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소설]남편의 비밀
[단편 소설]남편의 비밀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2.12.17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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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 비크 하우 작가
베트남 작가 키이우 비크 하우
베트남 작가 키이우 비크 하우

키이우 비크 하우(KIEU BICH HAU) 작가는 베트남 문인협회 회원(Member of Vietnam Writers’ Association)이며 1972년생으로 베트남 흥옌 성(Hung Yen Province) 출신이다.

하노이 대학의 외국어(영어)사범대학을 1993년 졸업하며 본격적인 작가의 길을 걸었다.

베트남문인협회 대외업무이사(2019년부터 현재까지)를 맡고 있다.

베트남 패션잡지 New Fashion Magazine의 편집 담당, Intellectual Magazine의 부편집장 Garment의 부편집자를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노이에 거주하고 있다.

문학상 수상은 1992년에 티엔퐁(Tien Phong)신문사와 응우옌 두(Nguyen Du School)학교가 공동주최한 문학상을 수상하였고 2007년에 문학신문이 주최한 문학상에서 2등 수상을 하였다. 2009년에 ‘무술과 문학 잡지(Military Arts & Literature Magazine)’가 주최한 문학상에서 우수단편소설상을 수상하였다.

2015년에는 ‘해군사령부(Naval Command)’에서 주최한 문학상의 단편소설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였다. 2022년에 베트남과 헝가리 문화와 문학 관계를 풍부하게 심화시킨 공적으로 다누비우스 예술상(The ART Danubius Prize)을 수상하였다.

시집과 산문집 등 22권의 저서를 출간하였다.

◆소설 본문.

키이우 비크 하우의 단편 소설 <남편의 비밀>

남편과 결혼한 지 거의 일 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둘 다 ‘한 부모’이었지만 꽤 행복하게 살고 있다. 히엔(Hien)은 나의 아들에게 착하고 엄한 아빠다. 내 눈엔 히엔은 훌륭한 남편이긴 하지만 결혼하기 전 약조 한 가지를 받아들여야 했다. 그것은 ‘남편의 비밀’에 대해 건드리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 비밀은 과거에 있었던 것이고 나랑 전혀 상관이 없는 것이다. 결혼하기 위해 그것을 건드리지 않기로 약속했다. 남편은 한 번 이혼했다는 사실만 알려줬다. 이혼의 이유, 그 결과에 관한 이야기를 절대로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

현대 여자로서 오늘의 남편을 사랑하는 것이지,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사랑! 과거를 뒤로하고 현재 우리가 서로에게 집중하는 것이 바로 지혜이다.

그러나, 결국 나는 ‘남편의 비밀’을 더는 견딜 수 없었다. 거의 1년 동안 남편은 매주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밤까지 ‘가방을 들고 나갔다’ 돌아왔다. 그가 어디에 갔었는지, 누구랑 갔었는지, 무엇을 했는지, 어디에서 잤는지 알 수 없었다. 수많은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지만 나는 침묵했다. 결혼하기 전에 남편과 한 약속을 아직 깨고 싶지 않다. 남편은 한 번도 설명하지 않았지만 내가 전화할 때마다 끄거나 간혹, 끊지 않고 받을 때도 있었다. 가끔 전화 속에서 아이들이 토라지고 비명을 지르는 소리, 어른들이 꾸짖는 소리가 들린다. 이런 소음을 듣고 그가 아이들이 있고,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장소에 있을 거로 추측하였다. 토요일 밤 내 전화를 받을 때 남편은 목소리를 낮추고, 가끔 속삭였는데 그 옆에서 아이들의 비명과 어른들이 야단치는 소리가 들렸다.

직감으로 남편이 주말에 항상 사라지지만 나쁜 짓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좋은 일이라면 왜 그렇게 비밀스러울까? 그리고 내가 마음에 안 드는 또 하나의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나는 아이를 갖고 싶어 하지만, 남편은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단순히 우리가 톡(Thoc)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 아들 톡을 친자식처럼 사랑하고 있으며 아이가 더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였다.

이상하다! 남편처럼 결혼했지만,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은 남자가 있는가? 의붓자식을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그의 너그럽고 고귀한 마음을 존경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여전히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어두운 면이 있다.

남편을 추적하기 위해 탐정을 고용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그에게 비밀을 말하라고 강요한다면 결혼 전에 한 약속을 내가 어기는 것이고 우리는 분명히 헤어지게 될 것이다. 남편은 그 비밀을 원한다면 헤어지자고 명확히 말하였다. 결혼 전에는 나는 그 비밀을 받아들일 수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제는 참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날이 갈수록 주말에 남편이 사라지면 점점 짜증이 난다.

방법을 찾아야 하겠다!

머리를 짜내어 생각했지만,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고 나는 현실을 직시하기로 했다.

토요일 오후, 히엔은 배낭에 물건들을 넣었을 때 나는 그의 손을 잡았다.

 “당신 나를 믿어?”

 “무슨 일이야? 왜 그렇게 말해?”

 “우리 서로 믿음이 있어야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 아냐?”

 나는 침착하게 말했다.

 “나는 무력감을 느끼고 있어. 정말 열심히 노력했지만, 사랑만으로는 아직 부족한 것 같아. 나를 믿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난 당신을 믿어.”

 남편은 내 눈을 피하면서 단언하듯이 말하였다.

 “진짜 믿으면 우리가 결혼 전에 한 약속을 취소하자.”

 나는 과감하게 말했다.

 “안 돼!”

 남편은 찡그린 표정을 지었다.

 “나를 이해해줘, 당신을 위해 그 비밀을 지키는 거야. 나 혼자만 힘들면 돼. 이것만은 기억해줬으면 좋겠어. 난 당신을 사랑하고 있으며 잃고 싶지 않다는 걸.”

나는 남편의 손을 잡으며 간절한 눈빛으로 말하였다.

 “나를 사랑한다면 왜 당신 인생 끝까지 같이 가게 해주지 않아? 당신과 함께 기쁘고, 아프고, 걱정하고 싶은데 왜 안 돼? 당신의 마음이 어디에 두는지 모르겠어. 난 바보 같이 약조를 하고 당신의 비밀을 지켜주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이제 그렇게 살면 안 되는 걸 깨달았어. 당신이 계속 이렇게 지내는 것을 견디기 힘들어.”

그는 내가 잡은 손을 가볍게 떨며 말하였다.

 “후이엔, 그런 말 하지 마.”

그는 마치 위험에 처한 강아지처럼 절망적인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포기한다면 이 불편한 생활을 얼마나 더 견딜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뭐라도 알려줘. 나는 떠날 수도 있고, 머물 수도 있어. 당신은 그것을 받아들여야 해. 약속하지 않고, 약조도 하지 못하겠어. 나는 진실을 알 권리가 있기 때문이야. 내 삶을 당신과 공유할 권리가 있어.”

 내 말을 듣고 남편은 절망적인 표정을 지으며 말하였다.

 “전처가 감당할 수 없어서 가버렸는데…. 당신은 그래도 알고 싶어?”

히엔은 그 말을 하고 난 후, 너무 절망적이고 우울한 표정이어서 내가 더는 질문을 할 수가 없었다. 한마디만 더 하면 그가 무너질 것 같았다. 남편을 안아주고, 키스하며 마음속 응어리를 풀어주고 싶었다. 그러나 그냥 가만히 서 있었다.

 “그렇게 진실을 알고 싶다면 몇 가지를 챙겨서 나와 함께 가자!”

결국, 남편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동행을 허락하였다.

나는 남편이 말한대로 옷, 음식, 돈을 조금 가방에 챙겨 넣었다. 갑자기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잘못하면 남편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전처도 비밀을 알고 떠났다는데, 나는 그 사실이 얼마나 끔찍한지 전혀 몰랐다. 하지만 이제 물러설 수 없다. 이 두려움 때문에 멈출 수는 없었다.

택시는 도로에서 고르지 못한 곳에서 속도를 내서 달리다가 덜컹하고 튀었다가 누에(Nhue)강 위의 작은 다리를 건너면서 속도를 줄였다. 남편은 이 범람원 지역에서 무엇을 했을까? 강을 따라 자란 풀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오리들이 꼬물꼬물 헤엄친다. 나는 히엔을 힐끗 보았고, 남편은 나에게서 한 좌석 걸러 떨어진 곳에 앉았다. 그 순간부터 그는 이상하게 멀어진 느낌이었다. 매일 밤에 나를 안아준 그 남자가 아닐까?

택시는 시골 휴양지처럼 매우 크고 매우 높은 장엄한 나무 대문 앞에 멈췄다. 문이 열렸고, 15~16세쯤 된 아주 뚱뚱한 소년이 옷을 입지 않은 채 환한 미소를 지으며 우리를 맞이했다.

 “히엔 삼촌 안녕하세요. 아주머니 안녕하세요.”

 “여기는 후이엔, 내 아내야.”

 남편이 나를 소개했다.

입구를 막는 7인승 차량 두 대를 지나 실내로 들어와 옛 봉건 양식의 벽돌집이 줄지어 서 있고, 중간에 가는 달리기 트랙의 한쪽 끝을 가로막는 뒤집어엎은 돌절구들이 있는 것을 보았다. 갑자기 주황색 제복을 입고 외발자전거를 타고 서커스를 하듯 공을 저글링하고 돌절구들이 있는 쪽으로 빠르게 오는 아이들이 보였다. 아이들 몇 명은 우리를 보고 공을 던져서 뛰어 왔다. 나보다 키가 큰 소년이 웃으면서도 어딘가 머나먼 듯 곳을 보는 눈으로 다가와서 갑자기 나를 꽉 안고는 뺨에 뽀뽀해서 당황하였다. 소년은 계속 나를 붙잡고 다른 뺨에 뽀뽀하려고 했지만 나는 황급히 아이를 밀어냈다. 내 뺨은 아이의 침으로 젖어 있었다. 이제 어떡하지, 조금 역겹다는 듯 뒤로 물러나 손으로 볼을 닦았다.

“똔(Ton), 쯔어(Dua), 꾼(Cun) 인사만 하고 안으로 연습하러 가!”

 어떤 남자가 크게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아이들은 서둘러 인사를 하고 몸을 구부려 공을 줍고, 외발자전거를 다시 타고 빙빙 돌며 서커스 공연자처럼 공을 저글링 했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되었다.

 “아이들이 정신병자인가 서커스 공연자인가?”

 외발자전거를 탈 때는 서커스 공연단이지만, 낯선 사람을 만날 때는 각자 어리둥절하거나, 얼이 빠져 멍하거나, 과하게 기뻐하거나 해서, 정말 이상하였다. 의사소통이 잘되지 않고 예의 바르지 않게 느껴졌다.

 “땀(Tam)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남편이 인사했다.

 “여기 제 아내, 후이엔입니다.”

 “깜(Cam), 이리로 와,”

 남편이 인사를 한 남자는 땀 선생이었다. 그는 내게 눈인사를 한 후 누군가를 불렀다. 10세쯤 된 낯익은 피부가 하얀 소년이 외발자전거를 두고 우리에게 달려왔다. 그는 히엔을 껴안았다.

 “히엔 아빠, 히엔 아빠! 하노이로 데려 가주세요!”

 소년이 크게 외쳤다.

 나는 충격을 받고 뒤로 한발 뒤로 물러났다.

 “이 아이가 내 남편의 자식인가? 정신질환을 앓은 아이가? 나는 어떡하지, 도망갈까?”

 아이가 다시 나에게 달려들어 뺨에 뽀뽀할 것 같았다…. 아까 몰래 닦아냈는데도 그의 침은 아직 ​​내 뺨에 묻어 있었다.

 “깜아, 아빠 말을 잘 들어봐,”

 남편이 아이의 손을 잡고 이야기했다.

 “ 이 분은 후이엔이라고 해, 너를 보러 오셨어. 인사해.”

 소년은 나를 온순하게 쳐다보더니 다가와 내 왼손을 잡고 흔들었다.

 “후이엔 아주머니, 저의 어머니입니까?”

 나는 당황해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왜요, 당신이 이 아이의 어머니라고 하지 못하겠어요?”

 땀 선생이 나에게 다가와 부드럽게 말했지만, 그의 목소리는 협박처럼 들렸다.

 “왜 인제야 왔어요?”

 그 소년은 갑자기 내 손을 놓았고 빠른 속도로 돌절구 쪽으로 달려가 돌에 머리를 부딪치며 비명을 질렀다.

 “엄마가 아니야! 엄마가 아니야! 트랑(Trang) 엄마를 원해! 트랑 엄마!”

히엔은 당황하여 아이를 잡으러 달려갔다. 그의 머리에서 흐르는 피가 볼로 흘러내렸다. 나는 거의 기절할 뻔했다.

남편이 떨리는 손으로 아들을 닦아 주려고 주머니에서 수건을 꺼내고 있는데 갑자기 주황색 제복을 입은 젊은 여자가 나타났다. 그 여자는 내 남편의 손에서 아이를 빼앗아 데려갔다. 남편은 손을 놓고, 여자와 순순히 따라가는 아이를 멍하게 바라봤다. 소년은 걸어가면서 히엔을 돌아보며 여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트랑 엄마가 여기 있다. 트랑 엄마가 여기 있네.”

 “아이의 엄마가 되려면 쉽지가 않아요!”

 땀 선생이 나에게 목소리를 깔았다.

 “당신이 결혼했는데 남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네요. 딱 보니 엄마가 될 수 없는 걸 알겠군요. 남편의 자식을 보러 내려오면서 긴 치마를 입고 하이힐을 신은 걸 보니 참 이해가 안 됩니다.”

 말을 끝나자마자 그는 홱 뒤로 돌아서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 사이에서 중앙을 가로지르는 거리를 향해 걸었다.

 나는 눈물을 찔끔 흘렸다. 화난 걸까, 미안한 걸까, 놀란 걸까, 아니면 후회하는 걸까? 이 갑작스러운 일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

 “깜이 내 아들이야.”

 남편이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이가 자폐증이 있어. 집에서 그는 매우 감정적이거나 무언가를 요구하고 싶을 때 종종 머리를 부딪쳐. 눈앞의 것들을 마구 부숴버렸어. 깨진 물건, 특히 도자기와 유리의 깨진 소리를 듣는 것을 좋아해. 밤에는 잠들지 않고 비명만 질러. 일반 학교는 받아주지 않았어. 친어머니조차 쟤의 병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떠났어…. 3년 동안 난 아이를 혼자 키웠고, 당신과 결혼하기로 하고 이 센터로 데려왔어.”

 그를 이해해줘야 할지 화를 내야 할지 모르겠다. 모든 것이 한 번에 내 머리를 강타했다.

 ‘당신은 엄마가 될 수 없다’라는 땀 선생의 말이 떠올라 머리가 찌릿해졌다. 왜 그런 식으로 날 책망했을까! 나는 이 너무나 끔찍한 일에 대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왜 선생님이 나에 대해 그렇게 심하게 말씀하셨을까?”

 나는 한탄하였다.

 “그분은 내가 완전히 수동적이라는 것을 알고 계셨을까?”

 남편이 위로하듯이 말하였다.

 “선생님을 오해하지 마. 그분이야말로 살아있는 성자이셔. 그분은 단지 당신을 심리 테스트하셨을 뿐이야.”

 남편이 땀 선생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깜과 같이 외면받는 아이들은 온 가족의 재앙인데 선생님이 구해주셨어. 조금만 참아줘. 여기 더 오래 있으면 선생님이 어떻게 아이들의 운명을 바꾸셨는지 이해하게 될 거야.”

 남편은 나를 진정시키려고 애쓰면서 나직하게 말하였다. 그 순간에 결정해야 했다. 히엔의 전 처처럼 떠나거나 아니면 남아야 했다. 찰나의 순간에 나는 선택을 해야 했고, 그 선택은 내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마음의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았고 상황을 완전히 파악한 것도 아니었고 시간도 없었다. 단지 지검으로 판단하여야만 하였다.

나는 구두를 벗었다. 드레스 대신 편한 운동복으로 갈아입었다. 긴 호흡을 하고 일을 시작했다. 나는 자폐아의 집, 화장실과 침실을 청소했다. 배변 후 몰래 문틈에 똥을 묻힌 아이들이 있다. 나는 땀이 날 정도로 닦고, 쓸고, 문지르며 열심히 청소하였다. 속이 쓰렸다.

나는 왜 이런 일을 해야 하는 건가? 왜 여기에 있는가? 나의 노력, 남편의 노력, 땀 선생, 트랑 엄마가 되기로 자원한 여자의 노력은 자폐아에게 무엇을 가져다줄 것이고, 아이들은 이번 생에서 무엇이 될 것인가? 내 사랑스러운 아들 톡이 저런 자폐아 중에 하나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히엔과 아이를 낳으면 톡과 닮을까 깜과 닮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눈물이 핑 돌았고, 남편에게 정말 미안하게 느껴졌다.

나는 이 모든 의문에 대한 답을 알 수 없었다. 그렇지만 이런 의문의 해답을 알아보기 위해서 여기에서 배우기로 하였다. 첫 번째 교훈은 이 모든 오물을 손으로 청소하면서 배우게 되었다. 이것이 나의 첫 번째 교훈, 사랑에 대하여 배운 첫 번째 교훈이었다. 그날 밤, 아주 늦게 침대에 누웠을 때, 마음이 편안해졌다. 

몸은 고단했으나 마음은 행복감을 느꼈다. 그렇지만 남편은 내 옆에서 안절부절못하였다. 그의 비밀이 나에게 노출되었으며 나의 반응을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장래가 어떻게 될지 몰라 불안해하는 남편을 보니 갑자기 또 눈물이 핑 돌고 목이 막혔다.

히엔은 나를 껴안았다. 잠시 후 그는 조용히 말했다.

 “나는 당신이 다른 사람을 만나서 톡처럼 건강한 아이를 더 낳고 행복하게 사는 걸 막지 않을게. 그렇지만, 우리 함께 아이를 키웠으면 해. 나와 깜을 받아주고, 당신과 영원히 함께할 수 있게 허락해주기만 하면 돼. 그러면 내가 더 많은 일을 하고, 당신이 걱정하지 않게 노력하고 약속할게.”

 히엔은 목이 메어 울먹이면서 사정하였다.

 놀란 나는 그를 당황하며 밀어냈다.

 “무슨 소리야. 당신은 왜 그런 이상한 생각을 해? 나는 당신의 아내야. 어떻게 다른 사람과 할 수 있겠어? 나는 아이를 가질 목적이 아니라 당신을 내 남편으로 받아들이고 싶어서 당신과 결혼했어. 그리고 이제 우리에게는 두 명의 자식이 있잖아. 왜 또 아이를 낳아야 해? 난 당신만 있으면 충분해.”

 갑자기 그는 어깨를 떨면서 감동으로 흐느꼈다. 나는 재빨리 그를 끌어당겼다. 남편은 내 품에서 아이처럼 울었다. 그가 우는 모습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마도 참았던 옛날의 모든 괴로웠던 감정이 한꺼번에 터졌을 것이다. 그는 더는 내 앞에서 숨기려 하지 않고 모든 괴로운 감정을 내려놓았다. 나는 그와 함께 울지 않으려고 입술을 깨물었다. 고통 앞에 알몸으로 우리는 다시 서로를 찾았다.      

번역: 하 흐엉 타오(Ms. Ha Huong Thao) · 강병철(Kang Byeong-Ch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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