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남 칼럼](26)내가 바라보는 미래 제주...기회나 방법이 하나뿐인 일은 없다
[김택남 칼럼](26)내가 바라보는 미래 제주...기회나 방법이 하나뿐인 일은 없다
  • 현달환 국장
  • 승인 2023.11.11 0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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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이 만난 제주사람, "아, 반갑수다!"
[김택남 자서전]내가 꿈꾸고 설계하는 세상
(주)천마그룹 김택남 회장의 인생 스토리
제주발전포럼에서 김택남 회장
제주발전포럼에서 김택남 회장

김택남 회장이 들려주는 인생과 경영의 지혜와 통찰 '내가 꿈구고 설계하는 세상'의 이야기는 종편으로 치닫고 있다.

3편 '내가 바라보는 미래 제주'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김택남 회장은 기업인으로서 느끼는 점이 많을 것으로 여겨진다. 기업인들이 지역에서 사업을 하다보면 걸림돌이 많이 있을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도 대한민국 공무원들은 법에 없는 것은 절대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그들은 법에 없다고 해서 절대로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 반면, 미국에서는 그 반대다. 법에 조항이 없으면 다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이땅이 결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은 절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하는 기업인들을 보면 존경의 마음이 앞선다.

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으로 성공의 반열에 올라선 것이다.

도대체 우리 사람들에게 기회는 몇 번이나 오는 것일까? 기회는 영어로 찬스다. 찬스는 매번 온다고 생각한다. 그 찬스가 오지만 나의 역량이 부족해서 살리지 못해 무산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시 그 기회란 놈이 지난 모양, 모습 그대로 내게 다가오지만 그것이 기회인 줄 모르고 지나치고 마는 일이 많이 있다.

사람은 그 기회를 볼 줄 아는 눈과 그 시야를 넓힐 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잘 아는 정주영 회장은 공부를 많이 못했지만 미래를 읽을 줄 아는 눈이 있었다. 그는 미래를 신문을 통해 정보를 얻었다고 한다. 

정보는 곧 돈이고 그 정보를 기본으로 투자하고 선택하고 집중해서 기업을 성장시킨 것이다.

우리는 모두가 큰 성공을 거두려고 꿈을 꾸지만 그 꿈만큼 노력하거나 집중하는 시간 할애는 부족한 것 같다.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린다는 것은 이제 어렵다는 것이다.

익지 않은 감이라도 미리 따서 새로운 사업의 자원으로 활용해서 돈을 벌면 사업으로 성공의 길을 가는 것이다. 어느 것이 성공적이라고 하는 정답은 없다. 단지 시련은 있지만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고 시도한다면 결과는 반드시 좋은 것으로 만들어질 것이다.

육지에서 멀어질 용기가 없다면, 바다를 향해 나아갈 수 없다!

기업은 사회 속에서 존재하고, 사회를 대상으로 일한다. 좀 더 좋은 회사 를 만들면 좀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다. 그러면 이웃과 젊은이들에게 좀 더 좋은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

남들은 내가 너무 쉽게 꿈을 이룬다고 하지만 사실 정말 멀고 고된 길이었다. 쉬운 일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나는 단지 하고 싶다고 하지 않고, 반드시 그렇게 해야하는 이유를 품고 살았다.

나는 평범한 사업가이지만 늘 제주의 미래를 생각한다.
내가 잘나거나 대단해서가 아니라 제주의 미래가 제주 안에서 살아가는 나와 천마 가족 모두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김택남 회장은 말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고 경험하는 세상의 크기가 내 꿈의 크기를 결정한다.
정확하고 빈틈없는 계획과 실천이 중요하다.
당신은 어떤 비전을 가졌는가!
꿈은 미래에 대한 기대다.
그러나, 성급하게 신사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초조감이나 그런 유혹에 빠지는 것은 금물이다.
어떤 미래를 꿈꾸고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진다. - 김택남

함께 웃으면서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함께 웃으면서 살아가는 의미는 서로 격려와 응원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서로 증오하지 말고 기를 살려준다면 우리 모두가 소중한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제민일보에서 김택남 회장이 도민에게 기를 살려주기 위해 '칭찬코너'를 만들어 시상도 하는 행사도 만들었는데 서로가 칭찬하면 누구나 소중하게 느껴진다.

오늘도 칭찬하는 하루가 되시기를 빌면서 이 글을 통해 나를 더욱 굳세게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하며 많은 관심과 응원바랍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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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나 방법이 하나뿐인 일은 없다

김택남 회장(좌측)

올바른 것은 장려하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을 수 있는 시간도 무한정 있는 게 아니다.
어느 사이에 정말 소중한 것들이 마비되고
회복불능의 상태로 망가질 수 있다.
'주제넘다'는 말을 들을 수 있지만
지역을 리드하는 지도자는 솔선수범해야 한다.
자신의 흠부터 먼저 따진 뒤에 남의 흠을 따져야 한다.
지역 주민들도 이제는 올바른 것, 진실된 것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주장해야 한다.
안 그러면 진짜로 '소멸'이 현실로 다가올 수도 있다.

제주도 하면 아름다운 자연환경부터 생각한다. 자연환경이란 인간의 간섭을 배제한 자연 스스로의 환경적 요소를 말한다. 인간의 간섭이 더해진 환경은 생활환경이라고 한다.

생활환경이 자연환경을 침해하여 아름다운 천혜의 자원이 되돌리기 어려울 정도까지 내몰리고 있는 것이 제주의 현실이다.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역시 '사람' 탓이 크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천연자원을 활용하면 한국경제의 복덩이가 될 거라는 막연한 구상에서 시작됐다. 자유무역항, 국제도시 등의 이야기가 나오다가 그 둘을 연계한 국제자유도시로 정착 됐다.

2002년 1월 특별법과 함께 '기업 활동하기 좋은' 제주국제자유도시라는 하나의 이상적 도시가 그려지고, 그 이상을 구현할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같은 해 5월 출범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성적표는 '낙제 수준'을 지나 거의 '실패'다.

"중국 특수에 의존한 관광산업 이외에 모든 것이 낙제 수준이다."(배승주, <제주의 미래를 말하다. 제주개발의 이슈와 정점), 2014년)

"제주국제자유도시는 사실상 실패다. 출발은 창대했지만 관 광휴양 중심의 중국 특화형 특구로 전락시켜 사회경제적 모순 만 심화시켰다.(백배균 .이승육 조성찬, (특구: 국가의 영토성과 동아시아의 예외공간), 2017년)

고대에서 중세시대까지, 권력자들 외에는 물질적으로 잘 살기는 어렵다는 것이 일반인들의 체념이자 현실이었다.

중세 말기에, 상업활동을 인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개인들이 부를 축적하고 잘 살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 경제학자가 애덤스미스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산업혁명 이전까지 국가와 종교가 장악하고 있던 경제를 자유로운 경제체제로 돌린 것이다.

민간 기업가에게 경제의 주도권을 이전시킨 것이다. 다시 말해 '기업 활동하기 좋은' 경제적 구조를 만든 것이다.

국제자유도시란 기업 활동의 편의가 최대한 보장되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사람• 상품• 자본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끔 국제적 기준을 적용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제주도는 조례에 의해 개인의 사유재산을 침해하는 등 '기업 활동하기 좋은'과는 동떨어진 정책과 행정을 남발했다.

지방 조례는 지방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국가의 상위법을 완화하는 쪽으로 개정한다. 그게 일반적이다. 오히려 상위법보다 강화된 조례로 세계화 경쟁을 약화시킨 제주도는 결국 '기업 활동하기 좋은 도시'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20년, 전국 228개 지자체와 지역 소재 기업 6천여 개사를 대상으로 기업환경을 조사했다.

지자체 행정에 대한 기업의 주관적 만족도를 묻는 '기업 체감도'와 지자체 조례 등을 분석한 '경제활동 친화성'으로 평가했다.

평가 결과는 S1~199, A20~1389, B137~2019, C202~2289, D2~28위 다섯 등급으로 구분하여 S와 A등급에 해당하는 지자체를 우수지역으로 선정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 특별법까지 제정하여 지원한 제주도는 B군에 속했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의 저자인 경영 컨설턴트 짐 콜린스가 스탠포드대학원에 다닐 때 교수가 "리더와 경영 자는 다른가, 혹은 똑같은가?"라고 물었다. 학생들이 이렇게 대답했다.

'리더는 비전을 가진 사람, 경영자는 비전을 달성하는 사람'
'리더는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동기를 부여하고, 경영자는 조직을 관리하는 사람'
'리더는 가치를 말하고, 경영자는 그 가치를 구체적으로 수행하는 사람'
......
뭉뚱그리면, 리더는 개념설계를 그리는 사람이고 경영자는 상세설계를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대답한 것이다.

그러나 짐 콜린스는 나중에 자신들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피더 드러커는 '리더와 경영자'를 이렇게 설명했다.

"최상의 리더는 목표를 달성하는 경영자이다. 리더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경영에 실패하면 조직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좋지 못한 폐해를 초래하게 된다."

국가든 사회든 지역이든 많은 문제가 리더십 결여로 생겨난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동안 제주도의 발전을 책임 진다며 지도자로 나섰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리더가 되고 싶어했지만 경영자로서는 모두 실패했다.

지키지도 못할 공약과 약 속을 남발한 그들이 초래한 폐해가 '기울어진 섬', 갈등의 섬'이다.

나는 2016년에 JDC 이사장에 지원했다. 다른 지원자들처럼 정당에 소속되거나 지원 세력은 없었지만 경영자로서의 경험을 살려 제주도의 발전에 봉사한다는 각오는 돼있었다.

최종 면접에서 "이사장의 역할이나 비중이 IDC의 발전에 몇 % 정도의 영향을 미칠 것 같냐?"고 묻기에 "150% 이상이다"고 대답했다.

그 숫자는 나의 의지이자 자신감이었다.
나의 어릴 적 꿈은 하얀 쌀밥을 실컷 먹는 것이었다. 그 꿈을 이루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실습 차 올라간 서울에서 생전 처음 멋진 빌딩을 구경하고는 나도 언젠가 멋진 빌딩의 주인이 되고 싶다던 꿈도 이루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육지로 나가면서 꼭 성공한 사업가가 되어 고향에 돌아오겠다던 꿈도 이루었 다. 내가 꾼 꿈 중 하나가 남아 있었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은 1987년 취임식에서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장담했다. 그러자 취임사는 원래 그렇게 뻥튀기하듯 부풀려 말하는 거냐며, 빈정 사람들이 있었다. 당시 삼성전자 제품은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히타치 등 일본 제품에 한참 밀리는 2류였다.

그들이 황당무계하다고 생각했던 이건희 회장의 꿈이 이루어졌다.

삼성이 반도체, 스마트폰, 모니터, TV시장을 석권하고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히타치가 2류, 3류로 밀려났다. 삼성그룹 매출은 1987년 10조 원에서 2020년 386조원으로 불어나고, 시가총액은 1조원에서 400조원으로 불어났다.

이건희 회장은 꿈을 꾸었다. 꿈을 꾸지 않으면 꿈같은 해답을 만들어낼 수 없다.

어린 시절, 어쩌면 나의 첫 번째 꿈은 국회의원이었다. 집집 마다 벽에 걸린 달력에 '국회의원 아무개'가 굵고 큰 활자체로 인쇄돼 있었다.

나는 국회의원은 무언가 나눠주고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나중에 국회의원이 되는 꿈을 꿨다. 하지만 철들고 만난 현실은 달랐다.

김택남 회장
김택남 회장

그동안 목격한 것은 정치와 정치인은 사회에 무용하다는 사실뿐이다. 정치인들은 자신들이 나라와 사회를 이끌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지만 그동안 지속적이고 영구적으로 우리 사회를 끌어온 것은 정치가 아닌 다른 분야의 변화였다.

한 조사에서 응답자 중 89%가 한국 사회의 분열과 갈등 현상이 심각하다고 대답했다. 그중 63.19가 그 주된 원인을 정치로 꼽았다. 철학이 빈곤한 정치인들이 윤리적 기능까지 망각하거나 포기해 버렸기 때문이다.

정치 경력을 발판 삼아 지역 지도자가 된 인사들도 하나같이 자신들의 이기와 이익을 버리지 못했다. 말로만 이타를 강조하고, 머릿속과 실제 행동은 이기를 꾀했다. 흔히 리더의 요건으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 관리기법 등을 논하지만 그 모든 것에 앞서는 요건이 가치관이다.

가치관이란 무엇이 옳고 그르고, 바람직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것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가치관은 한 개인이 살아가면서 내면에 쌓이는 삶의 철학같은 것이다. 자기를 희생하여 남을 이롭게 하는 이타는 가치관의 문제다.

가난은 순전히 개인 탓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가난한 사람들은 스스로 안 좋은 결정을 내리고 게으른 삶의 방식을 고수하는 데다 불성실하기까지 하니 가난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반면 미국 사회학자 에드워드 로이스는 <가난이 조종되고 있다 - 합법적 권력은 가난을 어떻게 지배하는가?>에서 가난은 사회 구조와 권력의 분배가 왜곡돼 발생하니 사회의 책임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에드워드 로이스처럼 가난은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외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영향이 크다고 보는 학자들은 특히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권력으로 사회를 유지하거나 발전시키려고 할 때 그 사회는 불평등 구조를 만들고 악화시키며 빈부 격차는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커진다고 주장한다.

가난은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구조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내 경험이기도 하다.

자신의 이기와 이익을 위해 권력을 행사하는 자들의 공통점이 자신은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고 선택받은 자로서 그만한 특권은 행사해도 괜찮다며 스스로 자신을 기만하는 것이다.

나는 기울어진 사회 구조를 완전히 평편하게 만들지는 못해도 최소한 지도자의 자리가 결코 권력을 행사하거나 이기를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실천해 보이고 싶었다.

JDC 이사장 후보로 등록하자 주변에서 돕겠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일절 사절했다. 회사에도 당부했다. 그렇게 최종 면접까지 나가면서 병상의 아버님께 약속 드렸다.

"아버님께서 저에게 주신 정직과 성실이 오늘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지금부터는 제가 가난을 떨쳐낸 경험을 가난한 제주도 민들이 잘 살 수 있게끔 하는데 바치겠습니다."

너무나 좋아하시던 아버님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나는 최종 면접에서 IDC 이사장이 되면 무보수로 일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스로 지원을 철회했다.

2017년 대선에 나섰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출마를 포기하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그동안의 나의 경력과 경험으로 우리나라의 평화와 발전에 봉사하기 위해 출마했습니다.

그러나 저의 순수한 애국심과 포부는 인격 살해에 가까운 음해, 각종 가짜 뉴스로 공격받았습니다. 일부 세력의 구태의연하고 편협한 이기주의적 태도도 지극히 실망스럽습니다. 결국 이런 사람들과 같은 길을 함께 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김택남 천마그룹 회장
김택남 천마그룹 회장

사실이 왜곡되고 악의적인 억측이 난무하는 등 나도 비슷한 일들을 경험했다. 하지만 어쨌거나 실패다. 충격이 없었다면 거 짓말이다. 생전의 아버님께 약속한 마지막 말을 지키지 못한 자책감이 가장 컸다.

IDC 이사장 지원을 철회하고 그동안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미루던 제주올레길을 걸었다.

구간구간마다 길이도 다르고 형태도 다르고, 주변 환경도 가지각색인 올레길을 걸으면서 수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그동안 많은 꿈을 이루었다. 많은 사람이 그런 나를 부러워했다. 어쩌면 그런 성공의 경험이 역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

처음 경험하는 거짓과 음해, 가짜 뉴스에 견디지 못했다. 하지만 새삼 깨달았다. 누군가에게 칭찬받았다고 자신의 가치가 올라가거나 혹은 욕을 먹었다고 가치가 떨어지는 건 아니다. 자신을 대단한 사람으로 여기면 작은 비난도 참기 힘들다. 자신을 낮추면 어지간한 소리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나는 더 낮추기로 했다.

나폴레옹에 맞서 영국이 외롭게 싸우던 시기에 영국 수상이 된 윌리엄 피트는 부패가 만연한 시대에 누구보다 정직했고 청 렴했다. 그러나 불과 47세로 세상을 하직한 그는 자신이 천국에 갈 자격이 있다고 판단하고, 스스로 천국문 앞에 나타났다. 천국 문 열쇠를 갖고 있던 사람이 물었다.

"당신이 이곳에 들어올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스스로 생각한 이유가 뭐냐?

피트는 자신은 정직하고 청렴했으며, 어떤 뇌물도 받은 적 없고 다른 정치인들처럼 첩을 둔 적도 없다는 등 자신이 하지 않 은 것들을 일일이 나열했다. 지루하게 듣고 있던 천국 문지기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당신이 세상에서 '하지 않은 일들'에 대해서는 알고 싶지 않네. 당신이 세상에서 '한 일들', 천국에 들어올 만한 자격을 갖추 었다고 할 만한 공적에 대해 말하게.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이 곳에 왔는가? 

나는 천국문 앞에서 내가 한 일들을 자랑스럽게 말하고 싶다.

나에게 새로운 꿈이 생겼다. 이 세상에 기회나 방법이 하나뿐인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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