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남 칼럼](18)내가 꿈꾸고 설계하는 세상 ...청소만 하지 않습니다
[김택남 칼럼](18)내가 꿈꾸고 설계하는 세상 ...청소만 하지 않습니다
  • 현달환 국장
  • 승인 2023.09.16 0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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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이 만난 제주사람, "아, 반갑수다!"
[김택남 자서전]내가 꿈꾸고 설계하는 세상
(주)천마그룹 김택남 회장의 인생 스토리

개인이 주의를 집중하고 목표에 집중하는 능력, 즉 집중력이란 외부의 잡음, 간섭, 또는 내부적인 생각과 감정으로부터 떨어져서 목표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다.

우리가 집중력이 부족한 이유는 크게 외부적인 요인과 내부적인 요인으로 나눌 수 있는데 외부적인 것은 바로 주변 환경이다.

소음, 소셜 미디어, 인터넷, 전화 등의 요소 등이 주의 분산을 시켜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물론 내부적인 요인으로는 스트레스, 피로 불안, 우울감, 신체적 불편함 및 불만족 등은 집중력 저하 요인이다.

즉, 환경정화란 것은 집중력과 업무 효율을 위해서는 대단히 중요한 요소다. 환경정화가 되어 있다면 목표설정이 이뤄져 집중할 수 있다.

결국은 자기관리가 중요한데 무엇보다 습관이 굉장히 중요함을 느낄 수 있다.

김택남 회장이 기자실 정화 활동을 한 것은 어쩌면 무모하지만 김 회장의 성격을 잘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의 집중력은 단순해야 한다는 의미다.

단순함이란 것은 아이폰의 아버지 스티브 잡스가 그의 디자인에 접목해 성공했지만 하나의 목표를 두고 집중하려면 단순하게 목표를 매일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김택남 회장은 직원들에게 몸소 실천의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을 것이다.

김택남 회장은 젊은 시절 근무했던 정주영 회장을 존경한다. 물론 시대가 과거와는 다르겠지만 정주영 회장이 서울에서 울산(울산은 그룹 현대의 아성이다.)에 나타나면 한 번씩 서랍을 열어봐서 볼펜이나 기타 문방구 용품 등 여러 개 있으면 직원들에게 가차 없이 주의를 준다.

그래서 정 회장이 울산에 뜬다는 소식이 있으면 임원을 비롯해 직원들이 미리 트럭을 불러 사무실에 과거 서류뭉치 등을 치우는데 거의 시간을 할애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볼펜 한 자루라도 아끼려는 회장의 마음이 엿보이는데 그렇게까지 심하게 김 회장은 하지않았지만 일을 하는데 정리 정돈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살면서 그래도 청소하고 난 뒤에 가장 행복한 것이다. 청소라는 것은 모든 과정에서 마무리, 끝을 알리는 신호다. 끝이 나면 다시 새롭게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즉, 정리된 마음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일이 끝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청소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만큼 청소는 중요한 것으로 우리가 또 잘하고 싶지도 않은 게 청소다.

어느 한 사람이 먼저 행동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먼저 쓰레기를 줍는 사람이 결국은 리더다.

21세기는 환경의 위치가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가 깔끔하게 디자인해서 주택을 매매할 때도 빨ㄹ, 높게 가격을 매겨서 판매가 되는 것처럼 결국, 환경은 내마음의 청소, 스스로 깨끗해지려는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꿈은 미래에 대한 기대다.
어떤 미래를 꿈꾸고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진다.
지금의 나를 만든 것도 꿈이었다.
나는 지금도 내가 생각하는 것, 준비하는 것,
기대하는 일들을 설계도를 그리듯이 연결한다.
그 끝에 내가 꿈꾸는 미래가 보인다.

뉴스N제주가 창간 5주년을 맞아 마련한 '김택남 칼럼' 제17탄의 주제는 바로 '집중력'이다.

집중력이 누가 강한지에 따라 승리자가 되고 성공자가 빨리 될 수 있는 것이다.

김택남 회장은 말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고 경험하는 세상의 크기가 내 꿈의 크기를 결정한다.
정확하고 빈틈없는 계획과 실천이 중요하다.
당신은 어떤 비전을 가졌는가!
꿈은 미래에 대한 기대다.
어떤 미래를 꿈꾸고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진다. - 김택남

앞으로 지구상에 환경에 대한 좋지 않은 이야기나 상황이 자주 나타날 것이다. 환경은 우리가 생활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인이기에 잘 다스려야 한다.

그 요인들을 잘 다스려서 내 삶의 희망을 갖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도 대만족이지만 오히려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실패한 인생도 나타날 수 있기에 스스로 목표설정을 해서 부단하게 노력해야 할 것이다.

환경적으로 대단히 어려운 시기 이 글을 통해 많은 관심과 응원바랍니다.[편집자 주]

김택남 회장
김택남 회장

포스코엔지니어링 시절, 설계부의 막내인 내가 먼저 계장이 되자 나머지 부서원들이 일종의 '슬로다운Slowdown'을 실시했다. 아무도 결재할 서류를 내 책상 위에 올려 놓지 않았다.

나보다 나이도, 연차도 많은 부서원들이 어색하지 않게 언제든 책상 위에 두고 가면 내가 결재하고 갖다 드리겠다고 얘기했는데도 아무도 놓고 가지 않았다. 나는 찾아다니면서 결제했다.

최근에 언론에 소개된 일 잘하는 조직은 간단한 보고는 상급자가 하급자 자리에 가서 얘기를 나눈다고 하는데, 나는 어쩌다 보니 그 시절에 실천한 셈이다.

지금도 그런 관행이 남아 있지만 그 시절 승진은 무조건 연공서열 순서였다. 그런 관행과 조직문화를 깬 것은 내가 아니라 인사부서였는데 눈총은 내가 다 받았다.

모두가 어색할 만큼 파격적인 승진이라 나도 상급자의 모범을 보이기 위해 무척 노력했다. 명절이나 무슨 무슨 행사 때 여기저기서 들어온 선물이나 티켓을 직원들에게 먼저 나눠주다 보면 내 것이 남아 있지 않을 때도 있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동료 직원의 아내에게 선물권 얘기를 들은 아내가 "우리는 왜 선물권이 없어?"라고 물으면, 얼렁뚱땅 넘긴다고 진땀을 빼곤 했다. 어린 상급자답게 대부분 양보하고 내가 먼저 다가갔지만 한 가지만은 끝까지 양보하지 않았다.

나는 회사에서 받은 고과 점수가 대부분 1등급이었다. 상사로부터 꼼꼼하고 치밀한 설계 못지 않게 깨끗한 주변 정리와 흐트러지지 않는 자세에 대한 칭찬을 많이 받았다. 막내인 나를 30명 부서원을 통솔할 계장으로 올려준 것은 능력 이전에 그런 자세를 나누어주라는 뜻으로 이해했다.

설계란 흩어진 모든 데이터와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게 일목요연하게 도면에 정리하는 것이다. 때문에 내가 설계 이전에 중요하게 생각하고 실천한 것이 책상, 자료 등 주변 정리정돈이었다. 다른 것은 양보해도 그것만은 끝까지 고수했다.

정리정돈이란 주변 것들을 일정한 규칙 하에 배치하여 필요할 때 언제든 편리하게 활용하는 것이다. 정리정돈하면 단연 독일과 일본이다. 그들에게 문서나 비품 등이 흐트러져 있는 것은 비정상적인 게 아니라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인식된다.

모든 대학과 관공서, 기업들이 모든 문서를 시간 흐름이나 주제별로 정리한다. 독일과 일본이 거저 세계적인 정밀기계공업 강국이 된게 아니다. 정리정돈의 문화가 꼼꼼하고 치밀한 다큐멘테이션(기록)이 필요한 정밀기계공업을 만들어낸 것이다.

성공한 기업이나 사람들은 대부분이 정리정돈이 습관이 돼있다. 미리미리 정리가 끝나 있으면 다른 사람들보다 결단력과 실행력, 판단력이 빠르다.

김택남 회장
김택남 회장

또한 군더더기가 없는 동선으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주변이 정리되면 머릿속도 그만큼 정리된다. 때문에 업무처리 속도가 빠르다. 당연히 남들보다 좀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

정리정돈을 잘하는 사람은 한마디로 자신의 인생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의 일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될 때가 많다. 흔히 말하는 '머피의 법칙'이다. 1949년 에드워드 미공군기지에서 실험한 충격완화장치 결과가 계속 실패로 끝났다. 알고 보니, 너무나 사소한 배선 연결 오류 때문이었다.

그 실험에 참가한 항공기 엔지니어 에드워드 머피 대위가 "뭔가 잘못될 수 있는 일이라면 누군가 반드시 그 잘못을 저지르는군!"이라고 말한 데서 유래됐다.

책상 위가 어지러워도 업무나 설계를 잘해낼 수 있지만 언젠가는 그로 인한 원하지 않는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장단점, 일하는 방식, 자신의 가치를 잘 알지 못한다. 그들을 리드하는 사람은 그들의 장단점, 일하는 방식, 그들의 가치를 관찰하고 그들에게 전해줘야 한다.

평범한 조직이 유능한 조직으로 변신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하고 쉬운 방법이다. 나는 내가 들려주고 싶은 말을 상대가 듣기 좋게 꾸미지않는다. 이것저것 재거나 계산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말한다.

평소에 생각하는 것, 하고 싶은 말들을 그대로 말한다. 내 감정이드러나도 내 생각을 솔직하게 전한다. 말에서든 행동에서든 모호하거나 겉 다르고 속 다른 것은 딱 질색이다.

제민일보에 출근한 첫날, 기자들의 책상 위를 보고 그 자리에서 책상과 사무실 대청소를 제안했다. 반응은 떨떠름했다.

기자들의 책상은 원래 그런 거라며 오히려 나를 설득시키려 했다. 주변 환경이 어찌되든 상관없이 기사만 잘 써내면 되는 거 아니냐며 반문하는 듯했다.

일은 결과가 전부인양 생각하지만 과정도 중요하다. 그들은 그것을 오래된 문화 또는 관행이라고 설명했지만 나는 잘못된 습관이라고 생각했다.

관행이란 습관처럼 굳어져서 구성원들이 마치 공식적인 것처럼 당연시하는 비공식적 인식과 행위를 말한다.

풍자 만화가로 일하다가 창의력 컨설턴트로 나선 고든 매켄지는 <암중모색 - 일상의 발칙한 반란>에서 관행과 매너리즘에 빠져 변화를 두려워하는 조직체의 속성을 '헤어볼hairball'에 비유했다. 고양이같은 동물이 혓바닥으로 자기 몸을 핥으면서 털이 내장으로 넘어간다.

털이 하나, 둘, 셋, 넷......모여 엉키면서 큰 털뭉치가 되는 것이 '헤어볼'이다. 조직도 잘못된 인식, 습관 등이 하나둘 쌓이고 엉키면서 비효율적인 규칙, 관행의 덩어리가 된다.

삼성그룹을 창업한 이병철 회장은 계열사 공장을 방문할 때 화장실의 청결 상태, 공장 앞 나무의 건강 상태, 공장 사람들의 두발 상태 등을 눈여겨 보았다.

사소해 보이는 그런 것들이 조직의 주인의식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주인의식이 없거나 낮은 조직에서 좋은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때 내가 만난 제민일보의 상태는 최소한의 주인의식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물러서지 않았다. 만약 오늘 청소하느라 내일 기사를 못쓰면 신문을 휴간하고, 청소 때문에 휴간한다는 내용만 인쇄해 내보내자고 했다. 내 반응에 놀라는 눈치였다. 나는 물러설 수 없었다. 어쩌면 일종의 기싸움인지도 모른다.

그럴 때는 좀 더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 나는 그들보다 뒤에 입사한 리더였지만 리더의 생각을 읽지 못하는 조직은 단결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나는 휴간을 해도 좋다며 배수의 진을 쳤고, 기자들도 어쩔 수 없이 청소를 시작했다. 다음날 신문도 문제없이 발행됐다.

테시TESSI는 동일본여객철도 주식회사JR동일본 산하 11개 청소회사 중 하나다. JR동일본이 100% 투자한 자회사로 신칸센이 멈추지 않는 한 망할 일은 절대 없다.

고객들의 이런저런 불만 접수가 끊이지 않았지만 직원들은 우린 그저 주어진 시간에 청소만 하면 그만이라는 식이었다. 새로운 리더가 오면서 회사가 달라졌다.

40년간 철도맨으로 일한 야베 데루오는 테시를 '오모테나시 '성의 있는 환대가 넘치는 토털서비스 회사로 만들겠다는 목표를세운다.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이 청소아줌마들의 유니폼을 산뜻한 제복으로 바꾸고, 그들이 머무르는 휴게실을 깨끗하게 정비했다.

그러자 청소 아줌마 등 직원들이 스스로 변했다. 주인의식을 갖고 스스로 할 일을 찾아 다녔다. 고객의 칭찬 릴레이가 이어진 테시는 JR동일본의 최고의 서비스회사로 거듭났다.

나는 아예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은 나를 포함한 임직원 모두가 청소하는 날로 정했다. 이 책을 쓰는 지금까지 매월 금요일 청소를 실천하고 있다. 최근에는 회사 주변 둘레길까지 청소한다.

점심 먹고 산책겸 회사 주변 산길을 걸었는데 여기저기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다. 지나가다가 그냥 무심코 버린 쓰레기가 아니라 작정하고 몰래 갖다 버린 쓰레기들이었다. 나는 같이 둘레길을 걷는 임원들과 함께 버려진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거기서 시작된 일이 제민일보의 '청청 프로젝트'로 이어지고 있다.

그렇게 청소만 하다가 일은 언제 하느냐고 물을지 몰라 얘기하는데, 청소만 하지 않는다. 청소하다 보면, 사업이나 일과 관련된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가령 둘레길 쓰레기를 줍다가 플라스틱 리사이클사업을 생각했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엄청 많아

폐플라스틱을 이용한 좋은 사업이 없을까? 돌아와서 조사해 보니 다행히 버린 페트병으로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스타트업체들이 이미 있었다. 친환경 스타트업체 플리츠마마와 섬유업체 효성티앤씨는 제주도에서 수거한 PET병을 원사로 만들어 가방과 옷 등 패션 아이템을 제작한다.

제민일보 사옥 전경
제민일보 사옥 전경

노스페이스도 제주도에서 수거한 PET병을 재활용한 '노스페이스 K에코 컬렉션'을 출시했다.

둘레길을 돌며 청소하다가 무공해 농장도 생각났다. 둘레길 옆 무밭을 통째로 갈아엎은 것을 보고서다. 배추나 무는 보통 중개상들이 입도선매한 후 단합하여 가격을 조정한다.

생산량이 많으면 수확도 안하고 그대로 갈아엎는다. 미리 선매각은 했지만 배추나무 농사를 지은 농부의 마음은 어떨까? 지금의 유통구조는 중개상 중심이다. 그런 구조를 개선하여 농부와 소비자에게 고루 이익이 돌아가게 할 아이디어가 없을까? 구상 중이다.

나뿐만 아니라 CEO들은 자면서도 생각한다. 생각의 끈이 지구 몇 바퀴씩 돈다. 탁 트인 둘레길에 서면 머리 회전이 훨씬 더 빨라진다. 아마 다음에 무슨 대박 아이디어를 떠올리면 분명 둘레길 청소 중에 건졌을 것이다. 나와 임직원들이 시시때때로 청소한 둘레길은 지금은 모두가 깜짝 놀랄 정도로 깨끗해졌다. 아직도 갈 때마다 쓰레기가 보이기는 하지만 우리 스스로 감탄할 정도다.

청소로 주변 환경이 깨끗해지면 우리 몸과 마음까지 맑아진다. 몸과 마음이 맑아지면 비로소 나를 돌아볼 수 있다. 선심은 아무것도 없이 텅 빈 것이다. 초심은 모든 가능성에 열려있는 것이다.

미국에 선 수행의 열풍을 몰고온 스즈키 순류의 <선심초심>에 이런 말이 있다. "시작하는 사람의 마음에는 많은 가능성이 있지만 숙련된 사람의 마음에는 가능성이 아주 조금밖에 없다."

어쩌면 나도 한 사람의 숙련자로서 초심을 조금씩 잃어가는게 아닌지 돌아본다. 내가 처음 사업가가 되었을 때의 초심을 생각하며 마음과 자세를 가다듬는다.

나와 같이 둘레길을 돌며 쓰레기를 줍는 임직원들도 처음 사회에 나왔을 때의 초심을 생각하며 마음과 자세를 다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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