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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N아침시](36)호수
[뉴스N아침시](36)호수
  • 뉴스N제주
  • 승인 2019.02.09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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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상우 시인, 시평/ 현달환 시인
시인 한상우
시인 한상우

달이 달게 웃는다
너울너울

바람에 세수하고
하늘과 땅 빗장 열어
홀로
분 바르고

잠방잠방 안개 섬
물새 요람 흔든다

 -한상우의 '호수'

반짝 봄같은 날씨를 보여주더니 설 지난 바람이 매섭다. 그런 까닭에 자연스럽게 몸이 움추리게 된다. 하늘 아래 존재하는 우리들은 하늘의 무서움을 안다. 그 무서움은 하늘이 갖고 있는 천둥과 바람과 비와 눈으로 존재하는 인간과 사물을 통제한다. 그만큼 하늘이 무서운 것이다.

우리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도 하늘은 거울처럼 모든 진실을 알기 때문이다. 바람은 어떤가. 수시로 변하는 바람의 크기와 세기에 우리는 매일매일 긴장하며 사는 것이다. 그 바람의 영향으로 가장 조용하게 숨죽이던 호수는 춤을 추게 된다.

달이 달게 웃는다/너울너울//그렇게 저 하늘에 피어난 달의 원형이 호수에 비치는 날, 사람들은 정수(精髓)의 끝을 알게 된다. 호수는 달의 이끼까지도 깨끗하게 씻기어 주는 정화수(井華水)다. 그런 호수에 비친달을 품은 호수의 마음처럼 세상사는 법을 배우자.[현달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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