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N아침시](8)아 옛날이여
[뉴스N아침시](8)아 옛날이여
  • 뉴스N제주
  • 승인 2018.08.1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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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서명숙 시인, 시평/현달환 시인
서명숙 시인
서명숙 시인

문득 거실에 먼지를 입고
희미하게 
앉아있는
사진 속으로 들어갔다

나는
실종 되었고
쪽 진 머리에 치마저고리를 걸친
조선 시대 여인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참하게 앉아 있는게 아닌가

세월을 몇십 굽이 둘러쳐 
세상은 헉하게 달라졌는데
고단한 인생에 치인 몸은
자꾸만 망해 가고
마음은 골병으로 물들어 있다

해를 넘길때 마다
몸은 쇠약해져 
약알멩이들끼리
내 입속으로 들어갈 순서를 정한다고
속이 시끄럽다

빛바랜 사진 속 모습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지금 열려있는 열매보다
더 풍성한 열매가 되어 있을지
궁금해지는
오늘이다

-서명숙의 '아 옛날이여'

사람이 참 간사해지는 게 날씨다. 엊그제 그렇게 덥다고 투덜대다니 아침 저녁으로 시원한 바라이 불어대니 감격해하는 모습을 보노라니 인간은 늘 변한다는 사실에 놀랍다.
그렇다, 세상은 모두 변하고 변한다는 사실. '변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진실만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 얼마나 멋진 명언인가.

세상은 지나고 나면 다 아름답게 느껴지는 법이다. 오늘이 괴롭고 힘들어도 과거의 내사진속으로 돌아간다면 더욱더 풍성해져 있을 것이다. 경험을 알고 들어가기 때문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현실에 발버둥치는 모습은 훗날 아름다운 추억으로 장식할 수 있다는 사실. 미래엔 오늘이 옛날이 된다.[현달환 시인]

□서염숙 시인 - 부산 출생, 경남 양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부문 신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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