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남 칼럼](3)희망과 성공의 차이 ... 목도장과 지함
[김택남 칼럼](3)희망과 성공의 차이 ... 목도장과 지함
  • 현달환 편집국장
  • 승인 2023.06.03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편집국장이 만난 제주사람, "아, 반갑수다!"
[김택남 자서전]내가 꿈꾸고 설계하는 세상
(주)천마그룹 김택남 회장의 인생 스토리

뉴스N제주가 창간 5주년을 맞아 마련한 '김택남 칼럼' 제2탄의 시작은 바로 '나'라는 주어에 주목하고 있다.

'내가 꿈꾸고 설계하는 세상'에서 나는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세상을 준비할 것인가. 이게 중요한 키포인트다. 아직 남은 내 인생 미래를 설계하지 않았다면 지금 이 순간 이 글을 통해 그러한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내일 아침, 햇살이 마주하는 것이 다르고, 출근하는 발걸음이 다르고, 만나는 사람과의 표정이 달라진다.

인간은 누군가의 입에서 좋은 말을 들었을 때 굉장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좋은 결과를 만든다.

그래서 매일 아침 창문을 열고 '잘 될 거야', '좋아지고 있다', '나는 성공할 것이다' 라는 긍정의 언어를 되새겨 보는 것이다. 매일 긍정의 언어를 말하는 사람과 부정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과의 차이는 얼굴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우리가 늘 느끼는 기분에서부터 다르다. 기분이 좋다. 결국, 산다는 것은 기분좋게 살기 위함이 목적이 아닌가. 

"내가 생각하고 경험하는 세상의 크기가 내 꿈의 크기를 결정한다. -김택남" 

이 짧은 말에는 엄청난 의미들이 숨어 있다. 즉, '나 + 생각 + 경험 + 세상 + 크기 + 꿈 + 결정'이라는 7개의 단어가 서려있다. 모든 생각과 경험과 세상을 알고 크기를 결정하는 것도 꿈이 있어야 한다. 내가 중심이다. 내가 무언가 이루려고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제는 자신의 오랜 꿈을 펼칠 때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당신의 운명을 결정하는 전성기가 언제인가? 바로 지금이 아닌가?
Innovation, Design, Future 혁신, 설계, 미래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소중한 양식이다. 오늘 아침 먹거리다. 꼭 복용해 줄 것을 당부해 본다.

어제 6월 2일은 제민일보 창간날이다. 김택남 회장 31세 1990년에 이뤄진 일이다. 천마의 기운이 더욱 제주도민들에게 퍼지기를 기대하면서 글을 올려본다.

오늘도 좋은 시간이 되기를 빌면서 많은 필독이 있기를 바랍니다[편집자 주]

김택남 천마그룹 회장
김택남 천마그룹 회장

 

장사꾼과 기업가는 다르다.
전자는 이익이 먼저다.
후자는 자신의 꿈과 열정에 투자한다.
이익은 그 결과로서 따라온다.
그러나 그때는 그런 통념을 뛰어넘지 못했다.
늘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했다.
어떤 결정을 앞두고누구에게나 따라다니는 두 개의 함정이 있다.
개인에게 내재된 약한 기질이나 결단력 같은 것이다.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다가기회를 놓치곤 한다.
이 첫 번째 함정보다 빠져나오는 게더 힘든 게 두번 째 함정이다.
개인의 판단을 가로막는 집단적 판단즉 통념이나 통설 같은 것이다.
더 많은 용기와 의지가 필요하다.

 

목도장과 지함

포스코엔지니어링에 근무할 때다. 도장 파 주는 사람이 회사에 왔다. 일고여덟 명이 그 사람 주위에 몰려 있었다.

그는 음양오행(陰陽五行, 우주만물의 변화를 나무, 불, 흙, 쇠, 물의 다섯 가지 기운으로 압축해 설명하는 이론과 수리오행 성씨와 이름의 한자 획수를 따져 길흉을 분석하는 이론)을 바탕으로 생년월일시와 이름과의 관계를 풀이하여 도장색과 재질 등을 선택했다.

한 사람씩 이름을 묻던 그가 유독 나를 지목하여 지금 무슨도장을 사용하느냐고 물었다. 플라스틱 도장을 사용한다고 하니 나무 도장으로 바꾸라고 했다. 나에게 무언가 큰 운이 따를거라고 했다.

나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한낱 장사꾼 말로 여겼다.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그가 내 목도장을 파 놓고 돌아 갔다. 툴툴거리며 돈을 송금했는데, 지금까지 35년간 그 목도장을 사용하고 있다. 잊을 만하면 그의 말이 생각나는 일들이 나를 찾아왔기 때문이다.

"언젠가 내 사업을 시작할 거야. 그리고 성공해서 제주도로 돌아가야지."

젊은 시절, 늘 내 입에 달려 있던 말이었다.

마침내 내 사업체가 생겼지만 귀향은 쉽지 않았다. 몇 번인가 구체적인 계획안을 만들기만 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제주는 땅덩이며 인구며 경제규모며 거의 모든 게 '초미니'다.

전국 대비 땅덩이도 1%대, 인구도 1%대, 경제 규모GRDP, 지역내총생산도 1%대에 머문다. 시장이 작으면 아무리 뛰어난 사업가라도 성장에 한계가 있고, 사업이 아무리 잘되어도 상한선에 제약을 받는다.

지금은 내 생각이 명확하게 정리됐다. 장사꾼과 기업가는 다르다. 전자는 이익이 먼저다. 후자는 자신의 꿈과 열정에 투자한다. 이익은 그 결과로서 따라온다. 그러나 그때는 그런 통념을 뛰어넘지 못했다. 늘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했다.

어떤 결정을 앞두고 누구에게나 따라다니는 두 개의 함정이 있다. 개인에게 내재된 약한 기질이나 결단력 같은 것이다.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다가 기회를 놓치곤 한다. 이 첫번째 함정보다 빠져나오는 게 더 힘든 게 두번 째 함정이다. 개인의 판단을 가로막는 집단적 판단 즉 통념이나 통설 같은 것이다. 더 많은 용기와 의지가 필요하다.

내가 꿈꾸고 설계하는 세상

스스로 생각하고, 구체적으로 준비하며, 
기대하는 일들을 연결하라.  -김택남

열아홉 살에 고향을 떠나 마흔일곱 살이 된 2006년 초봄.

포항에서 지인들과 저녁 식사를 하고 있을 때 휴대전화가 울렸다. 서울대 상대를 졸업하고 금융계에서 기업투자와 M&A 전문가로 일하던 사촌동생이었다.

“형님, 제주도에 좋은 기업이 하나 나왔는데 형님께서 한 번 경영해 보시죠."

느닷없는 제안에 나는 별생각 없이 물었다.

"무슨 회산데?ㅋ
"천마물산이라고......"
 그 순간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천마(天馬)가 생각났다.

나는 호기 있게 큰소리로 물었다. "인수 금액이 얼만데?"

동생이 선뜻 대답하지 않을 때 눈치챘다. 역시 나는 상상도 못할 금액이었다. 동생이 나를 놀리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는 웃으면서 거절했지만 동생은 포기하지 않았다.

“형님, 내일 다시 전화 드릴게요. 잘 생각해 보세요. 두 번 시 없는 기회예요"

내가 전화할 동안 옆에서 듣고 있던 지인들이 무슨 일인지 궁금해했다. 내 말을 듣더니 그들이 반색하며 말했다.

"늘 고향에 내려가고 싶다고 하더니 하늘이 기회를 만들어주네."

오히려 그들이 더 호기 있게 말했다.

"부족한 자금은 우리가 빌려 줄게. 한 번 멋지게 해봐. 김사장이 제주도에 자리잡으면 우리도 고향이 하나 더 생기는 거지 뭐."

빈말이 아니었다. 그들은 실제로 그렇게 했다.

차용증 같은 것도 필요 없다고 했다. 그들이 나의 '천마'였다.

나는 천마를 타고 제주도로 돌아왔지만 천마에 올라탄 것은 순전히 내 판단이었다.

무언가를 결정한다는 것은 내 판단을 내가 믿는 것이다. 내가 나를 믿지 못하면 기회를 잃게 된다.

그때 그 판단이 지금의 나를 만든 셈이다. 나는 평생을 살아오며 언제나 내 판단을 믿었고 그에 따른 결과도 내가 책임졌다.

제주에 돌아와 탑동 천마타워를 사옥으로 사용할 때다.

건물 옆에 작은 목판을 놓고 관상과 손금을 봐주는 사람이 있었다. 그가 건물 1층에서 서성거리기에 무슨 일이냐고 묻자, 화장실을 사용해도 되느냐고 물었다. 나는 언제든 사용하시라고 했다.

마주칠 때마다 나를 유심히 보던 그가 내 이름을 묻고 괜찮다면 내 호를 지어주겠다고 했다. 알 지 知 머금을 함含, '지함'이다.

호는 스스로 짓기도 하고, 남이 지어주기도 한다.

고려 중기의 문인으로 자신의 호를 백운거사(白雲居士) 이규보 선생은 호를 짓는 방법을 이렇게 설명했다.

"거처하는 장소에 따라 호를 짓기도 하고 혹은 간직한 것을 근거로 하거나 또는 얻은 바의 실상을 근거로 짓기도 한다.

단재丹齋, 일편단생 一片丹生, 단생丹生 등 여러 개의 호를 사용한 사학자 신채호 선생은 "자신이 목표로 삼아 도달한 지경이나 지향하고자 하는 목표와 의지에 따라서 호를 짓는다"고 했다.

'지함'의 뜻을 그가 꽤 자세하게 설명해줬는데, 내가 확실하게 기억하는 것은 "뜻을 담을 때가 됐다"는 정도다.

사업에서 확실한 것은 자신의 신념과 의지뿐이다.

늘 불확실함 속에서 기대와 믿음에 투자하는 게 사업이다.

그러니 어떤 형태로든 믿는 구석이 하나쯤 있으면 큰 힘이 된다.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신이 믿는 구석이 될 것이고, 이런저런 보험을 드는 것도 일종의 믿는 구석이다.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는 것도 한 사업이 어려워질 때를 대비해 믿는 구석을 만들어두는 셈이다.

아무런 과학적 근거도 없는 미신에 의지하는 사람도 있다. 해마다 연초에는 점집이 붐빈다. 점집 같은 업종은 불황이 없다고 한다. 오히려 어려운 시기에 찾아오는 사람이 더 많다고 한다.

미신인 줄 알면서 찾아오는 사람들은 보통 마음이 약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들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 방법으로 불안감을 달래는 것이다.

결국 점쟁이가 그들을 속이는 게 아니라 그들 스스로 자신들을 속이는 셈이다. 세상이 불확실하고 불안하니 그렇게라도 믿는 구석을 억지로 만드는 것이다.

나는 종교나 미신 같은 건 믿지 않지만 은근히 믿는 구석이 생겼다. 어쩌면 목도장과 지함 덕분에 늘 또 다른 꿈을 꾸는지도 모른다. 거기에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는 신념이 추가된다.

믿음과 신념이 역사를 바꾼 기적 같은 일을 만들어낸 사람들의 공통점이다. 그렇다고 성공이 저절로 찾아올 거라는 망상 따위는 하지 않는다. 성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어떤 일이든실패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솔직하게 받아들인다.

그들이 나의 '천마'였다.

나는 천마를 타고 제주도로 돌아왔지만 천마에 올라탄 것은 순전히 내 판단이었다.
무언가를 결정한다는 것은 내 판단을 내가 믿는 것이다. 내가 나를 믿지 못하면 기회를 잃게 된다. 그때 그 판단이 지금의 나를 만든 셈이다. 나는 평생을 살아오며 언제나 내 판단을 믿었고 그에 따른 결과도 내가 책임졌다. [다음주 계속]

지함관
지함관 모습 
호 : '지함', 알 지 知 머금을 함含
사학자 신채호 선생은 "자신이 목표로 삼아 도달한 지경이나 지향하고자 하는 목표와 의지에 따라서 호를 짓는다"고 했다. '지함'의 뜻을 그가 꽤 자세하게 설명해줬는데, 내가 확실하게 기억하는 것은 "뜻을 담을 때가 됐다"는 정도다. 직원들 건강을 위해 마련한 헬스장 이름을 '지함관'이라 지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