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주 칼럼](52)동화로 만나는 남북한 전래놀이 - 팽이치기⑤
[장영주 칼럼](52)동화로 만나는 남북한 전래놀이 - 팽이치기⑤
  • 뉴스N제주
  • 승인 2022.02.0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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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주 한국해양아동문화연구소장
공무원대한민국최고기록(기네스북·400여권·종이전자오디오책 중복있음)
통일교육위원·남북교육교류위원회위원·민통제주협의회부회장·평통자문위원 지냄
교육학박사·명예문학박사·아동문학가·문학평론가·사진작가

북한의 팽이치기

팽이치기 놀이는 오랜 옛날부터 어린이들의 흥겨운 놀이의 하나였습니다. 력사 기록에 의하면 팽이치기 놀이는 고구려 때에도 하였다는 것으로 보아 매우 오랫동안 전해져 오는 놀이입니다.

팽이는 지방에 따라 패이, 팽돌이, 뺑이, 빼리, 맹돌이, 뺑생이, 봉애, 포애, 씨리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렸는데 그것들은 다 팽이가 팽팽, 씽씽 돈다는 예로부터 생겨난 것으로서 매 지방 사람들의 정서적 표현이 반영된 것입니다.

팽이는 몸을 단련하며 도는 물체에 대한 필요한 상식을 가지며 깎기에 필요한 손재간을 익히는 데 있습니다.

장영주 작가
장영주 작가

팽이치기 놀이를 위해서는 팽이와 팽이채가 있어야 합니다. 팽이는 나무로 만드는데 주로 박달나무, 대추나무, 소나무의 광솔 등 무게 있고 곧은 나무로 만듭니다.

무겁고 단단한 나무로 만든 팽이는 팽이 밑 끝이 무디지 않아서 오래 가지고 놀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나무로 만든 팽이는 돌기도 잘 돌고 돌 때 왕벌이 우는 소리와 같은 윙윙 소리를 내어 흥취를 더욱 돋구어 줍니다.

팽이를 더 오래 가지고 놀려면 이의 끝부분에 머리가 동그란 못을 박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작은 팽이나 광솔 팽이는 못을 박을 때 쪼개질 수 있으므로 조심하여야 합니다.

팽이를 깨진 벽돌이나 기왓장, 돌 같은 것을 갈아서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것으로 만든 팽이도 박달나무나 대추나무, 광솔로 만든 팽이에 못지않게 소리를 내면서 돌아갑니다.

팽이는 균형이 잘 잡히게 깎아서 돌릴 때 머리를 흔들지 않고 반듯이 한자리에서 돌게 하여야 잘 만든 것으로 됩니다. 왜냐하면, 그런 팽이일수록 오래도록 칠한 색이 곱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밖에 채가 없이 돌리는 팽이로서 바가지팽이 같은 것도 만들 수 있습니다.

바가지팽이는 깨여진 바가지의 조각을 어린이들의 손바닥만 한 크기로 동그랗게 깎아 다듬은 다음 그 중심에 어린이들의 손가락 하나 들어갈 만한 구멍을 뚫고 거기에 꼴을 보폭 하게 깎은 길이 5㎝ 정도의 나무를 밖아 만듭니다.

바가지팽이는 중심에 꽂은 나무 대를 바닥 사이에 끼워 힘껏 비벼 돌리든 가 또는 한 손의 엄지손가락과 둘째 손가락으로 비벼 돌리면서 얼음판에 놓는 방법으로 돌립니다.

바가지팽이는 아직 굳은 나무를 깎을 줄 모르거나 팽이 채로 칠 줄 모르는 어린이들이 가지고 노는 팽이입니다.

바가지팽이는 얇은 널판으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팽이의 형태는 여러 가지로 할 수 있습니다.

말 팽이는 머리가 평평하고 아래로는 둥글게 하여 내려오다가 끝을 뾰족하게 깎아 만듭니다. 그 모양이 쌀을 되는 말과 같다고 하여 말 팽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팽이는 깎기도 비교적 쉽고 오래 돌기 때문에 제일 많이 리용됩니다.

장구팽이는 머리와 팽이 끝을 다 뾰족하게 깎아서 아무 쪽으로나 돌게 한 팽이입니다.

장구팽이는 말 팽이보다 일반적으로 좀 길게 만듭니다.

장구팽이는 장구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줄 팽이는 팽이 허리에 잘록하게 홈을 내어 만든 것인데 잘록 팽이라고도 합니다.

이밖에도 팽이의 종류는 많습니다. 팽이를 곱게 장식하기 위하여 팽이 머리의 중심을 오목하게 파고 그 두리에 여러 가지의 색 줄을 치든가 옆에다 줄무늬를 놓기도 합니다.

팽이채는 보통 길이 50㎝, 굵기가 자기의 손가락만 한 싸리나무 같은 것을 다듬어서 만듭니다.

 

나무의 끝에는 약간 홈을 판 다음 거기에 노끈을 빠지지 않게 매면 됩니다.

노끈은 비날론이나 나일론 실 또는 그와 같은 질긴 천으로 20~30㎝의 길이로 만들 수 있습니다.

노끈은 나무채 끝에서부터 절반 정도 꼬아놓고 그다음부터는 약간씩 풀어 너슬너슬하게 만듭니다.

이렇게 만든 노끈은 팽이에 잘 감겨 한 번만 쳐도 팽이가 오랫동안 돌아갈 수 있습니다.

팽이를 돌리려면 팽이채의 노끈을 팽이 허리에 감고 왼손에 쥔 얼음판 우에 대거나 아니면 선 자세에서 오른손에 쥔 팽이 채를 옆으로 잡아채야 합니다.

팽이가 돌다가 죽으려고 하면 팽이채로 팽이 허리를 치워서 돌게 합니다.

팽이치기 놀이는 흔히 겨울 얼음판에서 합니다.

봄, 여름, 가을에는 갖추어진 팽이치기 놀이터나 잘 다듬어진 대리석 같은 것을 깔아놓은 넓은 마당에서 할 수 있습니다.

놀이 인원은 놀이방법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두 명 이상 많아도 됩니다.

편 가르기도 놀이방법에 따라 할 수 있는데 흔히 소년반별, 학습반별로 할 수 있습니다.

놀이시간은 놀이의 규모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30분~1시간 정도 할 수 있습니다.

① 오래 돌리기 놀이

오래 돌리기 놀이는 팽이를 오래 돌리기를 겨루는 놀이입니다. 이 놀이는 2명 이상 많은 어린이가 할 수 있는데 먼저 놀이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얼음판 우에 자기의 팽이를 돌게 하면서 겨루기를 할 준비를 합니다. 이리한 준비가 되면 한 어린이가 심판이 되어 시작 구령을 줍니다.

그러면 놀이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구령에 따라 일제히 팽이를 한번 칩니다. 이때부터 누구의 팽이가 죽지 않고 더 오래 도는가를 겨룹니다.

겨루기는 소리를 더 잘 내면서 마지막까지 돈 팽이가 이기는 것으로 합니다. 이 놀이의 기본은 팽이를 잘 만드는 것과 함께 치기를 잘하는 데 있습니다. 남보다 치기를 늦게 시작한 어린이는 무효로 합니다.

② 부딪치기 놀이

부딪치기 놀이는 팽이를 쳐서 서로 부딪치게 하고 누구의 팽이가 더 오래 살아남는가를 겨루는 놀이입니다. 이 놀이는 두 명 이상 여러 명이 개인 겨루기를 하는 방법

으로 할 수 있습니다. 이때에는 놀이에 참여한 어린이들 모두가 일제히 부딪치게 하여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팽이를 이기는 것으로 합니다. 부딪치지 못한 팽이는 무효로 합니다.

부딪치기 놀이는 편을 갈라서도 할 수 있습니다. 이 놀이는 갈라진 두 편이 순서로 마주 서서 두 명이 평이 부딪치기를 한 다음 다른 어린이들끼리 또다시 팽이 부딪치기를 하는 방법으로 합니다. 이때 부딪친 팽이가 돌다가 죽으면 살아남은 팽이를 계속 치면서 또 부딪치기를 할 수 있습니다.

③ 돌아오기 놀이

돌아오기 놀이는 팽이를 치면서 일정한 곳을 돌아오기를

겨루는 놀이입니다. 이 놀이는 편을 가르고 출발선과 일정한 거리에 한곳을 정한 다음 이를 치면서 출발하여 정해진 곳을 돌아와 팽이와 팽이 채를 자기편 어린이에게 넘겨주면 다음 어린이가 또다시 정해진 곳을 돌아오는 방법으로 합니다.

채를 넘길 때는 팽이가 출발선을 탄 조건에서 넘겨줄 수 있습니다. 이 놀이에서 팽이가 죽으면 죽은 자리에서 되살려서 놀이를 계속할 수 있습니다. 돌아오기 놀이는 정해진 곳을 먼저 돌아온 편이 이기는 것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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