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
인생
멀리서 보고
예쁜 꽃인 줄로만 알았네
우리 삶도 그렇지
가까이 다가가야만
진실에 닿을 수 있다네
-에바
[해설]에바 교수는 경희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인도네시아 국립대학교 인문대학 한국학과 학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올해 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이 주관한 제2회 인도네시아 한글사랑 디카시공모전이 인도네시아인과 교민 대상 2개 부문에서 개최되었다.
인도네시아에 디카시를 처음 소개한 사람은 채인숙 시인이다. 채인숙 시인은 에바 교수와 함께 인도네시아에 디카시를 확산시키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디카시가 빠르게 확산되는 것은 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이 힘을 보태주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지난해 필자는 자카르타에서 한국문화원에서 개최된 제1회 인도네시아 디카시공모전 시상식에 참석차 자카르타를 방문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한류를 체감할 수 있었다. 인도네시아인들도 한국 드라마, K-Pop을 선호하기에 자연스럽게 한국어에 관심이 많다.
자카르타의 커피숍 같은 데서도 한국인들도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만큼 한국과 인도네시아도 활발하게 교류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서울대학교에 해당하는 인도네시아 국립대학교에서 한국어과가 개설된 것도 우연이 아니다.
인도네시아 디카시공모전에 인도네시아 대학생들이 다수 응모하는 것도 한류의 영향이 아닐 수 없다. 인도네시아 국립대학교 한국어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면서도 한국어 한국문화 등에 대한 대학생들의 뜨거운 열기를 직접 목도할 수 있었다.
중국도 그렇지만 인도네시아도 디카시 확산에 현지 대학의 한국어과가 교두보 역할을 한다. 그런 점에서 디카시를 잘 이해하고 직접 창작도 하는 에바 교수의 역할은 지대하다 하겠다. 에바 교수의 디카시 「인생」은 생의 통찰을 잘 보여준다. 멀리서 보면 잔디밭에 한 송이 풀꽃이 핀 듯하지만 가까이서 자세히 보면 꽃처럼 만든 아주 작은 조형물이다. 환유적 상상력을 통해 생의 진실을 드러내고 있다.
이 디카시는 설명적 진술 일변도로 평이하게 보이지만 잊고 있던 생의 진실을 차분하게 일깨워준다. 이런 작품은 생활문학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디카시는 삶의 현장에 느낀 순간의 깨달음만을 그려내어도 좋을 때가 있다. 그만큼 디카시의 지평은 고급문학에서 생활문학으로까지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