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남 칼럼](23)내가 꿈꾸고 설계하는 세상 ...3인칭 화법
[김택남 칼럼](23)내가 꿈꾸고 설계하는 세상 ...3인칭 화법
  • 현달환 국장
  • 승인 2023.10.21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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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이 만난 제주사람, "아, 반갑수다!"
[김택남 자서전]내가 꿈꾸고 설계하는 세상
(주)천마그룹 김택남 회장의 인생 스토리
김택남 회장
김택남 회장

최근 관공서나 기업, 자영업을 하는 상사나 사장들이 가장 큰 고민이 무엇일까? 바로 답을 낼 수는 없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바로 소속 직원들의 태도로 인해 황당하거나 당황하는 일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최근 MZ세대가 이슈가 되고 있다. MZ세대는 1981~1996년생인 밀레니얼 세대(M세대)와 1997~2012년생인 Z세대를 MZ로 묶어 부르는 대한민국에서만 쓰이는 신조어다.

과거 직장은 평생직장이라는 말로 오래 다니기 위해 참고 견디며 일했지만 요즘은 참는 것이 없다. 바로 마음에 안들면 나가버리고 출근을 안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과거 세대보다 MZ세대는 그런 조짐이 심해 기업이나 회사는 비상이 켜져 있다. 대기업이나 관공서 등에서는 MZ세대 알기 프로젝트를 벌이면서 임직원들이 MZ세대 습성을 알기 위해 따라하기 등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

바로 '제가요?', '이걸요?', '왜요?'로 일축된 MZ세대 '3요' 화법이 유행되어 직장상사의 업무 고충도 어렵다고 한다.

이 '요요요' 화법을 좀 더 설명하면 직장 상사가 MZ세대 직장인에게 일을 시키면 제일 먼저 ‘이걸요?’라고 되묻는다.  다시 상사가 대답하면 그다음은 ‘제가요?’라고 되묻는다. 다시, 설명 잘해서 말하면 바로 ‘왜요?’라는 훅 들어온다. (이럴 때 상사는 한계가 오는데 참기 어려워 스트레스 최고조까지 올라간다. 그래도, 참아야 한다.)

바야흐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세대가 직장 생활을 하는 것은 어렵다. 왜냐하면 조직보다 개인을 우선시하는 문화로 젖어 있어 자신에게 업무분장하는 것이 귀찮고 부담스러게 생ㄱ가한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마음에 안들면 그만두고 떠나버리는 것이다.

이런 시대에 살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권고하는 것은 항상 강조했던 것, 바로 '소통'이다. 대화를 통해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으며 상황파악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하나의 문화로 이뤄져 성과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직상상사의 꼰대 모습은 MZ세대에게 가장 거추장한 옷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수평적 사고를 지향하는 MZ세대와의 직장생활 동승기는 바로 그들을 이해하려고 배우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21세기는 그래서 살기 어렵다. 경제적으로도 그렇지만 인간관계도 핵개인 시대로 치닫고 있어 사업하는 사람이나 경영하는 사람들의 고충도 많으리라.

이러한 변화에 대처, 대응하는 사람만이 정상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갑자기 "왜요?"라고 답하면 '건방지다'고 소리부터 버럭 지르면 그 상사는 빵점이다. 이런 문화를 이겨내야만 성공하는 직장상사로 존경받는다. 

어린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직장상사가 분위기도 좋고 업무 능률도 오르고 진급도 빠른 것이다. 특히, CEO가 그런 문화를 알고 분위기를 만든다면 최고의 직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어려운 시기다. 필자가 아는 직장 상사는 매주, 혹은 시간이 될 때 각 부서 젊은 친구들이랑 돌아가면서 식사를 하거나 커피, 혹은 호프 한잔을 하면서 그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많이 목격했다.

그런 직장상사가 있다는 것도 MZ세대에게는 어쩌면 고마운 일이다. 그냥 퇴근만 하는 사람보다 대화의 장을 만들어 주는 직장 상사의 노력은 후배들에게도 경험과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기억이라는 추억을 만들어서 자신도 훗날 상사가 됐을 때 소통의 자리를 만들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배워가는 것이다.

김택남 회장은 말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고 경험하는 세상의 크기가 내 꿈의 크기를 결정한다.
정확하고 빈틈없는 계획과 실천이 중요하다.
당신은 어떤 비전을 가졌는가!
꿈은 미래에 대한 기대다.
어떤 미래를 꿈꾸고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진다. - 김택남

가을 억새가 흔들리는 요즘,  자신의 마음도 많이 흔들릴 수 있지만 마음은 중심을 잡고 있어야 한다.  그 중심이 관심이 되고 진심이 되어 결국 핵심을 찾아 자신의 위치 변화도 이뤄진다.

3인칭은 나를 버리는 것이다. 내가 중심이다. 세상은 내가 중심이 되지 않으면 기회는 없다. 항상 고민해야 한다. 3인칭 화법이라는 주제로 쓴 이 글을 정독하면서 읽어 봤다.

나를 변화시키는 것이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이다. 차가운 가을 바람도 봄바람이라 생각할 수 있는 이 글을 통해 나를 더욱 굳세게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면서 많은 관심과 응원바랍니다.

가수 장계현의 '나의 20년'이란 노래를 함께 들으면서 '새파란 하늘처럼 앞날을 생각하고 인생을 생각하는' 오늘도 나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자.[편집자 주]

3인칭 화법

3인칭 화법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가 들어갈 자리에 '그'를 집어넣는다. 자신이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이면서 꼭 남의 일처럼 이야기한다.

나는 처음에는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왜 엉뚱한 제3자가 튀어나오지? 알고 보니 그게 결국 남탓이었다.

포스코엔지니어링에 근무할 때, 1600도가 넘는 쇳물을 생산 하는 용광로의 전기 배선을 설계했다. 지금은 모든 수치가 정량 화되었지만 그때는 일일이 전기값을 계산했다.

순간적인 착각이나 실수로 전기 용량이 과부하 되어 전선이나 모터에서 불이 나는 일이 더러 있었다. 꼼꼼하기로 소문난 나도 그만 아차! 착각하여 시운전에서 불이 났다. 일단 불을 끄고 불탄 전선을 용량이 더 큰 것으로 교체했다.

전선 길이가 1400m나 되니, 그 비용이 엄청났다. 자칫 그 비용을 내가 감당할 수도 있었지만 일단 전선을 주문하여 교체했다. 다시 시운전해 보고,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한 뒤에 부장에게 보고했다.

"제가 잘못하여 불을 냈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원인부터 대처 방안, 결과까지 보고했다. 설계도는 팩트에 기반한다. 설계도에 수식어나 군더더기 같은 설명 이 들어가는 법은 없다. 보고도 팩트 위주로 간단하게 말한다.

부장은 야단치기는커녕 오히려 칭찬했다. 여기저기 다니며 그 일을 선조치 후보고의 모범사례로 소개했다.

특히 "제가 잘못하여 불냈습니다"는 내 말에 밑줄을 그어 전달했다.

그러고 보니 그 시절에도 '3인칭 화법'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그 뒤에도 문제가 발생하면 원인을 찾아 먼저 조치하고, 그 다음에 보고했다.

"제가 잘못해서......"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보고는 일단 팩트를 말하고, 다음에 자신의 의견을 얘기해야 한다. 3인칭 화법으로 말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팩트는 뒤로 미루고, 자신들이 빠져나갈 의견을 길게 나열한다.

그들은 팩트부터 이야기할 수가 없다. 그러면 "제가 잘못하여"부터 시작해야 한다. 팩트보다 의견과 핑계를 더 많이 장황하게 늘어 놓는다.

얼마 전에 천마그룹의 한 계열사 부장이 사표를 냈다.

그 계열사 대표가 그의 판단과 행동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인정하고 수정하는 대신 사표를 냈다.

조직은 각자 역할을 분담한다. 조직원들은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을 완수해나가는 과정에서 책임감과 보람을 느낀다. 하지만 책임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책임을 지적하면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보고를 받고 나는 그 계열사 대표에게 말했다. 그를 잘 관리하지 못한 것은 당신 잘못이지만, 당신을 잘 관리하지 못한 건 내 잘못이다. 그러니 내 책임이다.

나는 회사에 생긴 문제를 임직원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책임은 실행한 사람이 아닌 결정한 사람이 진다.

최종 결정은 내가 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규모가 커진 회사라면 CEO 혼자 모든 것을 다 결정할 수는 없다. 믿고 의지할 데라고는 임직원들뿐인데, 그들이 스스로 결정도 책임도 지려 하지 않는다. 그럴 때면 그들은 대체 회사라는 조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유감스럽고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적지 않다. 임직원들이 아주 가끔이라도 자신들이 처음 입사했 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분명 그 이유가 처음과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회사가 존재해야 자신들의 일이 존재한다. 그런 사실을 인식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런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다면 희망이 없다.

CEO는 외롭다는 말을 자주 실감한다. 문제가 발생해도 선뜻 나서 책임지는 사람도 여하히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는 사람도 없다. 그러고는 내 앞에서는 내가 듣고 싶은 말만 한다.

내가 어떤 아이디어를 내면 내 앞에서는 "정말 멋진 아이디어입니다. 우리 회사에 꼭 필요합니다"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그 일을 처리해나가는 과정에서 그의 속마음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리스의 한 철학자가 자신의 비워만 맞추려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첨꾼들 사이에 있느니 차라리 까마귀에게 내 몸을 맡기는 게 낫다. 까마귀는 시체를 뜯어 먹지만 아첨꾼들은 살아있는 내 몸뚱이를 뜯어 먹기 때문이다."

그러면 나는 현장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엉뚱한 판단을 내리게 된다. 어느 조직이든 경험 있는 리더는 현장의 상황만 제대로 파악하면, 어떤 방법으로든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다. 한 가지 일을 계속하면 남보다 더 많은 해답을 알고 있다.

딱 떨어지는 정답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해답은 얼마든지 생각해낼 수 있다.

김택남 천마그룹 회장, 자서전 출판기념식 및 청년창업자들과 북콘서트 개최
김택남 천마그룹 회장

해녀도 등급이 있다. 하군, 중군, 상군, 마지막 대상군이 물질을 가장 잘하는 해녀다. 보통 대상군이 리더가 된다. 등급이 나 이 순은 아니지만 대체로 오래 물질을 하다 보면, 물길과 물때를 가장 잘 안다.

바다 밑 사정을 손바닥 내려다 보듯 파악하고, 어디쯤에 어떤 바위가 있는지 소리들의 아지트 같은 곳도 훤하 게 알고 있다. 눈을 감고도 물길과 물때를 알아내지만, 그녀들도 실수할 때가 있다.

특히 함께 일하는 다른 해녀의 실수나 무책임한 행동이 엄청난 위험을 초래하기도 한다. 나도 함께 일하는 임직원으로부터 현장 상황을 제대로 보고받지 못하면 수십 년의 경험이 무용지물이 된다.

천마 건설부문에서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에 최고급 주택단지를 조성했다.

청수리는 여름에 반딧불이 축제가 벌어지는 조용하고 깨끗한 마을이다. 흔히 개똥벌레라고 알려진 반덧불이는 환경이 아주 깨끗한 곳에서만 볼 수 있다.

멀리는 한라산과 산방산이 보이고, 가까이는 자연의 보고인 곶자왈이 있다. 조용한 주택지로는 최고의 입지다.

그러나 준공되고 1년이 지나도록 미분양된 가구가 남아 있었다.

천마가 지은 주택 중 가장 비싼 주택단지인데, 분양률은 가장 저조했다. 그동안 담당 임직원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분양이 거의 다 됐다"고 보고했다.

나는 임직원들이 어떤 보고를 하면 내가 모르는 것은 질문한다. 모르는 것을 할 때까지 질문하고 어떤 결정을 내려준다.

그러면서 그 결정에 대한 임직원들의 의견을 묻는다. 그러면 대부분 '예'라고 대답한다. '아니오'라며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말하는 임직원이 드물다. 그러고는 그 일을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한다.

뛰어난 투자 실력과 기부 활동으로 '오마하의 현인'이라고 불리는 워렌 버핏이 말했다.

"어느 정도 성공한 사람들과 대단히 성공한 사람들의 차이점은, 대단히 성공한 사람들은 거의 모든 일에 '아니오'라고 대답한다."

어떤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읽는 사람과 듣는 사람. 대부분 어느 한 쪽을 선호하고, 또한 익숙하다.

서유럽을 통일하고 서로마제국 황제가 된 독일 샤를마뉴 대제와 중국과 중앙아시아, 동유럽까지 정복한 몽골의 칭기즈칸은 둘 다 글을 모르는 문맹이었다.

샤를마뉴 대제는 부하와 각지에 보낸 스파이들의 말을 경청했다.

칭기즈칸은 각지의 전문가들로부터 중국에서 유럽 및 아라비아에 이르는 넓은 영토의 사정을 전해 들었다.

칭기즈칸은 나중에 이렇게 말했다.

"내 귀가 나를 만들었다."

상사나 선배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면 그들의 생각이나 행동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후배 직원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면 그의 생각이나 행동을 좀 더 열심히 관찰해야 한다.

미국 작가 존 맥스웰이 말했다.

"영리한 리더는 들은 것의 반만 믿는다. 하지만 통찰력 있는 리더는 믿어야 할 그 반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나는 들은 것을 모두 믿었다.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나는 예기치 못한 실패를 임직원의 무능력이나 실수로 간주하지 않는다. 무언가 시스템 문제나 실패의 징후로 파악한다.

전체 시스템에서 어딘가 나사가 풀렀거나 조임이 느슨해진 것이다. 물론 예기치 못한 성공을 나 자신의 업적으로 돌리지도 않는다.

시스템의 안정과 성공으로 여긴다. 하지만 책임을 질 만한 임직원들이 '3인칭 화법'으로 일관하면 시스템의 잘못된 부분이 나 문제점을 찾아낼 수가 없다.

1997년에 파산한 야마이치증권은 일본의 3대 증권사였다.

파산한 해가 창업 100년이 되던 해였다. 7500여 명의 임직원이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고, 일본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을 줬다.

2017년 11월, '야마이치증권 파산 이후 20년 특집기사'를 기획한 일본 언론들이 만난 야마이치증권의 옛 임직원들이 이구동 성으로 말했다.

"우리들이 맡은 업무나 분야에서 정직하고 솔직한 보고서를 안 쓴 게 가장 후회스럽다. 그랬기 때문에 회사가 감당할 수 없는 청구서가 돌아왔다."

뜨거운 물에 개구리를 넣으면 곧바로 튀어나온다. 찬물에 개구리를 넣고, 온도를 올린다. 물은 서서히 데워지다가 끓기 시작 한다. 개구리는 그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서서히 죽어간다.

'3인칭 화법'의 문제점을 느끼지 못하면 언젠가는 우리 모두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

회사라는 조직은 여러 사람이 함께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다. 어느 회사에 다닌다는 것은 자신뿐만 아 니라 그 회사의 다른 구성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말과 같다.

어느 조직이나 바람직한 직원상은 조금 손해 보는 듯 남보다 좀 더 일하더라도 조직이 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게 결과적으로 자신을 위하는 일이다. 조직이 존재해야 그 조직에 속한 자신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업과 조직의 그런 존재 사슬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 조직에 존재하는 것은 개인이나 조직 모두에게 위험한 일이다.

어떤 일을 지시하고 기다리는데 전혀 보고가 없다.

임직원을 불러 물어보면 "연락은 했는데, 아직 답이 없는데요"라고 대답 한다.

대디수 임직원이 이런 자세로 일한다. 처음 창업했을 때 어떤 시스템도 갖춰져 있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었던 일은 연락뿐이었다. 거래처를 뚫기 위한 연락, 거래가 시작되었을 때 필요한 자재를 공급받기 위한 연락, 필요한 자금을 빌리기 위한 연락...... 그런 연락에 대한 대답을 앉아서 기다렸다면 지금의 천마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연락한 사람이 대책없이 답을 기다리는 소극적인 자세로는 일이 잘 진행되기 어렵다.

설사 진행된다고 해도 연락받은 쪽에서 그 일이 우리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적극적인 자세로 진심을 담아 연락을 할 때 연락받은 사람들도 정성을 다해 우리가 원하는 답을 주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연락을 주고받는 간단한 일에서부터 그 일을 반드시 성사시키고 달성하겠다는 의지가 묻어나오는 법이다.

어떤 일이든 100%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면, 그는 사업가가 아니라 마술사다. 경영이란 순간 순간 결정의 연속이다.

승패는 반반이다. 언제든 실패할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여기까지 오면서 줄곧 성공의 가도를 달렸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았다. 잘한 일보다는 못한 일이 더 많았다. 누구라도 처음에는 실수하고 실패한다.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다.

실수나 실패는 리허설이다. 스포츠든 예술이든 뭐든 간에 처음부터 링에 오르지 않는다. 수많은 리허설을 거치면서 수많은 실수와 실패를 가다듬고 링에 오른다.

모범적인 임직원이라도 회사에 대해 불만을 갖고 불평을 할 때가 있다. 하지만 CEO는 가끔 임직원 개개인에 대해서 개인적 인 불만은 있을 수 있어도 회사에 대해서는 불평을 할 수 없다.

언제나 성장의 방법과 개선책을 생각할 뿐이다. 그러기 위해 경험적 지식이 필요하다.

경험은 도약하지 않는다. 이전까지 축적된 경험에 새로운 경험이 보태지면서 성장한다. 그러기 위해 현재하는 일을 비판적인 눈으로 솔직하게 바라보아야 한다.

또한, 자신이 포함된 조직의 한계와 약점을 알아야 한다. 거기서 개선책이 나온다.

제주발전포럼에서 김택남 회장
제주발전포럼에서 김택남 회장

영국의 경제학자 윌리엄 베버리지가 말했다.

"평범 한 사람이 비범한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조직의 목적이다."

청수리 건도 성공 반, 실패 반의 확률에서 출발했다.

무척 좋은 주변 환경과 경영자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일단 초반에는 실패를 경험했다.

대신 그 원인과 이유를 확실하게 알면, 또 다른 실수나 실패를 방어할 수 있다. 바둑에는 복기라는 과정이 있다.

대국이 끝난 뒤 첫돌부터 마지막 돌까지 되짚으며 서로의 잘잘못을 검토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대국이 진행되는 동안 각 돌의 위치와 순서에 번호를 매기는 기보를 작성한다.

이창호 기사는 복기의 힘을 이렇게 말했다.

"이긴 대국의 복기는 이기는 습관을 만들어주고, 진 대국의 복기는 이길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축구선수들도 시합이 끝나면 복기한다. 승패의 원인과 이유를 분석한다. 보통 이겼을 때보다 졌을 때 복기 시간이 더 길어 진다고 한다. 더 꼼꼼하게 원인을 분석하고 다음 시합에 나선다.

하나의 실패는 한 번의 경험이다. 진짜 실패는 실패 그 자체가 아니라 실패 이후의 행동에 달렸다. 실패의 원인이나 잘잘못을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면, 가짜 경험이 쌓이고, 다음 번에도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게 된다.

자신의 잘못과 실수조차 남탓으로 돌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남의 잘못과 결과를 개선하기 위해 뛰어다니는 임직원도 있다.

무책임하고 무성의한 직원들은 이런 동료들을 오히려 성가신 존재로 여긴다. 이런 성가신 동료만 없으면 자신들이 편안하게 월급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착각이다. 개인의 편안함과 이익보다는 자신이 속한 집단의 안전과 성장을 먼저 생각하면서 열심히 뛰는 동료들이 있기에 조직이 유지되고 월급이 나 올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일이든 장벽은 존재한다. 높거나 낮거나 많거나 적은 차이가 있을 뿐. 장벽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전혀 장벽이 없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현상이다.

다행히 어떤 장벽이든 최선을 다해 수습하면 신기할 만큼 대부분 수습된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그림이 그려진다.

미국 남북전쟁은 게티스버그 전투에서 끝났다.

북군이 승리했다. 역사가들은 전쟁이 끝나고 미 대통령이 된 북군 사령관 율리시스 그랜트 못지않게 남군 사관 로버트 리도 승자라고 해석한다.

패배를 인정한 리의 분명한 태도 덕분에 미국이 전쟁 후유증을 곧바로 극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버지니아 주 워싱턴대학 총장이 된 리 장군도 많은 일화를 남겼다.

휘하 장군들 가운데 한 장군이 로버트 리 장군의 명령을 번번이 무시했다. 또 한 번 그 장군 때문에 리 장군의 전략이 완전 히 어그러졌다. 감정을 잘 억제하는 리 장군도 마침내 폭발했다.

리 장군의 분노가 조금 누그러졌을 때 한 부관이 물었다.

"그런데 왜 그 지휘관을 해임하지 않습니까?"

리 장군은 부관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그래도 그는 자신의 부하들은 잘 통솔하고 있지 않은가?"

리더는 실패했을 때도 담당자들을 격려하고, 자신의 잘못된 결정은 사과해야 한다.

하지만 담당자들의 불성실한 태도와 비도덕적인 행동이 실패의 원인이라면 그 책임을 엄하게 물어야 한다.

나는 임직원이 잘못하면 용납이 되는 일은 그 앞에서 지적한다. 용납이 안 되면 얘기 안하고 며칠을 고민한다. 어떤 결정을 내리고 그에게 얘기한다.

누구나 한두 번은 실수한다. 하지만 실수가 서너 번 혹은 그 이상 반복되면 그것은 실수가 아니라 태도나 습관이 문제다. 한 두사람의 태도와 습관이 조직과 조직원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그와는 함께 갈 수 없다.

김택남 회장
김택남 회장

◇오늘의 금언
자신의 잘못과 실수조차
남탓으로 돌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남의 잘못과 결과를 개선하기 위해
뛰어다니는 임직원도 있다.
무책임하고 무성의한 직원들은
이런 동료들을 오히려 성가신 존재로 여긴다.
이런 성가신 동료만 없으면 자신들이 편안하게 월급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착각이다.
개인의 편안함과 이익보다는 자신이 속한 집단의 안전과 성장을 먼저 생각하면서
열심히 뛰는 동료들이 있기에 조직이 유지되고 월급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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