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남 칼럼](22)내가 꿈꾸고 설계하는 세상 ...내가 만든 최고의 작품
[김택남 칼럼](22)내가 꿈꾸고 설계하는 세상 ...내가 만든 최고의 작품
  • 현달환 국장
  • 승인 2023.10.13 1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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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이 만난 제주사람, "아, 반갑수다!"
[김택남 자서전]내가 꿈꾸고 설계하는 세상
(주)천마그룹 김택남 회장의 인생 스토리
김택남 회장이 과수원에서 귤을 따며 수확의 기쁨을 만끽하는 모습
김택남 회장이 과수원에서 귤을 따며 수확의 기쁨을 만끽하는 모습

우리가 흔히 '명작'이라고 하는 말은 세간의 주목을 받을 만큼 빼어난, 한 시대를 풍미할 만큼 잘 만든 작품을 일컫는다. 명작은 명품이라고 할 수 있다. 유사한 표현으로 '걸작'이나 '수작'이라는 표현도 쓴다.

보통 작품의 수준을 망작<졸작<범작(평작)<수작(=명작=걸작=역작) 순으로 쓰고 있다.

사실, 이 명작의 기준은 주관적이다. 물론 가치를 인정받은 작품들은 명작으로 극찬받지만 작품을 보는 개인차가 있어 작품마다 명품이라고 강요까지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 주위에 예술, 예술인이나 건축물 등에서 걸작들이 많다.

그 중에도 신이 만들어 준 최고의 작품, 명품은 단연 인간이다. 인간 중에도 최고는 '어머니'라고 할 수 있다. 어머니는 모든 것을 수용한다. 즉, 온갖 물을 받아들이는 바다처럼 포용력이 깊다.

나이가 들면서 어머니의 모습, 향기, 몸짓, 마음까지 재발견되어 자신도 어느덧 그 나이로 달려갈 때 어머니처럼 살고 있음을 발견한다.

어머니는 항상 현명하다. 그래서 힘이 들거나 어려울 때 현명한 대처 방안을 찾으러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지도 모른다. 거기서 어머니의 인내와 끈기를 배우고 돌아오는 것이다.

명품은 가만 있어도 빛이 나는 법. 어머니에게 잘 하는 사람이 자신도 어머니처럼 빛이 나는 것이리라.

김택남 회장의 스토리를 읽으면서 정주영 회장의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라는 제목이 늘 생각난다. 김택남 회장이 제주를 떠나 육지에서 생활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것을 실패로 생각하지 않고 경험으로 받들어 기업을 경영하면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여겨진다.

그래서 그는 실패하지 않은 삶, 즉 시련을 잘 견뎌내 정상에 올라왔다고 할 수 있다.

김택남 회장은 말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고 경험하는 세상의 크기가 내 꿈의 크기를 결정한다.
정확하고 빈틈없는 계획과 실천이 중요하다.
당신은 어떤 비전을 가졌는가!
꿈은 미래에 대한 기대다.
어떤 미래를 꿈꾸고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진다. - 김택남

김택남 회장은 철강왕이자 기부왕이던 앤드루 카네기의 묘비에 글귀처럼 살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분명, 그리 되리라 본다. 왜냐하면 내가 아는 김택남 회장은 직원을 사랑하는 현명한 CEO이기 때문이다.

김택남 회장이 만든 최고의 작품 '천마그룹'은 앞으로 승승장구할 것이다. 아니 제주의 자랑 천마가 그렇게 돼야 한다. 거기엔 많은 제주사람, 우리 이웃들이 일하는 터전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존재는 그래서 굉장히 중요하다. 제주 기업의 가치가 제주의 미래 운명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사고도 바귀어야 한다. 왜냐하면 명품을 명품으로 여기지 않고 그냥 졸작으로만 보려는 눈을 이제는 거둬야 한다. 명품으로 인정했을 때 기업은 더 커지고 자랑거리가 되는 것이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자신의 모습도 조금씩 변화되고 있음을 인지할 것이다. 그 변화의 물꼬를 명작, 걸작의 길로 나가기를 기원해 본다.

이 글을 통해 내 자신도 명품이란 생각으로 행동한다면 '운칠기삼'이 남의 것이 아닌 내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많은 관심과 응원바랍니다.[편집자 주]

김택남 회장
김택남 회장

 

내가 만든 최고의 작품

누구라도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간혹 자신은 주변 환경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사람들도 있다. 대개는 허풍이다.

나는 경험을 통해서 같은 자리에서 일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주변 환경이 크고 화려 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크기나 장식은 상관없다.
조용하고 익숙한 공간일 때 더 많은 생각을 한다.

나는 일주일에 7일 회사에 나온다.
가끔 가족 모임이나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토, 일요일도 회사에 나온다. 그런 나 때문에 눈치가 보이거나 불편해 하는 임직원들이 있을 수 있지만. 할 일이 없어 빈둥대는 한이 있어도 회사에 나와 빈둥댄다. 하지만 할 일이 없어 빈둥대는 날은 없다.

어떤 분야든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에게 가장 효율적인 시간과 장소를 선택한다. 자신의 능력이 언제, 어디서 가장 잘 발휘 되는지 파악한 뒤 모든 스케줄을 거기에 맞춘다. 그렇게 최고의 아이디어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나는 회사에 있을 때 머리가 가장 잘 돌아간다. 그런 시간에 다양한 일들을 생각한다. 사업과 관련된 일, 임직원과 관련된 일, 가족과 관련된 일, 내 고향 제주도와 관련된 일, 심지어 둘레길에서 만나는 굶주린 유기견 생각까지 한다.

가끔은 회사와 일을 내려놓는 시간도 필요하다. 그럴 때 가까운 사람들과 가볍게 술을 마신다. 그런 자리에서 일과 관련된 이야기는 꺼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런 시간만이라도 그저 한 사람의 개인으로 돌아가고 싶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무심결에 회사나 일 이야기가 튀어나오기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부터 내일 할 일을 생각한다.

회사가 크든 작든 CEO에게 개인적인 시간은 거의 없다.

생각 안하려 해도 늘 무언가를 생각한다. 언제든 누가 불쑥 문제거리나 결정이 필요한 안건을 들고 올 수 있다. 어던 일이든 판단을 내리기 전에 꽤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건 내가 생각 좀 해볼 테니 며칠 시간을 달라고 할 수는 없다.

어떤 판단 혹은 결정을 내려줘야 그 직원은 다음 일을 시작할 수 있다. 그러니, 아무 일도 안하는 시간에라도 늘 지금 진행되고 있는 일, 아직 시작되지 않은 일도 틈틈이 생각해야 한다.

경영이란 각론에선 다소 생각의 차이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단순하다. 조직이 원만하게 굴러갈 수 있게끔 의사결정을 내 리는 일이다. 의사결정이란 여러 대안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일이다.

김택남 회장
김택남 회장이 남긴 최고의 명품 '태호'

어느 정도 앞을 내다보고 선택하고 실행해야 하는 일이다.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의사결정을 계속 미룰 수는 없다. 그렇게 되면 경쟁에서 뒤지거나 구성원들이 조직의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갖게 된다. 어떤 상황에서도 설사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 있어도 단호한 결정을 내려줘야 한다.

나에게 경영의 원칙이나 비결 같은 것을 물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나는 경영이 대단히 어렵거나 엄청난 자질이 필요 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경영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경영의 전형적인 원칙이나 비결 같은 게 존재한다는 생각은 안 한다. 누구나 자기의 생각과 판단에 따라 구상하고 계획하고 결정한다. 그리고 돌아오는 결과도 검허히 받아들이는 게 경영 아닐까.

돌아보면 제민일보는 인수 시기가 최악이었다. 글로벌 금융 위기와 인수 작업이 함께 진행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1997년 IMF 외환위기와는 위기의 성격이 전혀 달랐다.

외환위기는 한국을 포함한 몇몇 나라의 국지적 위기였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는 전세계가 동반 침체했다. 1930년 세계 대공황보다 더 위험하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였다.

특히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는 선진국들의 소비수요 감소로 인한 수출 급감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당시 한국은 금융위기와 경제위기가 동시에 진행됐다.

해외 언론과 분석기관들도 하나같이 한국경제를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럴 때 제민일보를 인수했으니 당시 주변 사람들의 걱정은 거의 공포 수준이었다. 결국 천마물산의 다른 투자자들이 자신 들의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했다.

그때 잠을 자지 못했다. 수면제 힘을 빌려 잠깐 잠깐 눈을 붙였다. 사업은 항상 초기에 큰 어려움을 맞이한다. 나에게는 2008년이 무척 높은 문턱이었다. 그 고비를 무사히 넘긴 뒤 천마물산, 천마종합건설, 제민일보를 '천마그룹'으로 묶었다.

경영학을 과학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확률에도 많이 의존한다.

어떤 일이든 성공할 확률이 100%인 경우는 거의 없다. 성공과 실패의 간격은 종잇장이다. 너무나 사소한 원인이 성공과 실패를 한순간에 바꿔 놓는다.

흔히 사업을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고 하는 이유다. 사람들은 보통 어떤 일이 잘못됐을 때 이 말을 사용한다. 능력이나 노력보다는 운이 더 중요하고 세다며, 아쉬움과 실망을 달래는 것이다.

하지만 '운칠기삼'의 유래를 따라가 보면 오히려 그 반대다. 

김택남 회장
김택남 회장

한 선비가 자신보다 변변치 못한 자들은 버젓이 과거에 급제하는데, 자신은 늙도록 급제하지 못하고 패가망신하자 옥황상 제에게 그 이유를 따져 물었다.

옥황상제는 정의의 신과 운명의 신에게 술내기를 시키고, 만약 정의의 신이 술을 더 많이 마시면 선비가 옳은 것이고 운명의 신이 더 많이 마시면 세상사가 그런 것이니 선비가 체념하라는 다짐을 받았다.

내기 결과 정의의 신은 석 잔 밖에 마시지 못하고, 운명의 신은 일곱 잔이나 마셨다. 그래서 '운칠기삼'이다.

하지만 옥황상제는 이렇게 말하며, 선비를 돌려보냈다. "세상 사는 정의에 따라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운명의 장난에 따라 행해진다. 그러나 분명 3푼의 이치도 행해지는 법이니 운수만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 작가 '포송령(浦松齡)'의 '요재지이(聊齋志異)'에 나오는 이야기다.

세상 일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워낙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아무리 많은 지식과 경험도 무용지물이 될 때가 많다.

하지만 세상을 움직이는 결정적인 이치는 변함이 없다. 경영도 마찬가지다. 성공의 시작은 리더의 결단이다. 만약 그때 제민일보 투자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말을 따랐으면 오늘의 천마그룹은 만들어지지 못했다.

전기작가 월터 아이작슨이 스티브 잡스에게 물었다.
"그동안 만든 작품 중 어떤 게 가장 중요한 창조품이라고 생각하는가요?"

"애플입니다"
집스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위대한 제품을 만드는 일보다 회사를 만드는 일이 더 힘들고 더 중요합니다. 나머지는 모두 부차적인 것이죠"

누군가 나에게 그동안 한 일 중 어떤 게 가장 마음에 드는가요?라고 물으면 나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할 수 있다. "천마그룹
입니다."

천마그룹이 출범하고 10여 년이 흐르면서 경영에서의 내 생각과 원칙도 더 분명해졌다.

사회를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사업이자 사업가의 일이다.

사회는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다. 건설사업에 필요한 땅을 경매에서 낙찰받았지만, 원주인이 일시적인 자금 사정 때문이었다고 부탁하기에 낙찰가만 받고 되돌려줬다.

그런 이익이 없어도, 우리에게 일을 맡긴 클라이언트나 우리 신문을 읽는 독자나 우리가 공급하는 주택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만족하면, 그게 우리의 이익이다

2020년과 2021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경영 사정이 좋지 않있다. 한 계열사 대표가 상여금을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천마그룹은 급여와 상여금을 각 계열사가 스스로 결정하고. 나는 그들이 갖고 온 서류에 사인만 한다.

내가 말했다.

"기업이 늘 돈을 별 수는 없다. 돈은 다음에 벌면 되지만 직원들의 가족은 일년에 두 번 나오는 상여금을 무척 기다린다. 회사가 좀 어려워도 싱여금은 거르지 말자. 대신 그 돈은 내가 한 번도 안 받아간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하자."

그동안 어떤 경영 압박이 있어도 천마 임직원의 급여와 상여금을 거른 적은 없다.
천마 임직원들도 상여금에서 작은 금액을 각출하여 적십자사와 김만덕기념관 등에 보냈다.

회사는 사회 안의 사회다. 우리가 사회 안의 사회를 좋게 만들면, 임직원들도 어떤 식으로든 사회에 기여하고 보답한다.

천마 임직원들의 보답에 나도 다시 보답했다. 그동안 경찰청은 마사회 등이 기부하는 후원금으로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무보험 자동차나 보유불명 자동차에 피해를 입은 사람과 그 가족을 도왔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후원금이 중단되었다기에 내가 대신 내기로 했다.
2021년 3월 3일, 경찰청과 후원금 약정 MOU를 체결했다.

철강왕이자 기부왕이던 앤드루 카네기의 묘비에 새겨져 있는 글이다.

"이곳에,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보다 더 훌륭한 사람들을 부하로 선택하여
함께 일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던 한 사람이 묻혀 있다"

나도 언젠가 이런 말을 듣고 싶다.

김택남 회장
김택남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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