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재학 中
지난 8월 5일을 기점으로 웹소설 작가로 활동한 지 만 3년이 되었다.
전담 매니저님과 작품에 대해서 논의를 하는 것 외에는 거의 모든 작업을 혼자 진행해야 해서 홀로 있는 시간이 참 많았다.
그러나 올해 봄부터 학교도 다니고 이런저런 모임에 들어가면서 만나는 사람도 많아지고 작게나마 해야 할 일들도 생겼다.
혼자 있을 때는 사람을 만나고 바빠지는 것을 그리워했는데, 막상 현실로 다가오려고 하니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앞선다.
작년까지는 원고를 작성하는 것 외에 따로 할 것이 없어서 개인 시간이 많았음에도 성실하게 글을 쓰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는데, 날이 갈수록 글쓰기에 할애할 시간이 줄어드니 가만히 있다가도 종종 조바심이 생긴다.
가만히 책상에 앉아 다방면의 일들을 원만하게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보았다.
학업, 일, 모임, 등 신경 쓸 것들은 늘어나는데 나에게 할당된 시간은 늘 고정이 되어 있다.
글쓰기 하나만 신경 쓰고 살 때에도 스스로를 미진하다 여겼는데, 다뤄야 할 것들이 늘어나니 없던 스트레스가 막 생겨나는 기분이었다.
그러다가 문득 마음을 비우자는 생각이 들었다.
열심히 하겠다는 뜻을 세웠으니 앞으로 만날 사람들과 다가올 일들을 미리 판단하지 말고 그때그때 충실하게 만나고 처리하자고 결론을 내렸다.
사람은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사람과 일을 재단하는 버릇이 있다.
옛날에 나에게 힘든 시련을 안겨준 인물과 비슷한 외모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거리를 두고 지냈다가 막상 지내다 보면 지금 눈앞의 사람이 기억 속의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깨달은 적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나는 갑자기 왜 생각이 많아졌는지를 고민하다가 과거의 기억이 머릿속에 올라왔음을 알게 되었고 그 즉시 생각을 비우기 시작했다.
무언가 일을 해나감에 있어서 과거의 안 좋은 기억들을 반추하며 발생하지도 않은 일을 염려할 바에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상황에 몸을 맡긴 다음 그때 가서 적절한 판단을 내리는 편이 훨씬 났다.
그리고 설사 일이 내 뜻과 다르게 진행이 되더라도 나중에 보면 더 이롭게 작용했던 경우도 꽤 있었던 것 같다.
이처럼 무언가 일이 많아져서 컨트롤 하기 어렵다는 느낌이 들 때는 생각을 줄이고 눈앞의 것들에 집중하는 편이 좋다.
그리했을 때 머릿속을 꽉 채우던 생각이 하나 둘 덜어지기 때문이다.
발생하지도 않은 상황을 염려해서 기회일 수 있던 만남과 기회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말자는 것을 끝으로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