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남 칼럼](15)내가 꿈꾸고 설계하는 세상 ...나는 비전보다 버스기사가 좋다
[김택남 칼럼](15)내가 꿈꾸고 설계하는 세상 ...나는 비전보다 버스기사가 좋다
  • 현달환 국장
  • 승인 2023.08.26 0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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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이 만난 제주사람, "아, 반갑수다!"
[김택남 자서전]내가 꿈꾸고 설계하는 세상
(주)천마그룹 김택남 회장의 인생 스토리

조 바이든(Joe Biden,1942년 11월 20일, 미국 스크랜턴)은 유년시절 말을 더듬었다.
친구들은 버벅거리는 그의 말을 흉내내 '바-바-바이든'이라고 놀리곤 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꿈을 품은 바이든은 자신의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돌을 입에 물고 발음 연습을 했다.

아예 문장을 통째로 외워 읽는 등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다.
2021년, 79세의 나이로 미국 대통령이 됐다.

꿈은 미래에 대한 기대다.
어떤 미래를 꿈꾸고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진다.
지금의 나를 만든 것도 꿈이었다.
나는 지금도 내가 생각하는 것, 준비하는 것,
기대하는 일들을 설계도를 그리듯이 연결한다.
그 끝에 내가 꿈꾸는 미래가 보인다.

뉴스N제주가 창간 5주년을 맞아 마련한 '김택남 칼럼' 제15탄의 주제는 바로 '비전 제시'다. 이번에 소개되는 글은 책 제목과 같은 내용으로 제2장 ‘내가 꿈꾸고 설계하는 세상’의 첫 장이다. 그동안 희망과 성공의 차이라는 제목으로 서술됐다면 지금부터는 구체적인 행동양식이라 할 수 있는 글들이 전개된다.

이번 글에서 주요 화두는 '비전'이라는 말이다. 

비전(Vision)이란 것과 비슷한 용어로 미션(Mission), 오브젝티브(Objective)라는 말이 있는데 이들은 목표라는 의미의 개념으로 동일한데 '비전>미션>오브젝티브' 순으로 비전이 가장 큰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비전은 장기적 목표와 이상적 상태를 표현하고 조직이 이루고자 하는 큰 목표를 간결하고 강렬하게 전달하는 것으로 조직이나 개인이 실현하고자 하는 최종 목표를 포괄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그래서 지금 당장이 아닌 향후 몇 년에서 몇십 년에 걸쳐 이뤄지기를 바라는 변화와 성취를 포함한다. 특히, 조직의 방향성과 가치관을 명확히 하며, 구성원들에게 열정과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것이다.

천마의 비전은 '국내 100대 기업으로 성장한다'라는 것이다. 이런 비전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점은 결과를 만들어가는데 아주 좋은 슬로건이 된다.

이에 반해 미션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목표와 역할을 정의하고, 오브젝티브는 특정 기간 내에 달성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목표를 의미한다. 

이 세 용어는 조직의 방향성과 목표를 명확히 하여 구성원들이 효과적으로 협력하고 노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김택남 회장은 말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고 경험하는 세상의 크기가 내 꿈의 크기를 결정한다.
당신은 어떤 비전을 가졌는가!
꿈은 미래에 대한 기대다.
어떤 미래를 꿈꾸고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진다. - 김택남

이 장의 제목에 비전보다 더 중요하고 '버스기사'를 언급한 것은 버스기사는 지도자라서 행동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액자에 걸려있는 비전보다 승객을 태우고 이동하면서 안전하게 목적지에 갈 수 있는 리더, 지도자가 조직이나 기업에서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언급했다.

배도 마찬가지다. 태평양을 건네는 데 선장의 유능함으로 안전하게 짐을 싣고 목적지에 갔을 때 성공이란 이름을 쓸 수 있다.

버스기사, 선장은 모두 지도자로서 스스로 선택과 방향을 정해서 가는 사람이다. 지금 시대에 이러한 빠른 판단을 하지 않는다면 그 조직이나 단체, 기관은 그대로 머물러 있어서 썩어가고 있을 뿐이다.

새로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지도자, 리더인 선장이나, 버스기사가 되어야 한다.

당신의 머릿속에 그려 놓은 미래라는 설계도에 꿈이라는 그림을 그려놓았는지, 그렇다면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만 할 것인지 오늘도 이 글들을 통해 느껴보는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ㄱ

또한, 자신의 비전과 미션, 오브젝티브를 채우는 결과로 이뤄지기를 빌면서 많은 필독이 있기를 바랍니다.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김택남 회장이 기다리던 손주를 얻어 이제 할아버지가 됐습니다. 첫 손자라서 더욱 기쁨이 크실 것 같네요. 축하드립니다. [편집자 주]

김택남 회장
김택남 회장

 

나는 비전보다 버스기사가 좋다

우연히 옆자리에서, 우리 회사 임원과 외부 사람이 나누는 얘기를 들었다. 외부 사람이 물었다. "어떤 변화가 있었기에 이렇게 확 달라졌어요?"

나는 그 임원이 속한 회사가 문 닫기 직전에 인수하여 줄곧 흑자 회사로 만들었다. 그 임원이 이렇게 대답했다.

“이전에는 미래가 없었어요. 그냥 하루하루를 넘기는데 급급했죠. 하지만 지금은 미래가 있는 회사로 바뀌었어요."

기업의 미래 모습을 보통 '비전vision'이라고 한다.

모든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자신들의 미래상이다.

가령 '글로벌 IT 리더', '자동차에서 삶의 동반자로', '새로운 가능성의 동반자', '미래 창조'...... 같은 비전을 기업 홈페이지에 명시해 놓는다. 하지만 그럴 듯한 문구를 액자 속에 새겨 둔 것 같은 막연하고 추상적인 비전도 적지 않다.

<이솝 우화>에 '여우와 신 포도' 이야기가 있다. 배고픈 여우가 포도나무를 발견했지만 포도송이가 너무 높이 달려 있어 딸수가 없었다. 몇 번 시도하다가 포기하고 돌아서면서 여우가 혼자 중얼거렸다.

"저 포도는 분명 시어서 따도 먹지 못할 거야."

아무리 노력해도 손에 닿지 않을 것 같은 막연하고 추상적인 비전은 직원들에게 그저 '신 포도'일 뿐이다. 비전은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생길 정도로 현실적이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우리는 가장 저렴한 항공사다."

여객운송 기준 세계 3위 항공사로 성장한 미국 저가항공사 사우스웨스트항공사의 초기 비전이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기내식도 없고, 예약 좌석제도 없고,단거리만 운항하고, 비행기 기종도 보잉 737 하나뿐이다.

단순한 비전과 전략, 간단한 프로세스는 낮은 비용으로 이어졌다. 거의 모든 경영대학원에서 사우스웨스트항공의 비즈니스 사례를 연구한다.

"우리는 자전거 부품으로 세계를 제패한다"

1912년 일본 오사카의 작은 철공소에서 출발하여 세계 최대 자전거 부품업체로 성장한 시마노의 초기 비전이다. 시마노는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을 앞두고 '우리 부품을 사용한 선수들이 상위 5위까지 입상하게 하자'는 단기비전을 수립했다.

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30% 경량화와 견고성 강화'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개발한 9단 변속기 7700 듀라에이서'를 사용한 선수들이 1위부터 12위까지 차지했다.

"우리는 기업과 정부의 성공을 돕는다"

세계적인 컨설팅업체맥킨지 앤드 컴퍼니 McKinsey & Company 의 초기 비전이다. 맥킨지 임직원들에게 당신 회사는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으면 누구도 "컨설팅을 한다"고 대답하지 않는다.

모든 조직은 끊임없는 변화를 마주한다. 그런 만큼 조직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조직의 구조와 구성원의 마인드를 개선하고, 업무 및 작업 공정을 개선하고, 제품과 서비스의질을 개선하고, 그와 관련된 지식과 경험을 개선해야 한다. 조직의 비전도 변화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

흔히 혁신, 혁신하는데 고정된 틀, 굳어진 생각을 버리는 게 혁신이다. 늘 혁신을 강조하는 애플 홈페이지에는 비전이 없다.생전에 스티브 잡스는 비전 같은 조직의 핵심가치는 홈페이지에 올리는 선전 문구가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애플의 임직원들은 잡스가 생각하는 애플의 미래를 분명히 이해했다. 잡스는 애플의 미래는 뛰어난 역량을 가진 'A급 인재'에 달렸다고 말했다.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원하는 A급 인재를 택시기사, 요리사, IT엔지니어 부문으로 나눠 비교했다.

뉴욕에서 최고와 최악의 택시기사가 각각 목적지에 도달하는 실력 차이가 대략 2대 1이라면, 조금 더 창의성이 필요한 요리 부문에서 최고와 최악의 실력차는 3대 1 정도이고 IT업계에서 최고와 최악의 차이는 100대1 이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대학생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기업 중 하나인 네이버NAVER는 아예 기업 비전이 없다.

네이버를 창업한 이해진 회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기업환경의 변화 속에서 “무언가 틀을 정해 놓으면 오히려 변화에 대처하기가 어렵다. 비전이 없는것이 곧 경영철학이다"고 말했다.

나는 현장에서 일하면서 경영대학과 경영대학원을 마쳤지만 무슨 무슨 경영이론이나 원칙 같은 것에 얽매이지 않는다.

'신포도' 같은 막연하고 추상적인 큰 그림을 미리 그리기보다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부분, 부분을 연결하고 개선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남들이 생각하기에는 단순하고 쉬울 것 같은 부분, 부분을 꼼꼼하게 확인하면서 점진적으로 좀 더 큰 그림을 그린다.직접 설계도를 그려본 나로서는 이 방법이 더 안심되고 더 잘할 수 있는 접근법이다.

굳이 천마의 비전을 말하라고 하면, 일단 '국내 100대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정도다.

덩치만 크고 이익을 내지 못하는 회사가 있고, 작은 덩치로도 이익을 많이 내는 회사가 있으니 회사의 규모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품질이다. 어떤 분야, 어떤 제품이든 품질은 기업의 명성과 성장에 절대적이다.

단 한 번의 불량 발생이 기업이 오랫동안 다져 놓은 신뢰와 명성을 무너뜨릴 수 있다.

좋은 품질은 고객의 신뢰 향상과 함께 시장점유율 증대에 직접적이고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어떤 경우에도 품질은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에 필수적이다.

내가 생각하는 CEO란 마치 운전대를 직접 잡은 버스기사와 같다.

버스를 어디로 몰고 갈지 큰 방향을 정하고, 같이 일할 사람들을 버스에 태운다. 같이 일할 사람들을 먼저 버스에 태운 뒤에 목적지를 정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버스 안에서 수시로 머리를 맞대고 변화하는 내외부 환경과 우리의 상황과 능력을 조합하는 일이다.

배가 항해할 때 사용하는 나침반의 방위는 가고자 하는 목표항구를 직선으로 가리킨다. 하지만 실제 항해할 때는 기상 상태에 따라 수 마일씩 항로를 벗어나기도 한다.

김택남 회장
김택남 회장

안개 속에서는 속도를 줄이고 천천히 전진하고, 폭풍우를 만나면 일단 안전한 항구로 피신한다.

당초 목적지에 가령 전쟁이나 코로나 팬데믹 같은 대재앙이 닥치면 어쩔 수 없이 새로운 목적지를 선택해야 한다. 무조건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기보다는 선박과 승무원, 고객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CEO는 큰 버스를 다루는 기술과 경험뿐만 아니라 전후좌우에서 다가오는 장애물에도 대처해야 한다. 장애물의 움직임을 미리 읽고, 속도와 차선을 변경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버스와 버스 안 구성원들의 안전이지만 버스의 속도와 방향도 늘 신경쓴다. 그래서 중요한 게 버스 안 구성원들의 포메이션이다. 축구에서도 공격수, 수비수, 미드필드 등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살릴 수 있게 역할을 분담한다.

임직원 각자가 가진 능력을 가장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게끔 조직을 구성한다. 축구팀이든 회사의 조직이든 각자 자신의 위치와 역할은 다르지만 팀 전체는 늘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게 해야 한다.

모두가 한 방향을 바라보고 함께 나아가면 설사 큰 장애물을 만나도 헤쳐나갈 수 있다.

조직의 포메이션 이전에 구성원 각자의 자세와 능력도 중요하다. 누구나 나름의 장점과 단점을 갖고 있다. 100% 단점만 있거나 100% 장점만 있는 사람은 드물다. 내 인생에서는 그런 사람을 단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토끼'는 빠른 발을 지닌 대신 교만하고, '거북이는 느리지만 성실하다. 내가 생각하는 인재는 두 가지 조건이다. 성실과 능력이다. 성실하고 능력도 있으면 더할나위 없지만, 부득이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성실이 우선이다.

어떤 일이든 성실한 자세로 임하지 않으면 개인은 물론 조직 전체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조직 내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어딘가 반드시 원인이 있다. 우연은 없다. 마치 원인 없이 우연히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나 무원인은 아니다.

원인이 없다면 우연도 일어나지 않는다. 우연은 무언가 원인이 있을 때 만나게된다. 어떤 문제든 대개의 원인은 능력보다 성실하지 않을 때 나타난다.

성실하지 않은 직원이 오히려 불평불만은 많다. 불만은 칭찬보다 4배 이상 빨리 퍼진다고 한다. 매사 부정적인 사람의 부정적인 생각은 암세포처럼 빠르게 확산된다.

그런 분위기가 회사에 퍼지면 개인은 물론 조직 전체의 능률이 떨어진다. 나는 불평불만이 많은 직원들을 금방 간파한다. 그들의 공통점은 연락과 보고를 게을리하고 자신이 맡은 일의 결과를 확인하지 않는다.

천마물산 인수 초기에 불평불만이 많은 직원들이 있었다. 고민하다가 각각 3년치 봉급을 주고 사직서를 받았다. 일시적으로자금 부담이 컸지만 장기적으로 회사에 이익이 됐다.

남은 임직원들에게는 앞으로 봉급은 각 회사들이 스스로 결정하라고 했다. 대신 나는 임원 인사권을 가지겠다고 말했다. 말과 행동이 다른 임원을 진심으로 따르는 직원은 없다. 직원들이 따르지 않는 임원이 많은 기업은 절대 오래 갈 수 없다.

나는 꽤 많은 신입사원을 만나고, 더 많은 임직원들과 일하면서 한 가지 결론을 얻었다. 누구든 짧은 시간에 그를 완전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함께 일해 보지 않고는 그를 완전히 알기 어렵다.

처음에는 엄청난 열정을 보여 주던 사람이 얼마 지나지않아 그만두는 경우도 있고, 처음에는 별로 의욕이 없어 보이던 사람이 나중에 큰 성과를 내는 경우도 있다.

별말 없이 묵묵히 자신의 업무를 꼼꼼하고 성실하게 처리하는 직원은 나중에 그가 회사를 그만둔 후에야 그가 우리에게 얼마나 필요한 존재였는지 알게 된다.

CEO의 많은 역할 중 특히 중요한 것은 현재가 아닌 미래를 보는 눈이다. 지금 당장보다는 미래가 모든 고민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당장 실적을 더 많이 내는 것도 좋지만 현재를 위해 미래를 담보해서는 안 된다.

지금 당장 보여주기식 경영을 하면, 반드시 미래가 불안해진다. 나는 늘 미래를 생각하고, 임직원들은 대부분 현재를 생각한다. 그 간격이 힘들 때가 있지만, 그 간격 때문에 기업이 조금씩 꾸준히 성장한다.

성실하지 않은 직원이 오히려 불평불만은 많다. 불만은 칭찬보다 4배 이상 빨리 퍼진다고 한다. 매사 부정적인 사람의 부정적인 생각은 암세포처럼 빠르게 확산된다.

그런 분위기가 회사에 퍼지면 개인은 물론 조직 전체의 능률이 떨어진다.

나는 불평불만이 많은 직원들을 금방 간파한다. 그들의 공통점은 연락과 보고를 게을리하고 자신이 맡은 일의 결과를 확인하지 않는다.[다음시간에 계속]ㅈㅈ기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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