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제기차기

재미있는 민속놀이, 금성청년출판사, 1994.에서

서문

민속놀이를 많이 하는 과정을 통해 민족적 자부심과 긍지를 높이며 우리 민족문화유산을 계승 발전시켜 나가도록 해야 한다(한 두 줄씩 여러 번에 걸쳐 채워질 것이다).

제기차기란 발로 제기를 누가 더 잘 차나를 겨루는 오랜 옛날부터 전해오는 민속놀이입니다.

이 놀이는 처음부터 지금의 제기 같은 것을 찬 것이 아니라 공과 비슷하게 만든 것을 가지고 공차기와 같은 형식으로 놀았다고 합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지금처럼 선 자리에 차는 제기차기를 생각해 내였다고 합니다.

제기라는 이름은 여러 가지로 부르다가 점차 부르기 좋게 제기로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전하는데 이야기에 의하면 제기차기는 세나라이 전시기부터 널리 돌아온 것이라고 합니다.

<동국세시기>라는 력사 책에는 꿩의 깃을 꽂은 제기를 가지고 어른과 어린이들이 마주 서서 다리 힘을 겨루면서 찼는데 그것은 큰 총알과 같았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땅에 떨구지 않고 계속 차는 사람이 잘하는 것으로 되였다고 하였습니다.

옛날에는 어른들도 제기차기를 많이 하였는데 점차 소년들의 놀이로 되였습니다.

제기차기는 한 발로 몸의 중심을 유지하고 다른 발로 정확하고 기민한 동작으로 제기 다루기를 하는 과정을 통하여 다리 힘을 키우고 정신 집중과 인내력, 운동기능을 높여주는 데 있습니다.

제기차기 놀이에서 기본 도구는 제기이므로 제기를 잘 준비하여야 합니다.

제기는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그 모양이 바뀌고 다양해졌습니다.

옛날에는 주로 못쓰게 된 구멍이 난 구리 돈을 질기고 얇은 종이에 돌돌 말아 싸서 종이의 양 끝을 돈 구멍으로 꿰여 뽑은 다음 그 종이를 열 개 정도로 나게 베여 매 밑에서부터 3분의 2 정도까지 손가락으로 비벼 새의 깃처럼 되게 하였습니다.

손가락으로 비벼 놓은 부분은 가는 노끈처럼 빳빳하고 그 우의 나머지 부분은 펼쳐진 종이 채로 있어 보기만 해도 한번 차보고 싶은 생각이 났습니다.

이러한 제기는 오늘에도 그대로 만들어 쓸 수 있습니다.

지름 2~3㎝ 판 질의 동그란 쇠관이나 연관 같은 데에 구멍을 내고 질 종이 같은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쇠동그라미 만한 크기로 오려서 쇠관에 맞추어 구멍을 낸 다음 거기에 새 깃을 꽂아 빠지지 않도록 한 다음 그 밑에다 쇠관을 풀로 붙이든가 실로 고정해 만들 수 있습니다.

제기가 공중에서 바로 떨어지지 않으려면 어느 정도 무게가 있어야 합니다.

필이 있는 소가죽, 도끼 가죽, 개가죽 등으로 만든 제기에 새 깃이나 닭털, 꿩 털 같은 것을 꽂아 장식하면 한결 보기 좋습니다.

이렇게 만든 제기는 공중에 떴다가 공기저항을 받아 빨리 떨어지지 않고 천천히 내려오는데 그 모양이 차는 재미를 더한층 돋워 줍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든 제기는 그 동작이 발에 잘 맞으므로 재주를 부리는 데도 좋습니다.

종이나 새, 닭, 꿩 등의 깃이 없을 때는 토끼털만 가지고도 제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도끼 털만 가지고 제기를 만들 때는 쇠동그라미 판에 토끼털만 풀로 붙여서 만들면 됩니다.

놀이 시기는 추운 겨울을 내놓고는 아무 때나 할 수 있는데 옛날에는 봄과 가을에 많이 하였습니다. 특히 이른 봄과 늦은 가을 쌀쌀한 날씨에 제기차기하면 몸 단련에 좋습니다.

놀이 장소는 운동장을 비롯하여 바깥의 아무 곳이나 모여서 놀 수 있는 곳이면 됩니다.

놀이 인원은 2명 이상 여러 명이 놀 수 있는데 인원수가 많을 때는 편을 갈라 할 수 있습니다.

놀이시간은 30분~1시간 정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놀이방법은

① 한발 차기 놀이

한 발차기 놀이는 먼저 한 명씩 차는 방법으로 합니다. 한 명씩 찰 때는 몇 번 차기를 하겠는가 하는 것을 약속하여야 합니다.

100번을 차기로 하였다면 순서를 정한 다음 첫순 번부터 차면 됩니다. 제기를 차다가 떨구면 다음번 어린이에게 차례를 넘겨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차례차례로 돌아가면서 차는데 100번을 먼저 찬 어린이가 이기는 것으로 됩니다. 이때에는 차는 어린이와 함께 다른 어린이들도 다 같이 하나, 둘…. 하면서 차는 수를 세여 나갑니다.

한 발차기 놀이는 여러 명이 함께 차는 방법으로도 할 수 있습니다. 여럿이 함께 찰 때는 모든 어린이가 제기를 가지고 찰 준비를 하면 그중 한 명이 심판이 되여 시작 구령을 줍니다.

그러면 같은 시간에 모든 어린이가 제기차기를 시작합니다. 이 방법은 마지막까지 찬 어린이가 이기는 것으로 합니다.

한 발차기 놀이를 할 때는 제기차기를 시작하기 전에 다리가 아프거나 힘들면 차올린 제기를 머리 우나 어깨 우에 받아놓고 잠깐씩 다리쉼을 하고 다시 차는 방법으로 할 것을 약속하고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약속을 하였을 때는 차는 수를 많이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제기차기를 할 때 손을 뒤집자고 차는 방법으로도 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손을 자기 마음대로 하면서 하기에 보통 제기차기보다 훨씬 힘듭니다. 그러므로 이 방법은 제기를 잘 알아야만 할 수 있습니다.

② 두 발차기 놀이

두 발차기 놀이는 어느 한 발로 먼저 차기를 시작하여 제기가 공중에 올라갔다가 내릴 때 얼른 발로 엇바꾸어 가면서 차는 방법으로 합니다.

이 놀이는 시작하기 전에 먼저 한번 차고 발을 엇바꾸겠는가 아니면 한발로 두 번이나 세 번씩 차고 발을 엇바꾸겠는가 하는 것을 약속하고 하여야 합니다.

만약 한 번씩 엇바꾸어 차기를 하기로 하였으면 한발로 한 번씩 차야지 두 번 차면 반칙으로 됩니다.

두 발차기 놀이 진행 방법은 한 발차기 놀이 때와 같은 형식으로 하면 됩니다.

제기차기할 때에 한 어린이가 실수 없이 오래 차게 되면 다른 어린이들은 여러 가지 우스운 이야기와 행동으로 오래 차지 못하도록 방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재주가 있는 어린이들은 그런 꼬임에 넘어가지 않을 뿐 아니라 더 신이 나서 자기의 재주를 부리게 됩니다.

③ 재주부리기 놀이

재주부리기 놀이는 일정한 순서에 따라 진행하는 데 쉬운 것으로부터 어려운 것으로 넘어가면서 합니다.

재주부리기는 먼저 발 안쪽 모서리로 한번 차고 다음 공중에 차올렸다가 내리는 제기를 발 바깥쪽 모서리로 찹니다. 다음은 다시 발 안쪽 모서리로 한번 찬 다음 이번에는 발등으로 합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발뒤꿈치, 무릎 순서로 찬 다음 마지막으로 발 안쪽 모서리로 높이 차서 머리 뒤로 넘긴 다음 재빨리 돌아서서 내리는 제기를 한 번 더 받아 차고 제기가 공중에 올랐다가 내리려고 할 때 손으로 한번 슬쩍 다시 공중에 올려보냈다가 내리는 제기를 발 한쪽 발등에 받으면 발재주부리기는 끝납니다.

그러나 이러한 요구대로 하지 못하였을 때는 차례를 다음 어린이에게 넘기고 차례가 돌아오면 하지 못한 차기를 마저 하여야 끝나는 것으로 됩니다.

이 놀이는 시작하기 전에 발 안쪽 모서리로 한번 차다가 또는 두 번 차겠는가 하는 것을 약속하고 놀 수 있습니다.

놀이는 약속한 차기를 먼저 끝낸 어린이가 이기는 것으로 되는데 만약 단번에다 끝낸 어린이가 두 명 이상일 때에는 재주부리기를 두 번, 세 번 반복하여 제일 많이 재주를 부린 어린이가 이기는 것으로 됩니다.

재주부리기의 다음 방법은 차서 높이 올린 제기를 팔목, 무릎, 머리, 어깨, 잔등, 허리 우의 순서로 올려놓았다가 내리우면서 차는 방법으로 합니다.

이 놀이도 시작하기 전에 발로 몇 번을 차고 재주를 부리겠는가 하는 것을 약속하여야 합니다. 승부 가르기는 발재간 부리기와 같이 합니다.

④ 마주 차기 놀이

둘이 마주치기

둘이 마주치기 놀이는 두 명이 마주 서서 서로 차기를 하는 놀이입니다. 이 놀이는 그림과 같이 한 명이 먼저 마주 선 어린이에게 차 보내면 마주 선 어린이가 받아 차서 차 보낸 어린이에게 다시 보내는 방법으로 합니다.

지름 1ｍ 정도의 똑같은 동그라미 두 개를 그어놓고 그 안에 한 명씩 들어서서 합니다. 동그라미와 동그라미 사이의 거리는 적당히 하면 됩니다.

제기를 땅에 떨구거나 금박으로 차내기를 합니다.

놀이는 약속한 수만큼 차지 못하고 먼저 반칙한 어린이가 지는 것으로 됩니다.

셋이 마주치기

셋이 마주치기 놀이를 할 때는 먼저 순서를 정한 다음 둘이서 마주 자기를 할 때와 같이 각기 그어놓은 동그라미 안에 들어가서 차례로 돌아가며 차는 방법으로 합니다. 승부는 둘이 마주 차기를 할 때와 같이 가릅니다.

넷이 마주치기

넷이 마주 차기를 하는 놀이는 한 명이 중심이 되고 세 명이 부챗살처럼 둘러서서 차내는 방법으로 합니다.

이 놀이도 먼저 순서를 정한 다음 각기 자기 동그라미 안에 들어가섭니다.

놀이는 중심이 된 첫 번째 어린이가 두 번째 어린이에게 차 보내면 두 번째 어린이는 다시 중심에 선 어린이에게 차 보내고 이번에는 중심에 선 어린이가 세 번째 어린이에게 차 보내는 방법으로 합니다.

놀이는 이런 방법으로 중심에 선 어린이가 둘러선 어린이들에게 차례차례 돌아가면서 차기를 계속합니다.

이때 중심에 선 어린이가 제기를 받아 차지 못하면 반칙으로 되어 두 번째 어린이와 자리를 바꿉니다.

그러나 둘러선 어린이 중에서 반칙한 어린이가 나면 그 어린이는 동그라미 안에서 나가야 합니다.

놀이는 마지막 한 명이 남을 때까지 하여 한판이 끝인데 결국 중심에 남은 어린이가 이기는 것으로 됩니다.

다섯이 마주치기

다섯이 마주치기 놀이를 할 때는 돌, 가위, 보를 하여 동그라미 안에 차례로 들어서서 시작합니다.

놀이는 제기를 땅에 떨구거나 밖으로 차 보낸 횟수가 열 번 되는 어린이가 나오면 한판이 끝난 것으로 순위는 잘못한 횟수에 따라 정합니다.

놀 때는 순위에 따라 순서를 바꾸고 같은 방법으로 경쟁합니다.

편을 갈라 마주치기

편을 가르고 마주치는 놀이는 먼저 한 줄로 선 두 편이 마주 서서 차는 방법으로 합니다.

이 놀이는 첫 어린이부터 상대편에 마주 차기 시작하여 마지막 어린이까지의 바꾸어 차 보내는 방법으로 합니다.

놀이 과정에 반칙한 어린이는 마주치기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놀이는 어느 한 편이 반칙을 당하면 지는 것으로 됩니다.

편을 가르고 마주치는 놀이는 다음으로 돌, 가위, 보를 하여 두 편으로 가른 다음 편끼리 순위를 정하고 한편은 홀수가 되고 다른 편은 짝수가 되어 자라를 잡고 합니다.

이 놀이도 제기를 동그라미 금 밖으로 차든가 땅에 떨구면 반칙으로 되여 차기에서 떨어져야 합니다.

놀이는 마지막 한 명이 남을 때까지 계속하는데 반칙하지 않고 살아남은 어린이가 있는 편이 이기는 것으로 됩니다.

놀이는 날아오는 제기를 맞받아 찰 수도 있고 일단 받아서 자기 혼자서 몇 차다가 상대편이 긴장을 늦추었을 때 불의에 차 보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편이 왼발이 서툴면 왼쪽으로 차 보내며 상대편이 재주를 다 부리지 못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⑤ 돌아오기 놀이

돌아오기 놀이는 편을 짜 가지고 일정한 거리를 제기를 차면서 돌아오기를 쳐주는 방법으로 합니다. 이 놀이에는 제기를 한 발로 차면서 돌아오기와 두발로 엇바꾸어 차면서 돌아오기 방법이 있습니다.

⑥ 제기차기에서 벌 받기

제기차기에서 벌은 진 편이 이긴 편에 제기를 넘겨주는 방법으로 합니다.

이긴 편은 진 편이 넘겨주는 제기를 진 편이 받지 못하게 멀리 차 보냅니다. 그러면 진 편은 제기를 주어다가 또 주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진 편은 이긴 편이 차는 제기를 받아 쥐기 쉬운 곳에서 날려서야 합니다.

한편 진 편이 섬겨주는 제기를 받지 못하고 헛발질을 하면 반칙으로 놀이를 새로 시작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