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시인
네모의 입장에서 세모는 이주민, 혹은 이방인이다. 세모는 처음 보는 모양이기 때문이다.
또한, 세모도 네모를 잘 모른다. 네모와 어울린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인지도 모른다.
각이 있는 삶, 직선의 삶을 살아왔기에 성격은 비슷하지만, 각이 큰 네모와 작은 세모의 격차(gab)를 채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나마 직선을 구부리며 살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찌르고 상처 내며 수용할 수 있는 희망이 있다.
부부라는 것은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의 형태다. 즉, 동경하는 것이다. 내가 아닌 다른 모양이나, 성질, 환경을 그리워하면서 만나서 다짐하고 해로하는 과정이다.
부족한 네모와 세모가 자신이 부족한 것을 채우려고 노력한 결과 꽉 채운 동그라미를 만드는 것.
상처로 얼룩지는 직선의 만남이 결국 구부릴 수 있는 자세가 되는 것이다.
가족은 동그라미를 만드는 과정이다. 동그라미는 보글보글, 톡톡톡 술 익어가는 냄새를 피운다.
동행이란 결국, 그런 과정을 만드는 행동이다. 실천이 곧 행복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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