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수호, 시평/현달환
먹물,
캄캄한 밤에
신비한 빛 선물하려고
적막한 어둠의 들판 속에서
반짝 반짝 집중 시킨다
숫컷,
정사를 치르고 죽고
암컷,
알 낳고 죽는다
자기희생 장엄히 하면서
반짝이고 사라지는 반딧불이 있으니
캄캄한 자기 욕심만 채우는 이 세상에
반딧불을 가슴으로 후루룩 마시며
기침 한번, 하늘한번 콱,
베어 먹고
영롱한 빛으로 후루룩 뿜어주는
정직한 그런,
그런 세상이 그립다.
-민수호의 '반딧불'
엊그제까지 더위가 말못할 정도였다. 오늘 일요일을 맞아 잠깐 스치고 지나는 비로 인해 조금은 시원한 감을 접할 수 있었다.
빛이란 걸 확인했던 것은 우리 기억에 여름밤하늘에 떠 다니던 달빛이었고 뱅뱅 돌던 반딧불이 아니었나 생각든다.
그 반딧불로 인해 하나의 놀이문화가 됐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운동까지 됐으니 참좋은 매개체였다. 서로 모여 즐기는 시간을 만들어 줬으니.
여름밤이 뜨거움에 이젠 파리 모기는 고사하고 다른 곤충들도 보기 어렵다. 살아남는 게 승리자라는 말처럼 이 여름을 인간만이 아닌 곤충들도 잘 견뎌냈으면. 여름밤이 깊어갈수록 새록새록 그런 기분이 든다. 다들 편안하게. {현달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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