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허브티앤푸드연구소
사단법인 국제건강차문화원
.제주의 이른 가을 길가 옆 흔하디 흔한 쑥대가 여기저기 늘어서 있다.
덩굴식물과 한데 엉키어져 있는가 하면 해안가 옆에나 산자락 어느 곳에서나 한결 같이 높은 꽃대를 자랑하며 줄지어서 있다.
쑥은 국화과 여러해살이풀로 학명은 Artemisia princeps이다.
옅은 붉은색의 꽃은 7월에서 9월 무렵 줄기 끝에 두상(頭狀) 꽃차례로 무리져 피는데, 하나의 꽃차례가 하나의 꽃처럼 달리는 것이 특징이다.
산쑥, 참쑥, 덤불쑥, 약쑥, 인진쑥, 사철쑥, 털쑥 등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주로 잎이나 줄기, 순을 식용 또는 약용하고 서양에서는 mugwort 또는 taragon이라는 이름을 쓰는 쑥 종류의 꽃 또는 잎을 식용할 수 있다.
이른 봄 쑥개떡이나 어린 순을 된장국을 끓여 먹기도 하고 차로도 음용하기도 한다. 예로부터 한방에서는 애엽(艾葉)이라 하여 잎의 흰 부분을 뜸으로 사용하였으며 고혈압을 예방, 백혈구의 수를 늘려 면역기능, 살균효과, 여성의 냉, 대하, 생리통, 안태 등 자궁을 따뜻하게 하기 때문에 부인병에도 효과가 있고, 혈액순환과 위장을 튼튼하게 한다.
한방에서 쑥의 성미는 온(溫), 맛은 신(辛), 고(苦) 하며 간(肝), 비(脾), 신(腎)경에 귀경한다.온경지혈(溫經止血), 산한지통(散寒止痛), 제습지양(除濕止癢)의 효능이 있다.
우리나라 전역에 걸쳐 자라는 쑥은 고조선의 단군신화부터 서양에서는 집시들이 쑥을 태워 악귀를 쫓는 풍습과 다양하게 우리의 생활과 너무나 친근하게 지내고 있다. 여름철 쑥을 태워 모기를 쫓기도 하고 역병을 치료하기도 하였다.
음식과 여러 효능을 지닌 약으로도 쓰이는 보물 같은 만병통치약이 아닐 수 없다. 쑥에는 cineol 성분이 25-30%로 많은데 독특한 쑥향의 주성분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비타민 A가 풍부해 활성산소를 제거해주는 항산화 식품이다. 쑥꽃은 개화되지 않은 작고 귀여운 동그란 은단 크기 만한 꽃망울처럼 생긴 것으로 차를 만든다.
향기도 잎처럼 진하지 않고 작은 줄기를 동그랗게 말아 작은 부케 꽃차를 만들기도 하고 스틱으로 잘라 컵에다 꽃아 그 자체로 차를 음미하기도 한다. 필자는 제주의 해안가에 핀 쑥꽃이 참으로 정겹게 보였다. 그곳에서 자라는 해풍을 맞은 꽃차야 말로 맛이 좋았던 것 같다.
쑥향이 나는 달짝지근한 감초의 맛이 살짝 느껴지고 살짝 쓴 맛이 있지만 오래 우리지 않으면 연두빛의 수색과 향 그리고 맛이 이처럼 아름다울 수 있으랴 싶다. 필자가 좋아하는 꽃차 중에 손꼽히는 차이기도 하다. 여성 누구에게나 선물해도 좋아하고 또 남성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꽃차이다.
<맹자>에는 7년 묵은 병을 3년 묵은 약쑥을 쓴다는 이야기가 있다. 쑥꽃도 오래 묵히면 꽃에서 분이 많이 일어난다. 필자의 5년 묵은 쑥꽃을 차로 우려 보았는데 쑥향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쓴맛은 덜해 풍미를 더 하는 맛 같았다.
쑥은 또한 마음의 안정을 주기도 하며 강력한 생명력을 주는 식물인 듯 하다.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졌을 때 가장 먼저 생긴 풀이 쑥이라고 한다. 평소에 몸이 차가우신 분들은 쑥가루를 가래떡으로 뽑아 떡이나 만두피, 또 명절에 쑥전이나 차로 드셔 보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꽃말은 평안, 여유, 행복이라고 한다. 누구에게나 마음의 안정을 주어 여유롭게 해주는 쑥꽃은 축복 받은 꽃이 아닐까 생각한다. 최근 바쁘다는 핑계로 건강을 소홀히 하였는데 필자에게도 쑥꽃차가 필요한 것 같아 매일 마셔봐야할 것 같다. 요즘 한가위의 의미가 점점 퇴색되어 가기는 한다지만 그래도 각자 나름의 위안을 위한 명절을 최소한 보내리라 생각한다.
올 추석 명절에는 향기로운 쑥꽃차로 행복함을 작은 메시지와 함께 전달하는 것은 어떨까 독자 여러분들에게 권장해본다. 소소한 행복이 언제나 매일 함께 하기를 쑥꽃차를 마시며 소망해본다.
필자는 다음 꽃과의 인연을 찾아 다시 만나기를 기다리며 이번 추석에는 훤한 보름달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