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일 2024-03-29 10:50 (금)
>
[명사 인터뷰](5)황우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제주 CFI 실현 선도적 역할 할 것"
[명사 인터뷰](5)황우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제주 CFI 실현 선도적 역할 할 것"
  • 강정림 기자
  • 승인 2020.05.04 16: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의 청년들에 새로운 전문분야 일자리 창출 기회 만들 것"
"마라톤, 클래식기타, 독서 취미로 정보 교류 및 아이디어 얻어"

코로나19 정국에 어수선했던 대한민국은 슬기로운 협력과 지혜로 잘 견디며 이겨내고 있다.

제주의 관광 산업이 어려운 가운데 경제는 직격탄을 맞아 도민들의 삶은 힘든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다행스럽게 6일부터 '생활적 거리두기'로 풀리면서 자유로운 생활을 하게 된 도민들은 경제활동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뉴스N제주’에서 창간2주년에 즈음해 황우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과 명사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3월 30일 사장 취임식을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본격적인 사업계획을 펼치지 못한 황 사장의 포부를 들어봤다.  

황우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황우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 본인을 소개해주세요.

-. 저는 이번에 제주에너지공사 대표로 취임한 황우현입니다. 지난 3월 우리 공사에 부임하기 전에는 한국전력공사에서 약 33년간 다양한 분야에서 근무하였고, 작년 7월부터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했습니다.

저와 제주와의 인연은 지난 2009년 행원에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구축사업의 실무 총괄책임자로서 시작되었습니다. 2016년 말에 한전 제주본부장으로 부임하여 제주도의 역점사업인 카본프리아일랜드(CFI) 정책과 연계된 사업을 추진한 바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신재생에너지, 전력저장장치, 전기차 충전, 마이크로그리드, 스마트빌딩과 4차 산업혁명 등 다양한 사업 모델을 개발했고, 가파도 마이크로그리드 개발 모델은 2016년 4월 두바이 전력청으로 수출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제주에너지공사 대표로 취임하면서 그동안의 경험과 지식을 총 동원하여 제주 CFI 실현을 위해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며, 제주에너지공사의 경영책임자로서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이용효율화, 스마트에너지시티 구축 사업 등 3대 목표의 적기구현으로 ‘CFI 2030’ 달성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 제주에너지공사는 어떤 일을 하는 기관인가요?

-. 제주에너지공사는 2030년까지 ‘탄소 없는 섬, 제주’ 조성을 목표로 2012년 7월 설립되었으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풍력·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개발 보급하고 열, 가스보급사업과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 사업 등 에너지 전 분야를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먼저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는 구좌지역의 한동평대 해상풍력발전단지를 개발 중에 있습니다. 규모가 100MW정도이며, 대규모 투자인 만큼 지역 주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사업을 진행할 것이고, 도민 수익공유 방식으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기설 풍력과 태양광 발전설비 중 풍력발전 40기(56.83MW), 태양광(약 1.5MW)을 관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는 물론 지역 중소기업과 협업으로 신재생발전설비 시공부터 운영, 유지보수 전문 강소기업을 육성코자합니다.

그렇게 되면 매년 2∼3차례의 태풍과, 돌발적인 폭우, 폭설 등 기상악화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설비를 관리하는 역량이 배양되어 국내외 전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청년들에게도 새로운 전문분야의 일자리 창출의 기회도 만들어질 것입니다.

우리 공사는 설립당시부터 에너지개발연구센터를 두고 각종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에너지사업 다각화와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주관의 연구기술 사업과 부유식 해상풍력, P2G 실증사업 등 타당성 조사 과제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CFI 정책 활성화를 위해 도민아카데미 및 실행프로그램 활성화 대행 사업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 및 운영, 주택·마을 태양광 발전 보급 대행사업을 수행함으로써 참여기업의 전문역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가스·열 공급 사업, 에너지이용 효율화 사업, 스마트에너지시티 구축 사업도 본격화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제주도민들과 도내 사회적 가치향상을 취약계층의 전기요금 지원 사업, 초록산타 봉사활동, 한방진료 봉사활동 등 지속적으로 사회공헌 사업을 추진하며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나눔 문화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황우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황우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 제주에너지공사에 몸담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 저는 한국전력공사에 근무하면서 전력과 스마트그리드 사업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았습니다. 특히 2009년에는 세계 최대규모의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조성과 스마트파워그리드 개발 책임자로 참여하였고, 보직에 있어서도 ESS스마트그리드처장, 에너지신사업단장, 제주본부장과 인재개발원장도 역임하였습니다.

특히 제주본부장 직무를 수행하면서 ‘탄소 없는 섬, 제주’ 의 정책실현에 관심을 갖고 실질적인 사업모델 개발과 전력계통의 안정화 방안도 검토했습니다. 태양광, 풍력, 전기차 증가 시 전력망의 안정적 운영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기후변화에 의한 지구온난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제주 또한 기후위기로부터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며 제주의 CFI 정책의 적기 추진을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원과 전기차의 도입 확대 그리고 에너지이용 효율화 구현을 위한 스마트에너지시티 허브 조성이 최우선과제입니다.

제주는 다른 도시에 비해 기후위기 대응에 앞서가고 있습니다만 그만큼 기존 전력망과 새로운 에너지원의 급증에 대비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이슈들의 해결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 공사에 몸담게 되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제주에너지공사의 책임자로서 지금까지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 CFI 2030 비전을 달성하고 에너지 분야의 4차 산업혁명을 제주가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가장 행복했던 일이나 보람된 일이 있다면?

-. 주로 이노베이터 입장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많이 담당했습니다. 대부분 어렵고 힘들고 기간도 많이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꽤 많은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냈는데 그중에서도 2014년에 국내외 최대 규모의 전력저장장치의 상용화입니다.

대규모 전기를 저장하는 것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기학계의 통설이었습니다. 대부분 발전과 동시에 소비가 이루어지는 사업구조입니다. 일부 소규모 전력저장기술은 대학 실험실이나 민간연구소에서 시범정도였습니다.

국내 기업의 기술력을 결집시켜 52MW급 주파수 조정용 전력저장장치를 상용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참여기업의 기술력이 놀라웠습니다. 처음 컨테이너 1개에 1MW를 저장했는데 2년 만에 3MW를 저장했으니까요. 이후 전력저장장치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서 국내외 시장규모는 커졌고, 기업매출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종합적 모델이 괌으로 진출한 것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1조원 규모의 프로젝트에 국내 기업주도로 참여했으니 그만큼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이라 봅니다. 이처럼 전력저장장치의 상용화가 가장 보람 있었습니다. 다만, 급성장과정에서 국내 설치된 전력저장장치에서 화재가 발생해 시장이 침체된 것은 안타깝습니다.

황우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황우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일을 하면서 특히 힘들었던 점은 없었나요?

-. 새로운 일은 늘 쉽지 않습니다. 그중에서도 제주 가파도 마이크로그리드 개발은 특히 어려웠습니다.

왜냐하면 제주도는 2012년 국내 최초의 독립형 마이크로그리드를 개발하려는 의지가 강했는데 실제 개발에 들어 가보니 기반 기술이 초기 단계였습니다. 착수 전에 사전 기술조사를 해보니 대부분 기술구현이 가능하다는 논문이나 연구보고서가 나와 있었지만 현장설치용으로는 부족했습니다.

마이크로그드는 태양광, 풍력발전기를 전력저장장치와 연결하여 발전한 전기를 일상에서 쓰고 남는 전기는 전력저장장치에 저장해 두었다가 신재생발전기가 전기를 생산하지 않을 때 사용하는 방식의 신기술입니다. 그런데 실제 기술상용화 단계는 아니었고, 수동운전 기기를 자동운전으로 전환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도 없었습니다. 더욱이 기획을 하고 나서 참여기업을 찾아보니 합류하겠다는 곳이 없었습니다.

결국, 배터리는 일본까지 가서 신고베전기라는 전문제작사의 출연을 받았고, 통합운영소프트웨어와 전력저장장치는 국내 중소기업과 협업으로 개발하여 시운전에 성공합니다. 초기 860kW 규모였는데 중간에 그만 둘 수도 없고 막막한 가운데 최종 성공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 뒤 몇 차례 업그레이드를 거쳐 완성도가 더욱 높아 졌습니다.

2018년에 신재생에너지와 배터리만으로 7일간 전력을 공급한 기록을 가지고 있으니 글로벌한 기술로 성장한 셈입니다. 지금이야 간단해 보입니다만 2012년에는 참으로 힘든 일이었습니다.

◆일에 진전이 없을 때 일 말고 주로 무엇을 하시나요?(취미 활동 등)

-. 세 가지를 주고 해오고 있습니다. 하나는 마라톤이었고요. 다른 하나는 클래식 기타를 배우고 있습니다. 마라톤은 2000년부터 해 왔는데 처음 15분 정도를 뛰면 몸에서 분비되는 아드레날린이 엔돌핀으로 바뀌게 됩니다.

10km, 하프코스를 거쳐 풀코스까지 뛰게 됩니다. 나중에는 춘천 마라톤까지 뛰게 되었지요. 물론 지금은 체력을 고려해 헬스로 바꾸어 일주일에 세 번 정도 1시간씩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기회가 되면 탁구도 칩니다.

클래식기타는 3년 쯤 되어 가는데 매일 거르지 않고 30분에서 1시간 정도씩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2017년 제주에서 근무 중일 때 독일 유학을 갔다 오신 선생님을 만나서 본격적으로 시작을 했는데 지금은 파가니니나 쇼팽, 베토벤의 소품을 연습 중입니다. 앞으로 3년여 더 레슨을 받으며 공부해서 기회가 되면 음악대학에 진학해 클래식기타 공부를 더 해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은 책을 읽는 것이지요. 기술변화가 빠른 분야이다 보니 조금만 방심하면 비즈니스모델이 다른 나라에 뒤처지게 됩니다. 인터넷, 페이스북, 신문은 물론 전문서적 등을 보면서 정보도 교류하고 아이디어도 얻습니다.

◆인생의 좌우명이나 존경하는 인물, 어떤 면에서 존경하는지?

-. 좌우명은 춘매추국각유시(春梅秋菊各有時)입니다. 봄 매화에 가을 국화는 각각 피는 때가 따로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앞에 구절이 군하선달아하지(君何先達我何遲)입니다. 그대는 어찌해서 먼저 도달하고 나는 왜 늦는가? 라고 탄식합니다.

같이 공부하던 동료는 벌써 과거 급제했는데 자신은 또 낙방한 것을 돌아보며 위로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즉, 친구가 봄철 매화라면 나는 가을의 국화이니 때가 되면 나도 꽃을 피겠다는 다짐이기도 합니다. 포기하지 않고 준비하며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존경하는 인물은 꽤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한분만 들라면 이순신장군입니다. 용장으로서의 이순신장군보다도 시스템적으로 준비에 철저한 측면의 이순신장군입니다. 1591년 4월에 정읍현감에서 전라좌수사로 부임합니다. 중요한건 임진왜란 발발 하루 전에 여수 오동도 앞바다에서 막 건조한 거북선의 함포사격을 시연합니다. 즉 부임 1년 만에 150톤이나 되는 최첨단 거북선을 건조해 낸 것입니다.

그것은 부임해서 적의 정보를 파악하고 핵심 전력무기로서 거북선을 구상해서 기획, 설계로부터 시작해 재료수배, 전문인력 확보, 전함건조와 탑재용 무기개발을 병행하여 적기에 완공시키고 진수시켜 시범사격을 전쟁발발 하루 전에 완료 했습니다. 이것은 고도의 시스템적인 마인드와 오차 없는 정보의 입수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그만큼 사전 정보수집과 정확한 상황판단과 실행력이 탁월했던 것이라 봅니다. 이러한 대비력이니 23전 전승의 위업을 달성한 것이라 봅니다.

황우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황우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올해 공사에서 추진하려는 새로운 사업은?

-. 우리나라는 파리협정을 통해 2030년까지 BAU* 대비 온실가스 37%를 줄이겠다는 감축목표를 제출했습니다. 제주도는 그보다 앞선 시기인 2012년에 2030년까지 제주를 ‘탄소 없는 섬’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BAU: 특별한 감축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미래의 배출량

이를 추진하기 위해 제주에너지공사가 설립되었고, 제주의 ‘탄소 없는 섬’ 실현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 공사는 공공주도 풍력설비 운영과 태양광 확대 등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올해에는 에너지공사라는 이름에 걸 맞는 사업다각화에 중점을 두고 추진할 것입니다. 특히 해상풍력, 태양광, 바이오 분야의 신사업 확대와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 열에너지와 가스분야 사업 참여도 적극 추진하고자 합니다. 특히 한동평대 해상풍력 개발사업은 지구지정을 거쳐 사업자 공모를 진행할 것입니다.

그리고 에너지이용 효율화를 위해 스마트에너지시티 허브 구축 시범사업을 추진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마을단위 자립이 가능해지고 전력사용량 절감도 가능합니다. 또한 제주대학 등과 협업으로 전기배, 지능형 양식장과 축사 등을 개발해 친환경적이면서 에너지이용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경영혁신위원회를 이미 설치하였고 사업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하여 체계적으로 운영할 것입니다.

제주에너지공사는 국내 최초 에너지지방공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만큼 사업의 기획, 실행, 운영 등 전 과정의 경영 초점을 ‘CFI 구축’에 두고, 우리나라, 더 나아가 세계의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황우현 사장 프로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한국전력공사 제주지역본부장, 에너지신사업단장, 인재개발원장 등 역임
-.서울과학기술대 연구교수
-.밀양 햇빛태양광 주식회사
-.햇빛새싹 발전소 주식회사 대표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