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충석의 자전 에세이 칼럼](13) 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하고
[고충석의 자전 에세이 칼럼](13) 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하고
  • 현달환 국장
  • 승인 2024.04.13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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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이 만난 제주사람, "아, 반갑수다!"
고충석 자전 에세이 '어느 행정학자의 초상'
고충석 전 제주대학교 총장의 인생 스토리
고충석의 자전적 에세이 '어느 행정학자의 초상'
고충석의 자전적 에세이 '어느 행정학자의 초상'

제주대학교 제7대 고충석 총장의 자전적 에세이 칼럼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젊은이, 세상을 준비하다.' 이번 장은 그야말로 대한민국을 이끈 여러 명사들과의 인연을 서술했다.

특히, 고충석 총장의 에세이를 통해 우리는 '문화접촉'을 할 수 있음에 매우 흥분이 되었다.

고 총장의 인생은 60년생 이후 겪어보지 못했던 시절을 음미해 보는 중요한 자료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고 총장이 걸어온 길이 굉장히 흥미롭고 제주의 섬소년이 어떻게 총장까지 올라갔는지 그의 행보를 우리는 흥분된 마음으로 지켜보는 것이다.

이번 장은 고 총장이 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하고 난 뒤에도 또다른 길, 즉 대학원을 졸업해도 살아갈 길에 대한 희망이 없어 막막했는데 여러가지 도움을 받는 내용을 서술했다.

특히, 김영훈 교수님의 추천 등으로 인해 자신의 길을 걸어갔지만 고충석 총장 주변에는 이처럼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기에 희망을 가졌다고 생각해 본다.

링컨은 "사람의 성품은 역경을 이겨낼 때가 아니라, 권력이 주어졌을 때 가장 잘 드러난다."라고 했다. 사람의 성격은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아무도 뭐라고 할 수 없는 위치에 올랐을 때 자유의지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가장 성품이 적나라하게 나타난다.

권력을 쥐게 되면, 성품이 좋은 사람은 그 권력을 약자를 보호하는 데 쓰는 반면, 성품이 좋지 않은 사람은 남들을 학대하고 자기 지위를 누리는데 쓴다는 것이다. 그래서 권력을 쥐어주면 성품이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얘기다.

사람은 무엇보다 타고난 성품이 좋아야 한다. 그렇게 본다면 고충석 총장의 성품은 아주 인정받을 만큼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회한도 갖지만 그나름대로 멋있는 인생이다. 늘, 고 총장님의 건강을 기원해 본다. 이것으로 제1장의 이야기는 막을 내리고 다음주부터 '제2장 사회로 나아가다.'라는 소주제로 망망대해에 나가서 겪는 인생을 만나본다.

"행동은 검소하게, 꿈은 고상하게 꾸면서, 그렇게 늙어가고 싶다"고 말하는 고충석 전 총장의 자전적 에세이를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응원과 필독 바랍니다[편집자 주]

13번 째 이야기 : 젊은이, 세상을 준비하다 
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하고

고충석 전 제주대학교 총장
고충석 전 제주대학교 총장

교수가 되겠다고 해서 대학원에 입학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석사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

석사 논문 지도교수는 노정현 교수께서 맡으셨다. 노 교수께서는 논문 제목과 목차, 각주를 어떻게 달야 하는지를 주로 지도해주셨다. 지도교수께서 논문주제를 제주도 개발문제에 대해서 쓰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그쪽으로 초점을 맞추고 비교적 논문은 쉽게 썼다.

졸업 후 나는 내가 쓴 석사 논문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아마 만족하지 못한 논문이라 생각되어 그렇게 했을 것이다.

77년 2월에 석사학위는 받았지만 살아갈 길이 막막했다. 학문을 계속하거나 다른 일을 하고 싶어도 상응한 경제적 여건이 따라주지 않았다. 부산에서 직장을 다니던 누이동생이 가끔 보내주는 돈이 수입의 전부였다.

그래서 출구전략으로 괜찮은 직장이 있으면 일단 한번 가보자고 마음먹고 있었다. 마땅히 갈 거처가 없어서 석사과정 수료 후에도 연구실에서 계속 살았다. 그래서 모교는 참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한 곳이다. 모교가 아니었다면 그렇게 생활하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그러던 어느 날 김영훈 교수님이 또다시 나를 부르셨다. ‘중소기업은행에서 떨어져 나와 최근에 설립된 신용보증기금이 있다. 거기서 중견 행원을 뽑으려고 추천을 의뢰해 왔다. 자네를 추천하려고 하니 생각 있으면 한번 가보라’고 하셨다.

지금 생각하면 교수님은 겉으로 당신의 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내가 사는 꼴을 참 안쓰러워하셨던 것 같다.

그 깊은 속마음을 아둔하게도 이제야 깨닫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선생님이 그립다. 사모님을 일찍 제 세상으로 보내고 외로운 황혼을 지내고, 계시다고 들었는데 늘 건강하시길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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