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 인터뷰](24)김미자 조합장 "모든 수산인과 서민 위한 수협될 것"
[명사 인터뷰](24)김미자 조합장 "모든 수산인과 서민 위한 수협될 것"
  • 강정림 기자
  • 승인 2020.06.29 1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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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하는 김미자 수협조합장
인터뷰하는 김미자 수협조합장

제주라는 섬은 여성이라는 존재를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것 같다. 큰 파도와 싸우며 이겨온 해녀정신의 DNA가 제주여성들에게는 내재된 것 같다. 남성들이 거의 군림해온 수산업협동조합장에 도전해 당당하게 조합장의 자리에 앉아 불철주야 현장을 누비고 있는 아름다운 조합장이 있다.

직원 보너스 1500%, 직원 전국공채 100% (조합원 자녀 우대점수) 그야말로 최고우대와 투명한 경영관리로 자리잡은 서귀포수협의 김미자 조합장(55).

김미자 조합장은 전국 수협 중 첫 여성 조합장으로 탄생된 서귀포수협의 얼굴이자 제주의 자랑이다. 지금 코로나19정국에 수산물 유통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갈치가 지금 한창 나오는 시기에 소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현장에서 일을 하는 어민들에게는 부담이 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지난 은갈치 축제마저 취소되자 그야말로 갈치소비에 비상이 걸렸다.

그래도 김미자 조합장은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수협을 이끌고 있고 모든 직원들과 함께 한마음으로 어민들을 위해 사방을 누비고 있다. 바쁜 와중에 어렵게 김미자 조합장을 집무실에서 만나 전격 인터뷰를 가졌다. 많은 필독이 있기를 기대합니다.[편집자 주]

인터뷰하는 김미자 수협조합장
인터뷰하는 김미자 수협조합장

◆조합장님, 본인을 소개해주시다면?

-. 저는 서귀포수협에 입사하여 2015년까지 32년간 근무했고, 2017년 6월 29일 재보궐 선거로 서귀포수협 18대 조합장으로 취임하였습니다.

지금은 2019년 3월13일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무투표 당선으로 재선에 성공한 서귀포수산업협동조합 19대 조합장 김미자입니다.

◆수협에 입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 해녀의 딸로 태어나 힘들게 물질하는 어머니를 옆에서 지켜보기도 하였지만 해녀지도자로 어촌계원을 이끄는 어머니의 당당한 모습을 보면서 대학진학 보다는 사회에 나가서 리더가 되고 싶었습니다. 언니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스무 살도 되기 전에 입사한 곳이 서귀포수협입니다.

인터뷰하는 김미자 수협조합장
인터뷰하는 김미자 수협조합장

◆수협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 조합을 근무하면서 셀 수 없이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지금 생각나는건 전국최초 여성 경제 상무를 맡은 2011년도가 생각이 납니다. 여자직원을 경제상무 보냈다고 여직원이 할 수 있겠느냐 압박을 많이 받았었는데 그 해 우리조합 설립 이래 처음으로 위판고 1000억을 달성했습니다.

1000억 달성을 위해 전 직원들이 새벽에 나와 부산 선망 고등어, 유자망 참조기를 유치해서 작업했습니다. 힘도 들었지만 처음 하는 일이라 재미도 있었습니다. 여성도 할 수 있다고 보여준 계기도 됐지요. 그리고 조합장으로 취임 하던 2017년도에는 위판고 1270억, 2018년도에는 1010억, 그야말로 갈치대풍을 맞아 주위에서 우스갯소리로 복 많은 조합장이란 소리를 듣습니다.

인터뷰하는 김미자 수협조합장
인터뷰하는 김미자 수협조합장

◆또한 아쉬웠던 점이 있을까요?

-. 아쉬웠던 점은 제가 조합장이란 직책에 있는 만큼 요 근래 아쉬운 점을 몇 가지 얘기해 볼까 합니다.

6월에 와서 갑작스럽게 갈치어획량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어획량이 증가 되면 어민이나 우리수협은 너무나도 좋은 일이긴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가하락에 재고부담이 너무 증가하는 이율배반적 상황이 발생해 버립니다. 매일 밤을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 중입니다.

폭발적인 어가하락을 멈춰보고자 정부비축 자금을 요청하려 관공서 이곳저곳을 동분서주 하고, 재고의 부담을 덜어보고자 임직원이 힘을 합쳐 갈치판매에 나서 봐도 온 세상이 코로나-19로 비상인 상황이라 모든 게 여의치가 않습니다.

범국민적인 소비운동과 현실적인 정부의 지원이 너무나도 아쉽습니다. 또한, 서귀포항내 울타리에 관련하여 서귀포 상공회의소를 비롯한 시민단체에서 철거해달라는 유감스러운 보도 자료를 발표하는 상황에 저와 어업인의 입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철거에는 저희도 반대를 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펜스를 걷어내다 보면 펜스 내에 설치된 각종 어업인을 위한 편의시설까지 연쇄점, 유류사업소 등을 철거해달라는 요구를 할 것이 너무 당연시 될 상황이라 걱정이 앞섭니다.

물론 경관이 흐리지 않는 대체 부지를 마련해 준다면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는 되어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상항구 1,2부두를 어항구로 지정해달라는 건의를 수차례 하여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 너무도 아쉽습니다.

인터뷰하는 김미자 수협조합장
인터뷰하는 김미자 수협조합장

◆(잘 알고 있지만) 수협은 어떤 곳인지 설명한다면?

-. 아시다시피 우리조합은 비영리법인으로 조합원의 경제적·사회적 ·문화적 지위 향상이 목적인 단체입니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교육·지원사업, 경제사업, 상호금융사업 등 많은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수협이 하는 모든 사업이 궁극적으로는 조합원만이 아닌 모든 수산인과 서민을 위한 사업이어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조합장 취임 후에 지도사업 예산을 꾸준히 늘려 어업인과 해녀들의 복리향상을 목표로 세심한 주의를 기우렸고, 어려운 소외계층을 도울 수 있도록 예산도 편성하여 실행하고 있습니다.

인터뷰하는 김미자 수협조합장
인터뷰하는 김미자 수협조합장

◆앞으로 서귀포수협이 걸어가야 할 길은 무엇인지?

-. 앞서 얘기 한 대로 모든 수산인과 서민을 위한 서귀포수협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수협은 1900여명의 조합원에 대부분 해녀조합원으로 구성된 여성조합원이 1200여명 어업에 종사하는 남성조합원이 700여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갈치조업을 하는 29톤 이상 연승어선 세력이 70여척으로 도내 전체의 절반을 훌쩍 넘게 보유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분들을 위한 지도사업에 온 역량을 쏟아내야 되는 상황인데, 지도사업 부문에 예전까지는 10억원 미만의 예산으로 조합원들이 환원사업으로 지원됐었습니다.

그러나 작년에만 해녀조합원들이 소라가격하락으로 3억5000여만원의 안정자금 지원과 조합원 위문품으로 4억2000여만원, 근해연승어선 외국인 관리를 위한 제주교역 자회사설립, 소외계층 지원 등 여러 지도사업비를 증액하면서 20억원이상을 지원했고, 올해도 계획아래 지원 중에 있습니다.

우리 수협 혼자 잘살기 위한 정책이 아니라 다 같이 잘 살아야 하는 것이 수협이 걸어가야 할 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인터뷰하는 김미자 수협조합장
인터뷰하는 김미자 수협조합장

◆여성최초 수협조합장 당선과 앞으로 포부?

-. 저도 초년에는 사직을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너무 힘들었습니다. 지금이라면 말도 안 되는 일이 허다했었는데요, 이를 악물고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런 인고의 시간이 있어서 오늘 이런 영광스런 자리에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를 선택해 주신 조합원들을 위해 전국 최고로 살기 좋은 어촌을 만들어 보이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서 얘기 했지만 1,2부두의 어항구 지정이 반드시 필요하고 우리수협도 이전해서 위생위판장 및 어업인들이 편의시설을 구축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어려운 소외계층도 보듬어 다 같이 살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올해 초에 임원님들과 의논하여 시작한 코로나-19 피해 극복을 위한 성금기탁에 임직원을 비롯한 각 어업인 단체의 릴레이 기부행렬이 이어진 부분에 이 자리를 빌려 따듯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그 고마움을 원동력삼아 지치지 않고 제 소신을 펼쳐 보일 예정입니다.

인터뷰하는 김미자 수협조합장
인터뷰하는 김미자 수협조합장

◆평상시 취미 활동과 존경하는 인물은?(그 이유는?)

-. 취미생활은 삶의 활력과 건강 유지를 위해서 골프를 하고 있다.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를 존경한다.

이유는 복잡한 가정환경에도 불구하고 누구의 탓도 하지 않았고 상대방 입장에서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유권자들에게 ‘변화(change)’와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라는 희망의 메시지와 항상 자신감 넘치는 오바마의 모습에서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온화한 미소로 다른 이에게도 멋진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을 주는 사람이라 생각하며 존경하는 인물로 꼽는다.

인터뷰하는 김미자 수협조합장
인터뷰하는 김미자 수협조합장

◆서귀포수협을 이용하는 어민들께 마지막 당부나 하고 싶은 말씀?

-. 올해 코로나-19에 활소라 수출이 안 되어 마음고생이 심하셨던 해녀분들과 어가하락으로 막막한 어민들께 힘든 시기를 겪고 계신 줄 알고 있지만 조금만 더 힘내보자는 응원을 보냅니다.

혼자는 어렵겠지만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헤쳐가야 할 저와 우리 임직원은 최 일선에서 어업인과 조합원들의 아픔을 같이 나누고, 행복한 삶의 유지를 위해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한번 해보자’며 무작정 뛰어 들었던 활소라 국내 판매가 어는 정도 가능성을 보여줬고, 그런 우리 임직원들의 노력이라면, 갈치어가하락 부분도 풀 수 없는 ‘난제’는 아닐 겁니다.

저희 수협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끝으로 활소라 판매에 도움을 주신 제주도민 들에게도 또한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서귀포수협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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