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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가현 논설위원 칼럼](3)상대성 이론의 전성시대
[동가현 논설위원 칼럼](3)상대성 이론의 전성시대
  • 뉴스N제주
  • 승인 2023.03.15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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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논설위원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구요?”

“내가 동면에 들었다거나, 광속으로 여행을 한다거나, 블랙홀 근처에 있다면, 시간은 천천히 갈 거다. 그래서 내가 지구에 돌아왔을 때 우린 나이가 같을지도 몰라“

영화 인터스텔라의 주인공 쿠퍼와 딸 머피의 대화다.

동가현 시인
동가현 시인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지구의 시간과 우주의 시간은 다르다. 중력이 강한 블랙홀 근처 밀러 행성의 시간은 지구보다 훨씬 느리고, 밀러 행성의 1시간은 지구 시간으로 7년에 해당된다.

시간과 공간은 경험적 개념이 아닌, 선험적 개념으로, 한 시간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한 시간이며, 1m라는 길이도 누구에게나 똑같이 1m일 것이라고 우리는 생각했었다.

그러나 시간과 공간은 고정된 척도가 아니라, 계(系)에 따라 상대적으로 변한다는 충격적인 개념, 상대성 이론을 아인슈타인은 발표했다.

신기한 것은, 그의 이론이 인간의 심리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1998년 하버드 공공보건대학원에서는 다음과 같은 연구를 해보았다. 

당신이 근무하는 회사에서 내년 연봉 협상 시, 동료의 연봉은 5천만 원이고, 당신은 1억을 받는 A안. 동료직원이 2억을 받고, 당신이 1억 5천을 받는 B안, 두 가지를 제시했는데, 놀랍게도 압도적인 숫자가 A안을 선호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금액이 줄더라도 타인보다 더 받을 때 만족한다는 만족의 상대성 원리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의 한 시간과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면서 느끼는 한 시간의 차이는 시간 심리학의 상대성 원리에 해당될 것이다.

요즘 유투브나 SNS는 온통 연예 뉴스로 부글부글 끓는다. 특히 MZ세대의 정치, 경제, 교육, 문화의 중심지는 연예가이다. 툭 하면 등장하는 연예인들의 몇 백 억짜리 저택을 보면서, 몇 천 원 짜리 편의점 도시락도 생각하고 먹어야 하는 청소년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해진다.

특별히 잘 난 것도 못 난 것도,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는 거 같은데, 성공한 연예인들의 비현실적인 경제력, 비현실적인 외모를 얼핏 보기만 해도, 상대적인 박탈감, 상대적인 열패감은 우리들의 의식 속으로 무단 침입한다.

방송통신발전법 제3조 1항에는:
방송통신을 통한 공공복리의 증진과 지역 간 또는 계층 간의 균등한 발전 및 건전한 사회공동체의 형성을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연예 기사 대부분은 위의 사항에 법적으로 저촉되지도 않을 뿐 더러, 저촉된다고 주장할만한 어떤 근거나 명분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운 점은, 계층 간, 사회공동체 사이의 보이지 않는간극이 점점 심화되면서, 우리 모두 어딘가 불길한 곳을 향하여 질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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