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N아침시](102)김정애의 '사백 년 전 띄운 편지'
[뉴스N아침시](102)김정애의 '사백 년 전 띄운 편지'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3.08.15 1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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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조시인협회 회원
2017 제주시조지상백일장 우수상

사백 년 전 띄운 편지
-김정애

“남들도 우리처럼 이런 사랑 할까요?”
*월영교 달빛 아래 편지를 읽습니다
사백 년 시공을 넘도록 다 못 부른 당신아!
그리움 올올이 엮어 머리칼로 칭칭 감아
애끓는 마음 녹여 씨 날줄 수를 놓고
마지막 가는 발걸음 자욱 자욱 적셨네
자네와 나 새긴 정 찬찬히 읽으시고
꿈 속에 꼭 오시어 여쭙건 답해주오
누구를 아기와 원이는 아버지라 부를까요?

* 경북 안동에 있는 댐. 400여 년 전 무덤 속에서 머리칼로 삼은 미투리와 손편지가 발견

◆김정애 시인

1968년생. 2017 제주시조지상백일장 우수상, 제주시조시인협회 회원.

이 시는 김정애 시인이 2019년 중앙 시조 백일장에서 장원 수상작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심사위원의 글을 그대로 올린다. 

김정애 시인
김정애 시인

◆이달의 심사평
시인은 꿈꾸는 사람이다. 한여름 꿈을 엮은 세 편을 골라 김정애의 ‘사백 년 전 띄운 편지’를 장원으로 올린다.

예나 지금이나 망부가만큼 절절한 시편이 또 있을까만 잘 엮은 수작이다. “남들도 우리처럼 이런 사랑 할까요?”라는 반어적 첫 수부터 시공을 넘은 이승과 저승의 사랑으로 시선을 집중시키지만 애통한 감정의 이내 없이 천연하다.

그 “애끓는 마음”을 다스려 “누구를 아기와 원이는 아버지라 부를까요?”하고 맺으면서도 격한 정조에 휘둘리지 않고 차분한 가락에 담아 형상화 하는 솜씨가 더없이 미덥다.

각 장의 행간을 띄워 독자의 감성을 유인하는 기교도 돋보인다.
-심사위원: 이종문, 최영효(대표집필 최영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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