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옥 시인
합장合掌
지문과 지문이, 손금과 손금이 만나
희망이라는 새 지도를 만드는 날
보세요
손바닥과 손바닥이 서로의 바닥을 감싸주는
손과 손이 만들어낼 저 푸른 좌표를
-민수경
[해설] 2020 제3회 오장환디카시신인문학상이 서울 민수경 씨의 디카시 「합장合掌」으로 선정됐다. 오장환디카시신인문학상은 디카시 신인상으로는 2018년 처음 제정되어 제1회 강영식 시인, 제2회 강남수 시인이 수상했다.
디카시 신인상으로는 올해 처음 제정된 이형기디카시신인문학상과 함께 오장환디카시신인문학상은 디카시 등용문으로는 최고 권위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본심은 맡은 정한용 시인과 임동확 시인은 “당당하게 새로운 시 장르로 정착해 그 깊이를 더해가고 있는 ‘제3회 오장환 디카시신인문학상’ 본심을 맞아 신인을 뽑는 일은 매우 영광되고 보람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극히 짧은 인상이나 순간의 장면을 통해 그가 눈여겨보지 못했던 세상의 신비나 비밀을 포착해내는 디카시의 마력과 향연을 만끽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라고 전제하고 당선작 민수경 씨의 디카시 「합장合掌」에 대하여 “새로운 커플이 만나 새로운 ‘지도’를 만드는 것이라고, 또 앞으로 살아갈 삶을 ‘푸른 좌표’ 설정하는 것이라고 표현함으로써 두 심사의 눈길을 사로잡은 「합장」과 그 외의 작품들을 신인상 당선작으로 자신 있게 뽑을 수 있었다.
여타의 다른 응모자들과 다른 저만의 뛰어난 시적 상상력과 독창적인 사유 능력을 가진 이라는 확신을 주었기에 두 심사위원은 이 작품을 신인상 등단작품으로 지목하는데 매우 행복하게 합의할 수 있었음을 여기 밝혀둔다.”라고 신뢰를 보내 주었다.”
두 심사위의 심사평대로 이 디카시는 민수경 씨만의 독특한 시선을 확보하고 있어 제3회 오장환 디카시신인문학상 당선작으로 손색이 없다.
합장은 손바닥을 합하여 마음의 한결같음을 나타내는 불교예절로 불교의식이다. 합장은 두 손바닥을 합하여 마음을 일심(一心)으로 모으는 의미이다.
다섯 손가락을 붙이고 손바닥을 마주 붙이는 것은 의식을 한 치의 흩어짐도 없이 모으는 상징이다. 민수경 씨의 디카시 「합장合掌」은 불교의 이런 깊은 의미를 새로운 커플의 합장으로 차용하여 손과 손이 만들어낼 푸른 좌표라고 은유했다.
불교적 합장의 의미를 재해석하여 남녀 커플의 새 출발의 다짐으로 변용시킴으로써 민수경 씨의 독창적 사유 능력을 입증한 것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