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뉴스N제주 신춘문예]시조 부문 심사평..."첨단 문화현상 서정적 화폭 잡아내는 솜씨 탁월"
[2020년 뉴스N제주 신춘문예]시조 부문 심사평..."첨단 문화현상 서정적 화폭 잡아내는 솜씨 탁월"
  • 강정림 기자
  • 승인 2020.01.01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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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심 : 이지엽 시인 | 경기대학교 교수·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장
예심 : 윤석산 시인 | 전, 제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한국문학도서관 대표
다카시 최종심 이상옥 시인
이지엽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장의 시조 최종심 광경

첨단의 문화현상을 서정적인 화폭으로 잡아내는 솜씨가 믿음직해

처음으로 공모한 신춘문예에 600여 편이 넘게 응모되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예심을 통과한 작품의 대체적인 수준은 기대 이상이었다. 중앙지(紙·誌)어느 곳과 견주어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 고른 수준이었다.

신춘문예는 새로운 신인을 뽑는 자리인 만큼 이를 선정하는 기준의 가장 첫 번째는 새로운 시적 상상력이 있는 작품을 쓰면서 장래가 과연 기대되는 작품을 쓰고 있는가라는 관점이다. 다음으로는 시적묘사나 서정성이 어느 정도 뛰어나게 하느냐다.

마지막으로는 시적 주제나 감동이 잘 처리되고 있느냐라는 점이다. 물론 이 세 가지보다 가장 우선하는 전제 조건은 시조의 형식을 잘 지키며 가락의 운용을 얼마만큼 자유자재로 하고 있느냐다.

예심을 통해 넘겨받은 응모자 중에서 박숙경, 허창순, 정빈, 윤종영 氏의 작품이 마지막까지 남았다. 네 분의 작품은 다 나름대로 장점을 지니고 있어 어느 작품을 당선으로 해도 괜찮아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러 번 정독을 하면서 당초 생각한 신인의 요건에 가장 부합한 작품을 고르는데 주안을 둘 수밖에 없었다.

박숙경 씨의 작품은 가락을 유연하게 타는 솜씨가 탁월한 반면 작품의 주제를 드러내는데 다소 약하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위해서 마지막 수에서 보다 서정적으로 차오르도록 여운을 주는 기법을 보완하면 바람직할 것이다.

허창순 氏의 작품은 서사가 있는 여운이 좋았지만 가락을 연결하는 이음새가 좀 더 유연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빈 氏의 작품은 생기가 있고 활기차게 시상을 전개하고 있으나 아직 관념적인 표현이 노출되고 있다는 점을 보완하면 좋겠다는 판단되었다.

윤종영 氏 작품 「키오스크」는 주52시간, 최저임금제 등으로 2019년 들어서 부쩍 눈에 띄게 나타난 현상을 그려낸 작품으로 신인다운 자세가 엿보이면서도 안정적인 가락의 운용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형상화시키기 어려운 첨단의 문화현상을 서정적인 화폭으로 잡아내는 솜씨가 믿음직했다. 같이 응모한 작품에서도 세밀한 묘사와 탄탄한 구성력을 보이고 있어 신뢰할 만했다. 당선작으로 밀어 올리며 축하를 보낸다.

당선자는 물론 마지막까지 겨룬 분들 모두 한국 시조단을 위해 정진해주길 바란다.

같이 응모한 작품에서도 세밀한 묘사와 탄탄한 구성력을 보이고 있어 신뢰할 만했다.(당선작)
같이 응모한 작품에서도 세밀한 묘사와 탄탄한 구성력을 보이고 있어 신뢰할 만했다.(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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