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N아침시](101)최창일 시인의 '듬브갯'
[뉴스N아침시](101)최창일 시인의 '듬브갯'
  • 뉴스N제주
  • 승인 2023.07.2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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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제주문인협회 회원
최창일 시인
최창일 시인

듬브갯

가자 !
빌레가 고랫방석처럼 펼쳐놓은 곳
바닷가 물보라 멍석말이처럼 밀려오면
빌레 꽝에 파도가 부서진다
순비기꽃은 소금을 맛본다

가자 !
꿈이라도 꿀 수 있는 것처럼
풍선 그리고 자리 테우 한 척씩 있어
귀일 소주공장 굴뚝은 등대였던 것 같아,
만선에 은갈치, 고등어 맛볼 수 있었다

가자 !
봄이면 원담에서 멜을 뜨면
두세 바구니 채우고 나면 국 끓여 먹고
남는 것은 봄볕에 말려 일 년 치 반찬
여름엔 자리돔은 최고급 반찬

가자 !
아무리 되뇌여 봐도 에덴동산은 아니지만
유년의 소금같은 손꼽친구 볼 수 없듯
외할머니 끓여주시던 냉잇국에 향수
꿈속에서 아쉬움만 남는 것 같네.

*멜: 멸치.
*듬브갯: 제주시 애월읍 하귀1리 관전밭의 자연부락

*프로필
-. 2003년 “월간 좋은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대한민국 문인협회 제주지회장(역).
ㅡ시집: 군냉이 호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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