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가현 논설위원 칼럼](1)성스러운 바보와 추악한 천재
[동가현 논설위원 칼럼](1)성스러운 바보와 추악한 천재
  • 뉴스N제주
  • 승인 2023.02.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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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논설위원

뉴스N제주는 ‘동가현 칼럼’인 '줌업 마이라이프'를 게재합니다.
동가현님은 본명은 동숙희(蕫淑姬)님으로 시인이며 현재 방송작가에 대한 관심을 갖고 공부중입니다. 

경기도 용인시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화여고, (독일) 하노버대학 사학과를 나왔고 경력으로는 AXO KOREA 부장, J WELL CO., LTD 이사를 역임했습니다.

수상으로는 2000 문예계간지 미네르바 詩부문 신인상을 수상했고 이어도문학회 회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앞으로 '동가현 칼럼'을 통해 시사적인 것보다는 주로 일상에서 느끼는 자신의 의견(인생, 철학, 심리 등.. 인문학적인 글)을 표현합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제반 문제의 원인은 우리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응원과 필독바랍니다.[뉴스N제주 편집국]

동가현 시인
동가현 시인

“ 너 면접본 건 어떻게 됐어? ”

“ 됐으면 내가 이러고 있겠냐? "

“ 나도 니가 붙을 거 라고는 생각 안했어 "

" 넌 집에서 확 나온다 그러지 않았냐? “
” 그러고 싶었지. 근데 자존심도 돈이 있어줘야 자존심이지. 나 같은 애가 자존심 어쩌고 그래봐라. 온 가족이 일치단결해서 침부터 뱉을껄? 후우~ 한 달에 고정 수입이 한 삼십만 돼도 집에서 나올 수가 있는데..

하루 한끼만 사먹고, 잠은 공원에서 자고..

쯧, 것도 겨울엔 힘들겠다. “
20대 초반 쯤 돼 보이는 청년 두 명이 덜컹거리는 버스 뒷좌석에 앉아 진지하게 나누는 대화다.

앞좌석에 앉아있던 필자는 그의 고민이 너무 암담하고 절절해서 그의 표정을 몰래 훔쳐보기까지 했다. 대기업만 원하는 건가? 3D 업종은 굶어죽어도 못하겠다는 속마음까지 추측 가능한 대화였다.

인생 중 가장 아름답고 행복해야 할 나이에.. 그들에게선, 피 철철 흐르는 현실 앞에 무릎 꿇은 포로의 모습이 연상될 뿐이다.

그들 뿐인가? 너도 나도, 부모 형제도, 다른 나라 사람도, 모두가 눈만 뜨면 열렬히 열심히 사느라고 눈 코 뜰 새가 없는데.. 그렇게 크게 죄를 지은 것도 없는 거 같은데.. 왜 우리는 행복하지 않은 것인가!

왜 경제는 절벽을 향해 달려가고, 일자리는 뚜껑을 닫으며, 우울증, 범죄, 전쟁, 재앙만이 우리를 짝사랑하며 주변을 맴도는 것일까?

모든 결과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

그러나 놀랍게도 우리는 이 당연한 진리를 무시한다.

결과만을 이슈화하고 결과만을 연구하고, 결과 앞에서 피눈물을 흘리지만, 원인은 생각조차 안하고,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사람의 어원은 사랑이고, 얼굴의 원뜻은 영혼을 담는 그릇이라고 한다.
(얼=영혼, 굴=그릇)

꽃의 뿌리는 땅에 파묻혀 보이지 않지만, 꽃이 결과라면 뿌리는 꽃을 피워낸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공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를 호흡하게 하는 절대 원인이다.

인간의 영혼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인간을 존재케하는 궁극적인 원인이요, 핵이다.

사랑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달콤한 원인이다.

그러나 우리는 눈에 안 보이는 것들에 대해 결코 가치를 두지 않는다.

꽃이 죽으면, 원인이 뿌리라는 사실을 인식조차 못한다.

눈에 안 보이는 것들을 소중히 여기는 자들을 비웃고, 하대하며, 바보라고 손가락질까지 한다.

결과만을 조명하며 예리한(?)논문을 쓰면 천재라고 칭송하며 존경한다.

인간이 인간이 아닌 괴물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고장이 났는데, 인간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들이 고장 나는 것은, 원인에 대한 당연한 결과다.

당신이라는 존재의 99%는 눈에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다는 사실!

혹시 당신은 고장나지 않았는지.. 심각하게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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