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란 칼럼](4)이름 없는 풀꽃이 더 아름다운 이유
[공영란 칼럼](4)이름 없는 풀꽃이 더 아름다운 이유
  • 뉴스N제주
  • 승인 2024.01.26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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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조,수필, 작사가
(사)종합문예유성 총무국장
가곡작사가협회 상임위원
공영란 작가가
공영란 작가

이제 혼자서도 식당을 잘 운영하는 정인의 자존감은 언제나 아스팔트 밑에 깔린 흙보다 더 낮았다. 어린 시절부터 그녀는 뭣을 하든지 주눅부터 들고 의지조차도 안 생겼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하려는 일이 잘되든 말든 굳은 의지로 자신감 넘치게 되었다고 한다. 

그것은 모두 지금 곁에 함께하며 무조건 잘한다는 칭찬 일색에 어떤 새로운 시도엔 실패가 보이는 일일지라도 “그렇게 해봐. 너라면 분명 잘할 테지만, 만약 힘들면 언제든 말해. 

우리가 있으니 망설이거나 주저앉지 마! 도울 테니” 하는 우리와 따뜻한 배려와 나눔으로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웃 덕분이라고 눈시울 붉히며, 그녀는 또 하나 고마움을 전한다. 

얼마 전 물심양면 돕고 격려하며 많은 손님까지 데려와 매상도 팍팍 올려주는 배 형님이라 부르는 이가, 가을걷이 후 반값에 줘도 남으니 서로 돕는 거라며 수확한 20kg 들이 쌀 오십 포를 주고, 돈은 형편대로 천천히 벌어 조금씩 나눠 달랬단다. 

그런데 그녀의 사정이 더 어려워져 식당이 타 시로 예상에 없는 이전하게 되었다. 그런데도 배 형님은 아무런 상관없다고 했지만, 그의 아내 입장은 달라 계속 빨리 돈을 다 받아오라고 그를 닦달하니, 혹여 그의 아내가 정인 아우를 힘들게 할까 봐 그 값만큼 자신의 돈을 갖고 와 정황을 말하며 “내색 말고 내 내자한테 쌀값이라고 하고 갖다 줘. 그럼 아우님도, 나도 다 편안할 거야. 그러니 이거 주고 쓸데없는 신경 쓰지 말고, 아우님 건강 잘 챙기면서 절대 무리하지 말고, 성실하면 언제든지 보람으로 웃는 날 꼭 올 거니까! 원래대로 하고 힘내시게” 했단다. 

피붙이도 아닌데 참 쉽지 않은 일이다. 배 형님 그는 늘 입버릇처럼 말했다. 힘들게 살아온 삶의 여정에서 지금의 알부자 갑부 소릴 듣게 된 것은 다 주변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 나눔 때문이다. 

그렇지만 받은 만큼 어찌 다 돌려주고 가겠냐만, 최소한 사는 동안 가까운 이웃과 어렵고 힘든 지인들에게 가진 것의 얼마라도 다만 베풀며 배려와 양보, 나눔의 실천으로 살고 싶다. 

그래야 죽어 눈감을 때 덜 후회하지 않겠냐고 하던 그의 말이 진심이었음을 느낀다. 세상에 수없이 많은 사람 중 다반사가 이웃을 그저 스치는 바람처럼 여긴다. 

이런 현실에서 누가 이름을 불러주거나 눈여겨봐 주지 않아도, 스스로 예쁘고 소박한 꽃을 피우는 들풀같이, 더불어 실천으로 회복의 본이 되는 삶을 사는 분이 배 형님이시다. 이런 배 형님의 모습을 보며 나 혼자 중얼거린다. “이름 없는 들꽃이 더 아름다운 이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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