삶을 의미 있게 해주는 일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꼽으라면 당연히 지금이다. 

내가 이렇게 할수있고 또 지속적으로 하고있는건, 야구인이기에 당연히 내가 감당해야 하는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숱한 어려움과 역경들이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인생철학인 'Never ever give up' 정신으로 야구 전파를 위해 묵묵하게 걸어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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