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뉴스N제주 신춘문예]시 부문 심사평..."비유로 무장된 탁월한 시상"
[2020년 뉴스N제주 신춘문예]시 부문 심사평..."비유로 무장된 탁월한 시상"
  • 강정림 기자
  • 승인 2020.01.01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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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세아 시인의 '부처님이 낸 소문을 들었다' 심사평
본심위원 신달자, 강희근(글), 허형만
예심위원 윤석산, 이어산, 현달환, 장한라
시에 목마른 사람이 이렇게 많습니다/2020 뉴스N제주 신춘문예 응모작 최종 심사중... 신달자 시인, 강희근 시인, 허형만 시인(좌로부터)
시에 목마른 사람이 이렇게 많습니다/2020 뉴스N제주 신춘문예 응모작 최종 심사중... 신달자 시인, 강희근 시인, 허형만 시인(좌로부터)

비유로 무장된 탁월한 시상

이번 신춘문예는 ‘뉴스N제주’라는 신문사와 ‘시를사랑하는사람들 전국모임’과 ‘한국디카시연구소’라는 전국적인 단체가 ‘공동주최’하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여타의 신춘문예와는 차별성이 있었다.

시 부문만 1113명이 3507편을 응모했다는 것이 믿겨지지가 않아서 응모작을 확인하기도 했다. 결론은 주최 측의 열정과 치밀한 계획, 그리고 응모자들이 메이저급이 아닌 소위 말해서 하향 지원을 한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작품성을 이유로 너무 난해하게 쓴 것은 제외 했다는 운영위원장의 귀띔에서 시가 요구하는 근본 방향을 잘 잡았다는 생각을 했다.

신달자 시인과 허형만 시인, 필자는 이 작품을 보내기 위해 노력했을 응모자들의 간절한 마음을 알기에 예심을 통과한 52편의 작품을 꼼꼼히 읽고 서로의 의견을 교환했다.

마지막까지 남은 두 작품은 각기 우수한 작품이었다. <부처님이 낸 소문을 들었다>(황세아)와 <숨바꼭질>(신계옥)이 그것이었다. <숨바꼭질>은 잃어버린 엄마와 그 이후의 아버지 시간이 대조되어 나타난다. 어쩌면 소설 <엄마를 부탁해>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앞뒤 구도는 서로 다르다.

지난 12월 15일 접수마감 후 예심에 들어갔는데 윤석산 시인(전 제주대학교 국문학과 교수, 한국문학도서관 대표)이 시와 시조의 예심위원장을 맡아 이어산, 장한라, 현달환 시인이 작품을 분류하고 1차 선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난 12월 15일 접수마감 후 예심에 들어갔는데 윤석산 시인(전 제주대학교 국문학과 교수, 한국문학도서관 대표)이 시와 시조의 예심위원장을 맡아 이어산, 장한라, 현달환 시인이 작품을 분류하고 1차 선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엄마를 잃어버린 시간에는 슬픔을 숨기기 위해 허둥거리기도 하고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혀끝에 놓이기도 하면서 그 공간에는 아버지의 서툰 앞치마가 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나비 한 쌍 해후의 기쁨으로 하늘은 날아오르고 양위분은 목관에 나란히 눕게 되고 비로소 자유로워지는 술래의 자리! 나비의 해후, 별것 아닌 구도로 팽팽한 긴장을 만들어내는 시인의 감각이 돋보인다.

<부처님이 낸 소문을 들었다>는 불상을 만지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부처의 영험에 대한 작품이다. 너무나 사람들이 불상의 두 손을 만져서 반질반질 닳았다는 이야기다. 부처로 들어가서 시인은 부처도 사찰에 있는 부처가 아니라 열사의 사막 사나운 바람 쓸고 지나가고 피부가 긁히고 멍이 든 상태의 지극한 통고의 부처로 형상화한다.

그러므로 침거로 전국을 유람하는 저 약사불이요 공중에 앉아 부동으로 돌아다니는, 또는 가부좌 틀고 앉은 변화무쌍의 부처이다. 시는 마지막 연에서 어느 순간 시커멓게 닳은 내 손을 불상이 쓰다듬고 있다는 반전의 극이다. 이미지와 비유가 더할 수 없이 정교하고 기초가 단단한 교과서적이므로 시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참고할만하다.

이 시인은 이 점에서 신인이 신인을 벗어나 저만치 달려가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우리 선자들은 그런 점에서 <숨바꼭질> 쪽에서 눈길을 <부처님이 낸 소문을 들었다>로 이동하여 들여다보며 당선의 손을 잡아 주었다. <숨바꼭질>의 시인도 분발하며 차기를 위해 준비해 주었으면 한다.

당선작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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