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N아침시](7)숲 속 작은 음악회
[뉴스N아침시](7)숲 속 작은 음악회
  • 뉴스N제주
  • 승인 2018.08.1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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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이승해 시인, 시평/현달환 시인
이승해 시인
이승해 시인

여름비 통통 내리는 날
숲 속 작은 음악회가
여름을 닮아가는 가 봅니다

빗방울 통통 리듬에 맞춰
당신의 숲을 더 빛나게 해주고
길섶의 보랏빛 맥문동은
비꽃으로 촉촉히 오감을 줍니다

지나가던 바람도 신바람에
어깨를 들썩이고 나면
참새들 합창 소리에
덩달아 빗방울로 내 마음 세워놓고
내 사랑도 불러내게 합니다

정겨운 소리가 되어가는 여름비
숲 속에서 들려주는 멜로디
숲속을 껴안은 숲속이 되어가는
오케스트라 음악회

- 이승해의 '숲 속 작은 음악회'

계절이 참 이상하다. 올해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폭염으로 고생을 했다. 물에 가도 뜨겁고 산에 가도 뜨겁다. 결국 숲속에서 더위를 피하고 걷는 데 여기저기 울림이 있다. 바람소리도 들리고 풀벌레 소리도 들리고 나뭇잎 부서지는 소리도 들린다. 어쩌면 여름은 숲속의 모양을 보여주기 위해 탄생한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여름을 이겨내고 있다.

오케스트라가 울리는 숲속에서 잠이라도 한숨 자고 나면 그래도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또 보낸다. 여름은 가고 또 다시 돌아올 것이다. 보이는 여름에서, 들리는 여름으로, 기억하는 여름으로, 느끼는 여름으로 돌아올 것이다. 추억하는 여름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할 것이다. 조금만 이 무더위를 참자.[현달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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