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우 웹소설 작가 칼럼](4)아이디어
[최시우 웹소설 작가 칼럼](4)아이디어
  • 뉴스N제주
  • 승인 2023.09.0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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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작가 활동 中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재학 中
최시우 웹소설 작가
최시우 웹소설 작가

웹소설 작가가 된 이후 한동안 시간에 얽메이지 않는 삶을 살았던 것 같다.

보통의 직장인이라면 드라마와 영화처럼 재미있는 볼거리가 있어도 자정이 넘어서까지 시청을 하는 건 부담스러울 것이다.

반면에 나는 한쪽에 먹을거리를 올려놓고 늦은 새벽까지 놀다가 잠이 드는 것에 어떠한 부담도 느끼지 않았다.

나에게는 출근할 직장도 정해진 근무 시간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프리랜서로서의 삶을 만끽하던 어느 날, 카페에서 노트북을 펴고 글을 쓰고 있는데, 도무지 원고가 써지지를 않았다.

애써 몇 줄 쓰다가 웹서핑을 하고 또 몇 줄 쓰다가 유튜브를 시청하는 등 내 본분에 집중이 되질 않았다.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오면서 내일부터는 열심히 쓰자고 다짐했다.

그러나 하루 이틀 사흘 그리고 일주일이 넘도록 책상에만 앉아 있을 뿐, 스토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하루에 만자 이상 쓰는 여타의 작가님들 정도는 아니더라도 나름 아이디어가 잘 나오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글이 써지지 않아서 무척 당혹스러웠다.

하루하루 무의미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그때, 친한 형과 고민 상담을 하던 중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 웹소설 작가님이 어떤 방식으로 글을 쓰는지 듣게 되었다.

해당 작가님은 집이나 카페가 아닌 사무실로 활용하는 오피스텔에 정시 출근을 해서 계획한 한 분량을 모두 쓰고 집에 온다고 했다.

너무나도 간단해 보이는 이 방법은 누군가에게는 쉬울 수도 있겠지만, 불규칙적인 삶을 살아온 나에게는 무척 힘들게 느껴졌다.

그러나 슬럼프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시급했던 나로서는 쉽든 어렵든 무언가를 시도해야만 했다.

형과의 전화를 끊은 후, 곧바로 집에 가서 휴식을 취하고 오랜만에 일찍 잠에 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그러는 것처럼 아침 일찍 일어나 샤워를 하고 일찌감치 집에서 나왔다.

아무도 없는 한적한 카페에 앉아 자판을 두들기는데, 신기하게도 글이 쑥쑥 써졌다.

지난 며칠과의 유일한 차이점이라면 작업 개시 시간이 조금 앞당겨진 게 전부인데, 아이디어가 화수분처럼 쑥쑥 뿜어져 올라왔다.

그날 오전, 쉼없이 글을 쓴 결과 지난 며칠 간 끄적였던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의 원고를 작성할 수 있었다.

그동안 몸과 마음이 가는데로 편하게 글을 써왔던 것이 진지하지 못한 작업 태도를 배양했던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을 정해 원고를 쓰고 잠시 쉬는 동안 뉴스나 유튜브를 보니 재미가 배가 되었다.

혹자들은 예술가의 아이디어가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함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그러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성실함과 꾸준함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게 나의 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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