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응교 칼럼](21)와이로
[유응교 칼럼](21)와이로
  • 현달환 국장
  • 승인 2024.04.11 22:3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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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시조시인
전북대 명예교수
한국예술문화 대상, 해양문학상, 전북문학상, 전북 아동문학상, 소년 해양문학상, 새전북 문학상, 디카에세이상 첫 수상자

시인 유응교 '그리운 것이 아름답다'라는 시집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해학과 웃음, 그리움을 선사하는 전북대 건축학과 유응교 교수가 뉴스N제주에 그의 시조를 소개하는 '유응교 칼럼'을 연재합니다.

그는 둘째 아들(저자 유종안)이 쓴 '대한민국 브랜드 파워'라는 책을 보고 ▲태극기▲무궁화▲한글▲한복▲한식▲한옥▲한지▲국악(판소리)▲아리랑▲인쇄술(직지심체요절)▲조선왕조실록▲사물놀이▲전통놀이▲K-Pop▲도자기(달항아리)▲팔만대장경▲거북선▲태권도▲한국의 시조▲한국의 온돌-아자방▲한국의 막걸리▲한국의 풍류-포석정▲한국의 불사건축-석굴암▲한국화 김홍도의 씨름 등 총 24개의 항목에 대해 동시조와 시조로 노래해 대단한 아이디어 창조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공학박사 유응교 시인은 지난해 11월 청와대에서 열린 사)한국해양아동문화연구소 8주년 창립기념식에서  디카에세이상 시상위원회(위원장 장영주)와 뉴스N제주(대표 현달환)가 협력약정서를 맺어 가진 우리나라 최초로 공동 시상하는 디카에세이상에 첫 수상자로 얼굴을 알리는 영광도 가졌다.

유응교 시인은 전남 구례 ‘운조루’에서 출생해 1996년 「문학21」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칼럼집 <전북의 꿈과 이상>, 유머집 <애들아! 웃고 살자> 외 3권, 시집 〈그리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외 9권, 동시집 <까만 콩 삼 형제>외 1권, 동시조집 〈기러기 삼 형제〉외 3권 등을 펴냈다.

한국예술문화 대상, 해양문학상, 전북문학상, 전북 아동문학상, 소년 해양문학상, 새전북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전북대 공대 건축과 교수, 전북대 학생처장, 미국M.I.T 연구교수,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건축 추진위원장, 전북예총 부회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전북대 명예교수다.

유응교 교수님의 해학과 웃음, 감동을 주는 시조를 앞으로 매주마다 뉴스N제주를 통해 독자와의 만남을 가질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응원과 필독 바랍니다[편집자 주]

유응교 시인
유응교 시인

 

제21장
와이로(蛙利鷺) 

고려시대 의종 임금이 하루는 단독으로 야행(夜行)을 나갔다가
깊은 산중에서 날이 저물었다.

요행(僥倖)히 민가(民家)를 하나 발견하고 
하루를 묵고자 청을 했지만, 
집주인(이규보 선생)이 조금 더 가면
주막(酒幕)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여, 
임금은 할 수 없이 발길을 돌려야했다.

그런데 그 집(이규보)대문에 붙어있는 
글이 임금을 궁금하게 했다. 

"나는 있는데 개구리가 없는 게 인생의 한이다."
(唯我無蛙 人生之恨/유아무와 인생지한)
"도대체 개구리가 뭘까..?"

한 나라의 임금으로서 
어느 만큼의 지식(智識)은 갖추었기에, 
개구리가 뜻하는 걸 생각해 봤지만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다.

주막에 들려 국밥을 한 그릇 시켜 먹으면서, 
주모에게 외딴 집(이규보 집)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는 과거(科擧)에 낙방(落榜)하고 
마을에도 잘 안 나오며, 
집안에서 책만 읽으면서 살아간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궁금증이 발동(發動)한 임금은 
다시 그 집으로 돌아가서 사정사정한 끝에 
하룻밤을 묵어갈 수 있었다.

잠자리에 누웠지만 집 주인의 글 읽는 소리에 
잠은 안 오고해서 면담(面談)을 신청(申請)했다.

그리고는 그렇게도 궁금하게 여겼던 
"唯我無蛙 人生之恨/유아무와 인생지한"이란 
글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옛날에 노래를 아주 잘하는 꾀꼬리와 
목소리가 듣기 거북한 까마귀가 살고 있었는데, 

하루는 꾀꼬리가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하는데 
까마귀가 꾀꼬리한테 내기를 하자고 했다. 

바로 "3일 후에 노래시합을 하자"는 거였다.
백로(白鷺)를 심판(審判)으로 하여 노래시합을 하자고 했다.

이 제안에 꾀꼬리는 한마디로 어이가 없었다. 

노래를 잘 하기는 커녕, 
목소리 자체가 듣기 거북한 까마귀가 
자신에게 노래시합을 제의 하다니...

하지만 월등한 실력을 자신했기에 
시합(試合)에 응(應)했다. 
그리고 3일동안 목소리를 더 아름답게
가꾸고자 노력했다.

그런데, 
반대로 노래시합을 제의한 까마귀는 
노래 연습은 안하고 자루 하나를 가지고 
논두렁의 개구리를 잡으러 돌아 다녔다. 

그렇게 잡은 개구리를 백로(白鷺)한테 
뇌물로 가져다주고 뒤를 부탁한 것이었다.

약속한 3일이 되어서 꾀꼬리와 까마귀가 노래를
한 곡씩 부르고 심판인 백로(白鷺)의 판정을 기다렸다.

꾀꼬리는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 고운 목소리로 
노래를 잘 불렀기에 승리를 장담했지만, 
결국 심판인 백로(白鷺)는 까마귀의 손을 들어주었다.

한동안 꾀꼬리는 
노래시합에서 까마귀에 패배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서 
백로가 가장 좋아하는 개구리를 잡아다주고, 
까마귀가 뒤를 봐 달라고 힘을 쓰게 되어 
본인이 패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후 꾀꼬리는 크게 낙담하고 실의에 빠졌다. 

그리고 "나는 있는데 개구리가 없는 게 인생의 한이다"
라는 글을 대문앞에 붙혀 놓았다고 한다. 

이 글은 이규보(李奎報)선생이 임금한테 불의와 
불법(不法)으로 뇌물을 갖다 바친 자에게만 
과거 급제의 기회를 주어 부정부패로 얼룩진 
나라를 비유(比喩)해서 한 말이었다. 

이때부터, 
와이로(蛙利鷺) 란 말이 생겼다.

와(蛙):개구리 와. 
이(利):이로울 이. 
로(鷺):백로 로.

이규보(李奎報)선생 자신(自身)이 생각해도, 
그의 실력(實力)이나 지식(智識)은 어디에 내놔도
안 떨어지는데 과거를 보면 꼭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돈도 없고, 정승(政丞)의 자식(子息)이 아니라는 
이유(理由)로 과거를 보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자신은 노래를 잘하는 꾀꼬리와 같은 입장이지만, 
까마귀가 백로(白鷺)한테 개구리를 상납한 것처럼
뒷거래를 하지 못하여 과거에 번번히 낙방하여 
초야(草野)에 묻혀 살고 있다고 하였다.

그 말을 들은 임금은
이규보(李奎報)선생의 품격이나, 지식이 고상(高尙)하기에
자신(自身)도 과거(科擧)에 여러 번 낙방(落榜)하고
전국(全國)을 떠도는 떠돌이인데,

며칠 후에 임시(臨時) 과거(科擧)가 있다 하여 
개성으로 올라가는 중 이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리고 궁궐(宮闕)에 돌아와 즉시 임시 과거를 열 것을 명(命)하였다고 한다. 

과거(科擧)를 보는 날, 
이규보선생도 뜰에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마음을
가다듬으며 준비(準備)를 하고 있을 때 시험관이 
내 걸은 시제(詩題)가 바로 
“唯我無蛙 人生之限” 이란 여덟 글자였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게 무엇을 뜻하는지를 생각하고 있을 때, 
이규보 선생은 임금이 계신 곳을 향해 큰 절을 한 번 올리고 답을 적어 냄으로서 장원급제(壯元及第)하여 
차후 유명한 학자가 되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와이로"(蛙利鷺/唯我無蛙人生之恨)란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우리의 정치 현실도 참담한 지경에 이르렀다.

죄인을 밝혀내고 다스려야할 언론인, 정치인, 법조인 들이
거액의 검은 돈 와이로를 먹고 특정 정치인을 두둔하고 있어 나라의 장래가 어둡기 때문이다 .

국민들은 현명하니 이 어려운 시기에 선택을 잘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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