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순 작가의 窓](2)아카시아 斷想(단상)
[안기순 작가의 窓](2)아카시아 斷想(단상)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4.05.11 2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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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가쁘게 흐르는 게 계절이다.

사계절이 지나고 다시, 새롭게 돌아온다는 것은 매년 반복되지만 그래도 두근거린다.그 두건거림이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기대하게 하고 힘을 보충시켜준다.

뉴스N제주에도 반가운 사람이 찾아왔다. 가을처럼 가슴 설레이게 만드는 사람, 안기순 작가의 만남이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후 작가로 활동 중인 안기순 작가의 스토리를 뉴스N제주를 통해 만나게 된다. 매주 '안기순 작가의 창'이라는 제목으로 독자들과 만나게 될 스토리가 기대된다.

한국미술 작가로서의 이야기, 삶의 진한 향기가 배어 나오는 아름다운 이야기, 살아오면서 보고 느끼고 말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이번 뉴스N제주가 마련한 '안기순 작가의 창'을 통해 독자들은 접할 수 있다.

세상은 그림과 음악의 세계로 어우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는 것과 듣는 것이 아름답지 못하다면 매일 병원에 갈만큼 정신적으로 피곤하다.

이제 안기순 작가가 느끼는 예술가의 눈으로 펼쳐지는 작가의 창은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투영되어 감동을 줄지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안기순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작가▲현)윤우디앤씨 대표▲사랑의교회 아트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앞으로 많은 응원과 성원을 바랍니다. 고맙고 감사드립니다.[편집자 주]

안기순 작가
안기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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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 斷想(단상)

◇아카시아 斷想(단상)

공기 좋은 곳을 찾아 서울을 떠나온지 1년이 되어간다.

오늘 맨발 걷기를 위해 집 앞의 산에 오르니 살랑 부는 봄바람에 진한 꽃향기와 함께 흐드러지게 흩날리는 아카시아 꽃비를 맞으며 걷게 되었다.

벚꽂만 꽃비가 장관인 줄 알았더니 아카시아 꽃비도 어쩜 그리 황홀한지. 꽃비를 맞으며 아카시아 꽃으로 가득 덮여있는 하얀 숲속 길을 걸으니 김소월의 진달래꽃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라는 시구가 떠 올랐다.

진달래꽃이 아닌 아카시아꽃이지만 아무려면 어떠랴. 오늘 나는 맨발로 그 꽃들을 사뿐히 즈려밟고 지나갔다. 맨발이기에 느껴지는 연한 꽃잎들을 조심스러우면서도 벅찬 마음을 안고 지나갈 수 있었다.

아카시아도 이렇게 꽃을 즈려밟는다는 말이 어울릴 수 있다니. 감흥이 새로웠다.

아카시아꽃

예전에는 아카시아가 정말 흔했다. 지금은 전국에서 예전만큼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가 아니지만 그때 아카시아는 서울에도 많았다.

중학 시절 아카시아꽃이 피면 학교 뒷산인 인왕산에 올라 친구들과 꽃내음을 맡으며 꽃을 따 먹어보기도 하였다. 꽃향기는 너무나 매혹적으로 향기로웠고 꽃꿀은 어찌 그리 달콤했는지. 나란히 이파리가 달려있는 잎줄기를 꺽어 가위바위보를 하여 이파리 한 개씩 떼어내는 놀이도 하였던 그 친구들은 지금 무얼하고 있을까.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리운 시절이지만, 서울에서 그런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는 것은 분명 축복이었다.

아주 어렸을 때 기억의 한 단편이 떠오른다. 1960년대 초에 탔던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우리의 산과 들은 붉은 흙이 그대로 드러난 민둥산이었던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안기순 작가
아카시아꽃

그러한 우리나라가 지금은 나무들로 빼곡히 들어차 울창한 숲을 가진 나라가 되어 숲속에 쓰러진 나무들이 있어도 누구 하나 땔감으로도 가져가지 않는 풍요로운 나라가 되었음에 격세지감을 느낀다.

산림녹화 정책 초기에 아카시아가 많은 도움이 되었으나 국토가 어느 정도 녹화가 된 후에는 아카시아는 다른 나무에게 방해가 된다하여 의도적으로 많이 없애어 요즈음은 보기 드문 나무가 되었는데 오늘 이 아카시아 군락을 숲속에서 만나니 반갑기 그지없다.

산림관계자가 이 아카시아를 베어버릴까 염려되는 것은 기우이리라.

찾아보니 아카시아 꽃말은 비밀스러운 사랑, 우아함, 죽음도 넘어선 사랑 등이다. 또 건조하고 거친 환경에서 잘 자라기에 힘과 적응력의 상징이고 나무의 목재는 건축과 보트 및 가구 제작 등에 사용되었다고 하니 유용한 나무임을 알 수 있다.

각양각색의 꽃나무가 참으로 많아졌다. 우리나라가 그만큼 풍요로워졌고 평화의 시대가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여러 색의 꽃들이 피는 꽃나무들 중에서 아카시아처럼 하얀 꽃이 피는 나무도 예전보다 점점 많이 보게 되는 시대이다.

이팝나무, 조팝나무, 설유화 모두 하얀 꽃이 나뭇가지 가득 하얗게 피는 나무이고 이 나무들은 아카시아와 달리 언제부터인가 개체 수도 참 많아졌다. 아카시아나무 수가 줄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또한 향기로움으로는 아카시아가 라일락(순우리말로는 수수꽃다리) 못지않게 아찔한 향을 뿜어낸다.

그야말로 봄, 봄이구나 환희하며 봄향기에 취하게 하는 아름다운 우리 꽃들이 기후변화나 다른 어떤 요인들로도 사라지지 않고 살아남아 그때를 추억하며 계속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기를 바래본다.

안기순 작가
아카시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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