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
‘하류로 가고 싶을 때가 있다
그리운 것들을 따라 하류로 가고 싶을 때가 있다
노을이 깔리는 하류에 가닿고 싶을 때가 있다.
그리운 것들이 둥그렇게 모여 있는 하류를 지나
느릿느릿 누운 채로 바다로 떠내려 가보고 싶을 때가 있다
-나종영
[해설]한국디카시연구소가 발행하는 계간 《디카시》 2020 겨울호 통권 36호가 지난 12월 10일 작가출판사에서 출간됐다.
한국디카시연구소에서는 계간 《디카시》 를 이번 호부터는 작가출판사에 제작을 의뢰함과 아울러 작가출판사의 유통망을 통해 서점에도 배포한다.
그간 계간 《디카시》가 서점 유통을 잠정 중단했던 것을 다시 복원하게 된 것이다.
디카시 전문지 《디카시》는 2006년 디카시 전문 무크지 《디카시 마니아》를 전신으로 하여 2007년 반년간《디카시》 정기간행물로, 그리고 2016년부터는 계간 《디카시》로 발간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디카시는 대중들이 쉽게 향수하는 대중 생활문학이면서도 본격문학을 지향한다. 본격문학으로서의 디카시의 시금석이 계간 《디카시》라 할 것이다.
계간 《디카시》는 유수의 시인들의 디카시를 엄선해 게재하며 디카시론 모색과 아울러 세계 대학생들의 디카시도 소개하는 등 글로벌 디카시의 방향성을 모색한다.
오늘 소개하는 디카시는 계간 《디카시》 2020 겨울호에 수록된 것이다. 하류로 굽이굽이 흐르는 강물에 시인의 정서를 투영하고 있다. 강물은 그리운 것들로 메타포화된다. 끝없이 흐르는 강물은 그리움을 길게 공간화한다.
또한 구조적으로 반복되는 언술이 강물의 형태성을 환유함으로써 시적 리어리티를 강화한다. 나종영 시인의 디카시 「하류로 가고 싶을 때가 있다」는 언술은 좀 긴 듯하지만 디카시의 단순 명쾌, 촌철살인의 특성을 강물의 메타포와 함께 잘 드러낸다.
2004년 경남 고성에서 지역문예운동으로 시작된 디카시가 2016년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에 문학용어로 등재되고 검정 중고등학교 국어교과서도에도 수록됐다.
디카시는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을 스마트폰 내장 디카로 찍고 5행 이내로 짧게 언술하여 영상과 문자를 하나의 텍스트로 SNS를 활용 실시간 쌍방향 소통하는 것을 비전으로 하는 디지털 시대의 최적화된 새로운 시 양식으로 자리잡았다.
국내외 각종 디카시공모전이 치러지며 폭발적인 향유층 확보와 함께 한국을 넘어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인도 캐나다 독일 등지로 확산되고 있다.
더불어 계간 《시와 편견》에 이어 계간 《시와 반시》, 월간 《쿨투라》도 디카시 신인상 제도를 신설하는 것으로 알려져 디카시가 내년에는 더욱 흥왕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애독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공지]그동안 '이상옥 칼럼'으로 디카시 연재를 해주신 이상옥 교수님의 칼럼을 이번호를 마지막으로 연재됩니다. 그동안 매주 수요일마다 바쁜 일정을 뒤로하고 뉴스N제주 칼럼 일정을 맞춰주신 교수님께 감사와 함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앞으로 디카시의 자리매김을 위해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응원하겠습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