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옥 칼럼]극순간의 예술, 이주의 디카시 감상 32_ 강영식 디카시 ‘망부석’
[이상옥 칼럼]극순간의 예술, 이주의 디카시 감상 32_ 강영식 디카시 ‘망부석’
  • 뉴스N제주
  • 승인 2020.10.2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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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옥 시인
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

망부석

망부석 -강영식
망부석 -강영식

다시 천 년을 기다리면
당신 오실지 몰라

다시 천 년을 기도하면
번쩍 눈이 떠질지 몰라

  _ 강영식

[해설] 지난 10월 23일(금) 오장환문학상 시상식이 충북 보은군 백두대간 생태공원 문화교육장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이진희 시인이 시집 『페이크』로 제13회 오장환문학상을 받았고, 정민식 씨가 「디아스포라」로 제9회 오장환신인문학상을 수상했고, 또 민수경 씨가 디카시 「합장」으로 제3회 오장환디카시신인문학상을 받았다.

오장환문학상은 충북 보은에서 출생한 참여와 전위시의 선구자 오장환(1918~1951) 시인을 기리기 위해 2008년에 처음 제정되었는데, 2018년부터는 오장환디카시신인문학상도 신설 올해 제3회를 맞게 되었다.

오장환문학상의 권위와 함께 디카시신인문학상도 디카시 신인 등용문으로 최고의 권위를 확보하게 되었다. 디카시 등용문은 최근 각종 디카시공모전, 신춘문예, 계간 『시와 편견』 등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 디카시신인문학상은 현재 이형기디카시신인문학상과 함께 둘이다.

오늘 소개하는 디카시는 제1회 오장환 디카시신인문학상 당선작이다. 제1회인데도 응모 편수가 총 664편이었다. 참고로 제3회 오장환디카시신인문학상 응모 편수는 863편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강영식 시인은 천년의 이끼로 덮여서 바다로 향한 망부석을 포착했다. 절벽 전체가 사람의 얼굴 형상을 하고 바다를 바라본다. 여기 “다시 천 년을 기다리면/ 당신 오실지 몰라/ 다시 천 년을 기도하면/ 번쩍 눈이 떠질지 몰라’라고 짧게 언술한 것이다.

디카시는 주지하다시피 영상과 문자가 한 덩어리로 시가 되는 디지털 시대의 최적의 시적 양식으로 평가 받으며 세계적 보편성까지 지녀 한국을 넘어 해외로도 확산되고 있다. 영상을 제외시켜 문자 언술만 보면 그건 시로서 완결성을 지니지 못하지만 영상과 하나의 텍스트가 될 때 비로소 완결성을 지니는 디카시의 전형성을 디카시「망부석」이 보여준다.

최근 디카시인협회가 정식 출범하면서 디카시 전문 시인들도 배출되고 있다. 2018년 오장환디카시신인문학상의 제정으로 디카시 전문 시인의 길이 열렸다. 그런 점에서도 제1회 오장환디카시신인문상 당선작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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