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N아침시](17)어멍 고향이 제주 마심
[뉴스N아침시](17)어멍 고향이 제주 마심
  • 현달환 기자
  • 승인 2018.08.31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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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박성수 시인, 시평/현달환
박성수 시인
박성수 시인

아침 햇살 여명 따라
푸른 바당 출렁이는
돌 바위를 품에 안앙 바당 위로 휘어가는
어멍이 보고 싶다

갈파래 나풀대는 짠 내음이
어멍의 코끝을 간질이고
바당에 태왁을 띄워놓고
성게, 해삼, 전복을 잡는
숨 가쁜 담박질에 호~이~호이 소리는
지금도 저 하늘 숲을 가르네

초가지붕 이엉 더그매에
황혼 빛이 곱게 물들어가멍
어느 새 따개비 따로나섯
어멍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개고둥 입에 문 가마솥에는
누런 보리밥이 익어가고
하얀 연기 피어오르는 굴뚝에는
된장국 끓어가는 소리가
보글보글거리며 정겹게 들려왔는데

그 옛날
어린 시절 아방 등에 업엉
철썩이는 파도소리 자장가 불러줄 때
어멍 품속 같은 몽환적 꿈나라에 사르르 잠이 들고
갈매기 끼룩끼룩 울어대는
어멍의 고향 제주 바당이 그립네

        -박성수의 ‘어멍 고향이 제주 마심’

전국의 해녀들은 제주에서 파생됐다고 봐야 한다. 제주는 섬으로 땅이 좁아 자연스럽게 바다를 찾게 된다. 바다는 제2의 땅이다. 그 바다에서 해초나 생물을 체취해서 삶을 영위해 왔다.

많은 이들이 제주해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런 해녀를 유네스코에서도 인정해 지정까지 했으니 해녀라는 의미는 대단한 것이다.

낮에는 밭일로 하다 바다로 간 그런 고단한 어머니는 깊은 바다 속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바다를 내 집처럼 들락거린 어머니를 사랑해야 한다. 어머니 젖무덤이 무너져도 바다에 가야만 산다는 집념을 자식들에게 심어준 것이다.

제주에서만이 아닌 전국 바다에서, 일본 등지까지 물질을 했던 어머니들의 손길이 지금 자식들이 편안하게 밥을 먹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그런 어머니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바다는 어머니다. 해녀를 자랑스럽게 여겨야할 때가 점점 다가올 것이다. 그 어머니는 해녀다.[현달환 시인]

*바당: 바다
*어멍: 어머니, 엄마
*태왁: 물 위에 띄우는 부자
*담박질: 자맥질
*더그매 :지붕과 천정사이
*아방: 아버지

■박성수 프로필
예향의 도시 통영거주
*대한 문학세계 시, 등단
*종합문예 유성 운영위원
*카스 문학회 부위원장
*큰 여수신문 연재작가
*부산광역시 청소년 창작문학 지도자 대상 수상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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