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허브티앤푸드연구소
사단법인 국제건강차문화원
The story of Jang Mi-kyung's One Hundred Flower
한바탕 빗줄기가 세차게 대지의 목마름을 아는 듯 시원하게 적셔주는 한 여름의 늦은 오후.
잠시라도 휴식시간을 주는 것 같아 내가 머무는 공간 옆 작은 올레길을 바람이라도 쏘일 겸 거닐다가 꽃잎에 촉촉한 이슬을 머금은 개망초를 보게 되었다. 흐린날이라 더욱 가운데의 샛노란 색은 계란의 노른자처럼 선명하고 너무나 가늘게 둘러쌓인 흰 꽃잎은 빗물 샤워를 하고 싱그러운 표정으로 필자를 맞이하는 듯 하다.
개망초는 Erigeron annuus (L.) Pers.라는 학명으로 일반적으로는 두해살이 또는 한해살이풀로 알려져 있 전국적으로 분포한다. 바깥쪽의 흰꽃이 암꽃이고 노란색의 꽃이 짝꽃이라 한다.
한방에서는 일년봉(一年蓬)이라 하며 성미는 담(淡)하고 평(平)하다.
주로 청열해독(淸熱解毒), 조소화(助消化)의 효능이 있다.
열을 내리고 소화를 도와 소화불량, 전염성 간염, 장염으로 인한 설사 또는 복통, 혈뇨 나 림프절염에 쓰인다.
전초가 pyromeconic acid를 함유하고 잎보다는 꽃에 좀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 또 꽃에는 quercetin, apigenin – 7 glucuronide 등의 성분이 있으며 약리적으로는 혈당강하 작용이 확인되었다.
『남경민간약초』에 따르면 “뿌리를 찧어서 잇몸이 부었을 때에 바른다”고 기록한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의 사용부위는 잎만 식품으로 사용할 수 있으니 주의를 바란다.
꽃차바라기인 소믈리에 분들에게는 조금 아쉬움이 남지만 전초를 쪄서 떡차를 만들기도 한다. 가느다란 실 같이 흰꽃을 말리려면 금새 민들레 홀씨처럼 어느새 꽃잎은 팬에 흩어져 버리기 일쑤이다.
아쉬운 맘에 필자도 개망초 꽃을 다시 꽃차로 만들어 보았다.
줄기를 통째로 작은 숙우에 넣고 온전한 채로 감상해보고 싶었다.
너무나 흔해 개(犬)라는 이름이 붙여지질 않았던가!!
일본 에도시대 말(1865년경) 관상용으로 도입되어 우리나라에도 ‘왜풀’ 이라는 이명이 있는걸 보면 구한말 즈음 일본에서 들여온 것으로 추정한다.
‘계란꽃’이라는 이름으로도 풀리는 개망초는 어린잎을 봄에 나물로도 식용하고 꽃으로는 차를 만들어 마시며 염료용으로도 쓰인다.
비가 오지 않아도 꽃을 꺾을라 치면 힘을 주지 않아도 금새 뿌리채 뽑히기도 한다. 농사꾼들의 일손을 덜어주기 위함인가 조금은 위안삼아 본다. 번식력도 좋아 농사를 짓는 곳에서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아 잡초로 인식이 많이 되어 있다.
망초보다 좀 더 꽃피는 시기가 이르기 때문에 빈 터에 무리지어 하얗게 장식을 한다. 멀리서 보면 흰 안개꽃이 피어있는 듯 필자의 눈에는 곱기만 하다.
실제로 꽃차를 만들어 마셔보니 줄기와 잎이 어우러져 연한 찻잎의 맛이 싱그럽고 풋풋한 달달함이 있어 산뜻하게 느껴진다. 꽤 괜찮은 맛이다.
찻빛은 연한 미황색에 가깝다고 해야할 듯 하다.
차를 마시면서 꽃말를 찾아보니 ‘가까이 있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멀리 있는 사람은 가까이 다가오게 해준다’. 라는 멋진 의미가 있는데 개망초의 이름이 빈약한 것에 비하면 너무나 글과 어울리는 생김새의 꽃인 듯 하다.
사실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늘 감사함이나 소중한 존재임을 모르고 그냥 지나쳐 버릴때가 많치 않던가!!
행복한 감정을 누구에게나 느끼게 해주고 멀어진 사이를 돈독하게 해주는 이 꽃이야말로 개망초가 아닌 ‘행복초’로 이름을 개명해야 할 것이 아닌가 싶다. 게다가 효능도 쓰임새가 있으니 말이다.
독자 여러분들도 가까이 있거나 멀리 있는 누군가에게 행복감을 전달해보고 싶다면 이 꽃을 부케로 만들어 선물하심이 어떠할는지 권장해본다.
‘계란꽃 부케차’!! 순수했던 그 가느다란 흰 꽃잎은 캐모마일의 꽃을 닮았다.
비 오는 날 혼자 거닐던 샛노란 계란과자 같이 동그란 모양의 산뜻한 생화를 필자는 잊을 수가 없다.
독자 여러분들에게도 비 피해가 없으시기를 염려하며 필자는 다음 꽃과의 인연에서 함께 만나기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