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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주 칼럼](64)동화로 만나는 남북한 전래놀이 ... 바줄당기기③
[장영주 칼럼](64)동화로 만나는 남북한 전래놀이 ... 바줄당기기③
  • 뉴스N제주
  • 승인 2022.04.30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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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주 한국해양아동문화연구소장
공무원대한민국최고기록(기네스북·400여권·종이전자오디오책 중복있음)
통일교육위원·남북교육교류위원회위원·민통제주협의회부회장·평통자문위원 지냄
교육학박사·명예문학박사·아동문학가·문학평론가·사진작가
장영주 작가
장영주 작가

□ 줄다리기 영차/장영주 작

(운동장 가운데 짧은 줄을 여러 개 놓고 양측에서 달려들어 줄을 많이 가져가는 게임인데 사진에서는 짧은 줄 가운데 모래주머니가 없다. 개미들의 줄다리기에는 가운데 모래주머니를 묶어 멀리서 보면 개미들이 먹이를 끌어가는 모습처럼 보인다)
(운동장 가운데 짧은 줄을 여러 개 놓고 양측에서 달려들어 줄을 많이 가져가는 게임인데 사진에서는 짧은 줄 가운데 모래주머니가 없다. 개미들의 줄다리기에는 가운데 모래주머니를 묶어 멀리서 보면 개미들이 먹이를 끌어가는 모습처럼 보인다)

자, 오늘은 줄다리기를 해 보겠어요. 우리가 아는 줄다리기가 아니라 개미 줄다리기.

체육 선생님이 분위기를 잡는다.

개미 줄다리기?’

생전 처음 듣는 말에 아이들의 귀가 쫑긋해진다.

체육 선생님은 이동식 칠판에 그림을 그리고 설명을 하는데 시원치 않다.

개미 줄다리기가 아닌 삼천만의 줄다리기를 설명하고 있으니 말이다.

줄다리기는 옛날에 정월 대보름이 되면 풍년을 기원하며 행하던 놀이라 했다.

줄다리기에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그야, 줄다리기 줄.

굿, 그 줄을 어떻게 할까요?”

길고 굵은 끈 가운데를 색깔 있는 천으로 매어 주지용.

참 잘했어요. 그다음은?

바닥의 중심이 되는 곳에 선을 긋고요. 굵은 끈 가운데를 바닥의 선과 맞추어서 바닥에 놓고, 친구들은 똑같은 숫자로 나눠 줄을 잡고 일어선 후 양쪽에서 끌고 잡아당깁니다. ”

어느 쪽이 이기죠?

선을 기준으로 해서 끈이 많이 들어와 있는 편이 이깁니다.

아이들은 도사다.

아니 그까짓 줄다리기 규칙쯤 모를 줄 알고….

그런데 이번 줄다리기는 그게 아니고….

체육 선생님이 뜸을 들인다.

혹 개미 줄다리기?

어느 쪽이 짧은 줄을 많이 가지고 가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지.

긴 줄 달리기가 아닌 짧은 줄을 여러 개 놓고 시작 신호와 함께 짧은 줄에 달려들어 짧은 줄을 많이 가져가는 게임을 말하는데 멀리서 보면 개미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먹이를 물고 끌어오는 모습과 똑같기에 붙여진 이름이 개미 줄다리기란다.

예에?

뭐가 뭔지 아직 촉이 안 선다고요?

그래요, 개미들의 줄다리기란 말은 없는 데 새로 만든 이름이어서 그래요.

자, 주목.

첫째, 10m 정도의 줄에 가운데 모래주머니를 매달아 놓는 줄을 15개 만든다.

둘째, 100명이 양쪽으로 편을 가르면 한쪽이 50명 되게 양쪽 숫자가 같게 한다.

셋째, 짧은 줄을 게임 장소 가운데에 모래주머니가 놓이게 가지런히 놓는다.

넷째, 시작 신호와 함께 한꺼번에 달려 나와 상대편보다 빨리 짧은 줄을 자기편 쪽으로 끌어 온다.

다섯째, 짧은 줄이 많이(8개 이상) 끌어온 쪽이 승리한다.

뭐라구?

아직도 감이 안 잡힌다고?

잘 들어봐요.

자 게임장 한가운데 15개의 모래주머니를 중앙에 단 짧은 줄을 놓고 100명이 달려들어 짧은 줄을 잡아당기는데 이때 짧은 줄에 한 명만 있으면 당연히 그쪽으로 끌려갈 것이고 두 명이 한 명씩 있는 짧은 줄에는 힘센 쪽으로 끌려가겠지?

좋아? 이것까진 이해가 됐고,

어떤 짧은 줄에는 상대편은 5명 자기편은 2명이 있을 수 있겠지? 그래도 힘센 쪽으로 끌려갈 거든.

경우의 수는 각각 달라,

그러니 이런저런 이유 없이 15개 짧은 줄이 8개 이상(15개에서 반 이상) 끌어온 쪽이 이기는 게임이거든. 오케이?

이를 멀리서 높이서 바라보면 개미들이 먹이를 잡아 끌어오고 뒤에서 밀고 가는 모습과 같다 하여 개미 줄다리기라 이름 붙였거든.

누가?

글 쓰는 사람이…….

아이들이 체육 선생님과 한판 입씨름을 한 후에야 파란 잔디밭 운동장에서 개미 줄다리기를 할 수 있었다.

사람이 많으면 줄을 31개(홀수여야 승부를 가를 수 있다) 늘어놓아서 시작 소리에 맞춰 줄을 빨리 잡아당기는 거란다.

긴 줄다리기를 변형시킨 것이라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이번 줄다리기는 누가 가장 재미있게 웃으며 경기하느냐를 가리겠어요. 이름하여 스마일 콘테스트.

체육 선생님은 한술 더 떠 스마일 콘테스트를 한다나?

그건 체육 선생님 아이디어가 아니고 사회복지사 선생님의 아이디어란다.

운동회 날 가장 재미있게 웃는 얼굴을 이동식 칠판에 붙이고 다른 아이들이 사진 아래 딱지 하나씩 붙인 후 누가 딱지를 많이 받았느냐를 가린다는데….

운동회 연습하는 얼굴을 아무도 몰래 찍는다고 했다.

주영인 운동회 연습 때 잘도 웃었다.

침이 줄줄 흘려 먼지가 붙으니 꼭 수염 같았다.

척 보아 무슨 대장하고 비슷했다.

하기야 공부 못하는 주영인 장군 흉내를 낸들 누가 흉볼 리 없다만….

주영인 학교가 끝나고 집에 돌아와 오늘 줄다리기하는 모습을 공책에 그렸다.

심심했다.

컴퓨터를 켰다.

줄다리기를 검색해 보았다.

줄다리기는 우리나라의 전래놀이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이 참가할 수 있는 대규모의 놀이라 했다. 줄다리기가 언제부터 왜 생기게 되었는지 그 연대와 유래는 알 수 없지만, 우선 많은 사람이 참가할 수 있다는 것과 단결력과 협동 정신을 길러주는 놀이로서는 줄다리기만 한 것도 없다고도 했다.

특히 요즘은 줄다리기가 일반화되어 체육대회는 물론, 기관 대항의 친선게임에서도 줄다리기는 약방이 감초라 했다.

그런데 본래 이 줄다리기는 우리나라의 남부 지방에서 음력 정월에 많이 행해졌는데, 이때 참가하는 인원은 수백에서 수천에 이르렀다 한다. 이처럼 줄다리기를 하기 위해 동네 청년들이 모여서 계획을 세운 다음, 정초부터 마을 여러 집을 돌아다니며 짚단을 구해 줄을 만드는 데 며칠이 걸렸다. 이 줄은 보통 줄이 아니라 수백 명의 인원이 양쪽에서 당겨야 하므로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렇기는 해서 만들어진 동아줄은 다시 광장으로 옮겨지는데, 이때는 농악대가 선두에 서서 농악으로 흥겨운 분위기를 조성해 준다. 줄다리기는 많은 사람이 참가하므로 질서를 지켜야 한다. 질서를 지키기 위해선 심판관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요즘의 줄다리기는 규칙에서 벗어나 변형된 것도 있다 했다. 아마 체육 선생님이 했던 개미들의 줄다리기를 말하는 모양이다.

그날 주영인 줄다리기하는 꿈을 꾸며 잠이 들었다.

○ 기네스북 등재

우리나라에서 만든 줄이 기네스북에 올랐다 한다. 이 줄다리기는 우리나라의 전래놀이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이 참가할 수 있는 대규모의 놀이다. 줄다리기가 언제부터 왜 생기게 되었는지 그 연대와 유래는 알 수 없지만, 우선 많은 사람이 참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또한 단결력과 협동 정신을 길러주는 놀이로는 이를 따를 만한 놀이도 없다고 본다.

기네스북 오른 ‘의령큰줄땡기기’ 놀이를 2022년엔 열 수 있을까?

의령큰줄당기기보존회에 따르면 의령군은 2021년 개최 예정이었던 ‘의령큰줄당기기’ 행사를 1년 더 연기하여 2022년에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 19가 전국적으로 재확산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격상하여 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민의 안전을 위해 이같이 결정된 것이다.

주) 의령큰줄은 2005년에 길이 251m, 둘레 5~6m, 무게 56t으로 세계에서 제일 큰 줄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또 의령 큰 줄은 2015년에는 영산 줄다리기, 기지시줄다리기, 삼척기줄다리기, 감내게줄당기기, 남해선구줄끗기 등과 함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공동 등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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