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 인터뷰](13)김형자 센터장..."지역 아동. 청소년들과 문화 만들어 가는 마중물될 것"
[명사 인터뷰](13)김형자 센터장..."지역 아동. 청소년들과 문화 만들어 가는 마중물될 것"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0.05.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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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N제주’ 창간2주년 기념 명사 릴레이 인터뷰-13
"허물투성이 나를 깎을 수 있게 한 아이들 나의 스승"
김형자 김녕행복한지역아동센터 센터장
김형자 김녕행복한지역아동센터 센터장

코로나19 정국에 어수선했던 대한민국은 슬기로운 협력과 지혜로 잘 견디며 이겨내고 있다.

대한민국 교육이 새로운 형태인 온라인 교육이 실시되며 오프라인 교육이 사라지는가 했더니 다시 친구들과 얼굴을 맞대고 공부하는 전체학년 등교가 27일 진행됐다.

다행스럽게 차분하게 교육청 및 학교 관계자들이 생활하는 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이어 수업이 끝나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도 다양한 학습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식사 등을 제공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도 활기찬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N제주’에서 창간2주년에 즈음해 김형자 김녕행복한지역아동센터 센터장을 명사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동복지를 위해 교육과 연구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지역사회와 끊임없이 연대하여, 아동의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 아동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며, 적절한 보호와 교육을 제공하는 사람. 아이들이 활동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에 대해 알아보고 열심히 일하며 최근 그에 대한 공로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한 김 센터장의 모습을 알리기 위해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많은 응원바랍니다. [편집자 주]

◆지역아동센터는 어떤 곳인가요?

-.이곳은 보건복지부 소속 아동복지 전문기관이며, 아동들에게는 전액 무료로 운영되는 비영리 기관이다.

지역에서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동. 청소년에게 적절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며 아동. 청소년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학습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건강한 성장을 도우며 식사를 제공하여 영양을 공급함으로써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라도록 돕는 사회복지 시설이다.

지역아동센터의 강점으로는 소규모 가정형태로 아동들에게 정서적,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제공하며 다양한 학년의 아동들이 있어 또래관계 형성에 도움이 된다.

또한. 센터에 다니는 아동들은 대부분 초등 1학년에 입소하면 중학생이 되어도 센터를 장기간 이용하여 아동들이 자라는 모습을 오랜 시간 동안 지켜보면서 지원이 필요한 부분들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게 되어 아동의 욕구에 맞는 돌봄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김녕행복한지역아동센터는 어떤 곳인가요?

-. 김녕행복한지역아동센터는 지난 2008년10월28일 개소했어요. 정원은 아동 29인 이하 이용 시설이며 시설장1인, 생활복지사1인, 조리사1인, 아동복지교사 1인, 자원봉사자들이 아동들을 돌보고 있으며 김녕장로교회에서 운영하는 법인 시설입니다.

부모님들이 주간에 일을 하시는 동안 아동들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고 아동들에게 5대 영역에 맞추어 매일 매일 학습과 다양한 프로그램 제공으로 질 높은 돌봄이 이뤄지고 있다.

학교를 누구나 다니고 다양한 형태의 가정 아동들이 있듯이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동들도 우리의 평범한 맞벌이 가정의 아동들과 여러 유형의 가정의 아동들이 이용하는 곳이라고 보면 됩니다.

특별히 아동들에게 받는데만 익숙하지 않도록 나눔을 통한 감사함을 기르기 위해 2011년부터 매주 수요일은 아동들이 자발적으로 100원 이상 기부day 시간을 가져 그동안 사랑의 열매, 굿네이버스 후원, 캄보디아 쿡찬 초등하교 후원 , 요양원 어르신 간식 사가기, 독거노인 지원하기 등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기도 합니다.

김형자 김녕행복한지역아동센터장
김형자 김녕행복한지역아동센터장

◆아동센터를 하면서 어려운 점은?

-. 지역아동센터가 법제화가 된지는 20여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이전에 이미 지역아동센터는 “공부방”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어지고 있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지만 음지에서 마을의 아동들에게 학습을 가르치며 따뜻한 식사도 제공하며 맞벌이로 인하여 부모의 부재를 느끼는 아동들을 30~40년 헌신적으로 돌보아 온 손길들이 있다.

사실, 어머니가 아이를 낳을 적의 고통을 잊고 다시 자식을 낳아 품는 것처럼 내일은 그만둬야지 하면서도 아동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그 자리에 서있는 지역아동센터의 많은 종사자들이 있어요.

바램이 있다면 종사자들의 복지를 향상시켜 이직률을 줄여 아동들이 안정적으로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종사자들의 처우가 개선되길 원한다.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바쁘게 돌아가는 지역아동센터는 아동들의 안전에 대하여도 자유로울 수 없는 곳이다. 늘 교사의 관심과 눈길이 가야 한다.

부모도 자식 중 아픈 손가락이 있듯이 지역아동센터에도 마음이 더 가는 아동들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그 아이들을 향한 자잘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수고들이 행정으로만 평가되어지는 사실에 조금은 마음이 무겁다.

◆아동센터를 하면서 보람과 기억에 남는 일?

-. 매일 가랑비에 "옷젓듯" 조금씩 공부를 했던 아동들이 어엿한 대학생이 되어 과자와 요구르트를 사들고 센터로 찾아왔을 때, 자원봉사 한다고 중. 고생이 되어 센터에 와서 변성기 목소리를 낼 때, 밤늦은 시간에도 센터에 불이 켜져 있으면 “원장선생님” 하고 들어와 간식을 달라고 할 때, 아이들과 상담을 하고 그 일에 아이들이 공감해 주고 마음을 돌이켜 줄 때, 센터가 필요하신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믿고 맡겨주신다는 느낌이 들 때는 큰 보람으로 남았다.

또한 지역에 남자 아동이 많고 축구에 대한 선호도가 높음을 감안하여 2011년부터 6년 동안 김녕유소년FC를 창단하여 매년 관내 아동과 지역아동센터 아동들로 팀을 구성하여 매주 토요일 축구교실을 운영하며, 제2회 어린이축구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하여 아동들에게 자신감과 협동심을 고취했던 1기부터 6기까지의 김녕유소년 FC 축구팀 아이들을 잊을 수 없다.

특히, 한글을 전혀 모르고 학교에 입학한 1학년 아동이 한글을 공부하여 한글을 깨우치고, 동화책을 줄줄 읽어 내려가고 센터에 잘 적응하여 6학년 졸업식장에서 마주 할 때는 감회가 새롭다.

어떤 때는 말을 안 듣기도 하여 속이 상하기도 하지만 돌이켜보면 아이들로 인해 허물투성이인 나를 깎을 수 있도록 인도한 나의 스승들이기도 하여 감사함을 느낀다.

김형자 김녕행복한지역아동센터 센터장
김형자 김녕행복한지역아동센터 센터장

◆평소 존경하는 인물과 그 이유는?

-. 처음 지역아동센터를 시작하며 “우리는 나무를 심는 사람들”이라는 말을 어떤 분에게서 듣게 되었다.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면서 과연 내가 하는 이 일이 무엇일까라는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나 자신에게 할 때는 장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의 주인공 ‘엘제아르 부피에’가 생각난다.

그는 양치기로서 황무지 땅에 도토리를 심기 시작했다. 누가 심으라고 한 것도 아니었지만 떡갈나무, 너도밤나무, 자작나무 씨앗을 심었다. 많은 나무를 심어도 거의 반 이상이 살지 않고 죽어버려도 그는 묵묵히 나무를 심었다.

희망은 희망대로 품고 절망은 절망대로 품으면서 그는 자기가 해야 할 일만 했다. 나무를 심는 동안 큰 전쟁이 나도 자신이 심은 나무가 커서 그 나무를 몰래 베어가는 사람들이 있어도 그는 개의치 않고 그저 자신의 할 일을 고집스럽게 해나갈 뿐이었다.

그렇게 몇 십 년이 흐른 후 황폐했던 마을에 향긋한 바람이 불고 샘에는 물이 넘쳐흘렀고 사람이 거의 살지 않고 서로 미워하며 으르렁 거렸던 사람들이 이제는 1만 명이 넘는 도시로 변해있고 살기 좋은 마을이 되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몰랐다. 어떻게 이러한 마을이 되었는지를…….

숲이 저절로 되어있고 풀이 저절로 자란 줄 알았다. 한 양치기가 나무를 심어 땅에 생명을 일구었듯 지역아동센터의 역할도 어떤 아이에게는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샘물이 되기를 어떤 아이에게는 든든한 동아줄이 되었기를 바라며 오늘도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은 생명을 심는 사람들임을 믿고 싶다.

그 나무가 자라서 열매가 달리고 새가 깃들이는 울창한 숲이 되길 기대한다.

김형자 김녕행복한지역아동센터장
김형자 김녕행복한지역아동센터장

◆앞으로 지역아동센터 향후 일정?

-. 올해 8월22일에는 ㈜오리온과 구좌읍, 관내 여러 기관의 후원으로 “다음세대와 함께하는 사랑의 음악콘서트”를 기획하고 있다. 마을에 아동. 청소년을 위한 축제인 음악 콘서트를 개최하여 마을 주민, 지역의 아동. 청소년들과 함께 문화를 만들어 가는 마중물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마을에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 문화센터 시설이 없다. 구좌읍에 속해 있지만 거리상의 이용 시간이 있어 청소년들과는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본다. 그러한 문화시설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또한 앞으로는 가족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기획하여 아동들과 가족에게 정서적인 안정감을 제공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바램?

-. 최근에는 일반 맞벌이 가정 및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지역아동센터 이용률이 증가하고 있다.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을 포기하지 않고 더디 가더라도 함께 가는 지역아동센터가 되기를 기원한다. 또한, 부모님들께도 도움이 되는 지역아동센터가 되기를 기원한다. 감사합니다.

◆ 김형자 센터장 프로필

-. 제주산업정보대 졸업
-. 평생교육진흥원(행정학사, 사회복지학 전공)
-. 재)김녕행복한지역아동센터 시설장(2010년2월~ 현재)
-. 사)제주지역아동센터연합회 이사 (2019년 ~ 현재)
-. 구좌읍청소년지도위원 (2016년 ~ 현재)
-. 김녕초, 김녕중학교 학교폭력위원 (2013년 ~ 2018년)
-. 제주복지공동체포럼위원(2014년~2018년)
-. 제주노회 여전도회연합회 총무역임 (2013년~ 2015년)
-. 제주도지사 표창 (2013년)
-.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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