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변두리 동네 싸구려 술집에 모여 앉은 아줌마들의 술좌석..
얼근하게 취한 50대 여자가 말했다.
“나도 죽기 전에 호강이라는 걸 한번 해 볼 수 있을까?
산전 수전 배추전도 이젠 넌덜머리가 나고.. 내가 젤 싫어하는 게 빈티 나는 건데, 신발도 빈티 나, 가방도 빈티 나...“
"언니, 다행히 얼굴은 빈티가 덜 나.“
마주 앉은 40대 여자가 말하자,
“진짜? "
50대 여자가 좋아한다.
“야! 너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게 뭔지 알어? ”
아줌마들 옆 테이블에 앉은 할아버지가 혀 꼬부라진 소리로 군복을 입은 손자에게 목청을 돋우며 묻는다.
손자는 불편한 자리를 벗어나고 싶은 눈치.. 대답도 안 한다.
“ 연애야. 연애, 임마 ”
관심 없는 손자는 다리만 달달 떤다.
"야! 너, 세상에서 젤 슬픈 게 뭔지 알어?"
"몰라 “
“늙어가는 거야아. 임마아”
밖에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 술집에 모여 앉은 사람들은 저마다 사연도 많고, 애환도 많다.
어떤 이가 고백했다.
“나는 하루에 두 번 두려워요. 아침에 눈을 뜨면 두렵고, 밤에 이불을 덮고 누운 뒤, 불을 끄면 두려워요.“
그랬더니, 어떤 이가 대답했다.
“ 나도 때때로 두려움을 느끼지만, 두려워하지 않는 것을 선택해요.”
똑같은 문제 속에서 선택이라는 영역이 등장함으로 결과가 달라지는... 선택이라는 발상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남이라는 단어에서 점 하나를 빼면, 님이 되듯이, 모든 만유, 모든 삼라만상에는 비밀의 영역이 숨어있는 듯 보인다.
나에게 문제가 찾아왔을 때는, 분명 사납게 으르렁거리는 사자 뒤에 흐르고 있는 블루 오션이 있다는 뜻이다.
그 숨은 영역에서 무엇을 찾아내고, 무엇을 선택하느냐가 나의 몫이 아닐까 한다.
KFC의 창업주 커넬 샌더스의 경우는 1008번의 실패 끝에 1009번째의 성공을 맛본 장본인이다. 그의 성공은 이미 1009번째에 돗자리 깔고 기다리고 있었고, 그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성공을 선택했던 것이다.
필자는 인생을 비빔밥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불행과 행복,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고통과 기쁨.. 이 모든 것들이 양껏 비벼져 어떤 맛을 낼지는, 내가 몇 퍼센트의 사랑을, 몇 퍼센트의 이별을, 몇 퍼센트의 고통, 기쁨을 선택할지에 달려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