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하늘이여, 내 소원을 들어주소서
[단편소설]하늘이여, 내 소원을 들어주소서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2.12.10 2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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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 비크 하우 작가(베트남 출신)
키이우 비크 하우  작가
키이우 비크 하우 작가

뉴스N제주는 키이우 비크 하우 베트남 저명 작가의 작품을 음미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베트남 문인협회 회원(Member of Vietnam Writers’ Association)인 키이우 비크 하우(KIEU BICH HAU) 작가는 1972년생으로 베트남 흥옌 성(Hung Yen Province) 출신이다.

하노이 대학의 외국어(영어)사범대학을 1993년 졸업하며 본격적인 작가의 길을 걸었다.

베트남문인협회 대외업무이사(2019년부터 현재까지)를 맡고 있다.

베트남 패션잡지 New Fashion Magazine의 편집 담당, Intellectual Magazine의 부편집장 Garment의 부편집자를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노이에 거주하고 있다.

문학상 수상은 1992년에 티엔퐁(Tien Phong)신문사와 응우옌 두(Nguyen Du School)학교가 공동주최한 문학상을 수상했고 2007년에 문학신문이 주최한 문학상에서 2등 수상했다.

2009년에 ‘무술과 문학 잡지(Military Arts & Literature Magazine)’가 주최한 문학상에서 우수단편소설상을 수상했다. 2015년에는 ‘해군사령부(Naval Command)’에서 주최한 문학상의 단편소설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2022년에 베트남과 헝가리 문화와 문학 관계를 풍부하게 심화시킨 공적으로 다누비우스 예술상(The ART Danubius Prize)을 수상했다.

다음은 키이우 비크 하우 작가의 작품(단편소설) '하늘이여, 내 소원을 들어주소서' 이다. 많은 필독 바랍니다.[뉴스N제주]

작품감상.

햍(Hat)은 큰딸의 손에 겨우 여덟 살인 아이의 손을 쥐여주며 동생을 잘 돌보라고 말하였다. 

그녀는 잔돈 몇 푼을 손에 꽉 쥐고서 골목 끝의 허름한 집을 뛰쳐나갔다. 그녀는 아침 식사를 위해 골목에 있는 잡화점에 가서 우유 한 팩을 사려고 했다.

가장 값싼 우유를 고른 햍(Hat)은 돈을 헤아리고 있는데 주인 할머니인 로이(Loi)가 황급하게 카운터에서 뛰어나왔다. 

할머니는 왼손으로 그녀의 손에서 우유를 낚아채면서 오른손으로는 그녀를 문 쪽으로 확 밀쳤다. 로이(Loi)의 급작스러운 행동에 놀라기도 전에 그녀는 함께 식료품점에서 쫓겨나는 아들을 보았다.

- 가, 너희에게 장사 안 해. 이놈아!

어떻게 다우다우(Dau Dua)가 그녀를 따라 여기까지 왔을까? 햍(Hat)은 한숨을 쉬었다. 아마도 누나인 봉(Bong)이 동생을 지키지 못한 것 같다. 아들이 크면서 돌보기가 더 힘들어졌다. 아들은 그녀에게 불행하고 불쾌한 꼬리표처럼 매달렸다.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그녀가 가게에 물건을 사러 왔을 때, 로이(Loi)할머니와 그녀는 계산하느라 바빠서 그녀의 아들이 가게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었다. 한번은 그녀의 아들이 선풍기를 부쉈고, 어떤 때는 어항을 부쉈고, 또 다른 때에는 냉장고에서 생선을 꺼내서 벽에 던졌다.

 아들이 잘못해서 피해를 줘도 돈이 없었던 햍(Hat)은 보상하고 싶어도 보상할 수 없었다. 그래서 로이(Loi)는 이 “불쾌한 꼬리표”가 나타나면 그를 문밖으로 밀어냈다.

우유를 사지 않으면, 아들에게는 아침 식사 거리가 없다. 아들은 우유와 과자만 먹는다. 게다가 입에 다른 음식을 넣어주어도 다 토해버린다. 그녀는 입을 다물고, 아이의 손을 꼭 잡으면서 굳게 닫힌 가게 문으로 다가가 문을 세게 두드렸다. 하느님이 그녀의 목숨을 끊으려고 이 아이를 보낸 것은 아닌가?

- 로이(Loi) 할머니, 제가 아들을 꽉 잡고 있으니 문을 열고 우유를 좀 팔아주세요.

- 가, 이 재수가 없는 놈아. 나는 너희에게 절대 아무것도 팔지 않아! – 로이(Loi) 할머니의 소리가 울렸다.

그녀는 꼼짝 않고 있다가 할 수 없이 아들을 집으로 데려갈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목이 메고, 화가 났으며 수치감과 낙담한 감정으로 혼란스러웠다.

 그녀는 원망스러운 눈으로 옆에 있는 아들을 쏘아보았다. 그 아이는 그녀의 손을 놓으려고 했다. 그녀의 손이 핏기없는 아들의 팔뚝을 세게 움켜쥐었다. 하느님이 그녀의 목숨을 끊으려고 이 아이를 데리고 온 것이 아닌가!?

자신의 농지 근처 썽(Sung)의 묘지 모퉁이에 화학비료를 담은 자루를 놓았고, 그녀는 다우다우(Dau Dua)를 거기에 앉히고, 그 주위에 아들이 좋아하는 익숙한 음식인 과자와 값싼 우유를 두었다. 그녀는 바지를 발목 위로 걷어 올리고 감자를 심기 위한 이랑을 만들었다. 

그녀는 망치로 단단한 흙덩어리를 부수고, 때때로 땅에 찰싹 달라붙은 풀들을 주워 밭 한구석에 버렸다. 그녀의 이마에서 땀방울이 흘러내렸고, 콧등을 타고 땅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흘린 땀이 눈으로 들어가서 따끔거렸다.햍(Hat)은 손을 들어 이마를 닦았고, 두 소매는 땀으로 흠뻑 젖었다. 햍(Hat)은 아들이 썽(Sung)의 묘지 모퉁이에 얌전히 있는지 살펴보았다. 

옥수수수염처럼 창백한 아들의 머리를 보자마자 그녀는 서둘러 다시 허리를 굽혀 일하였다. 이 땅에는 감자를 심어야 하고, 옆의 땅에는 콩을 심어야 한다. 혼자서 논 열 마지기를 해야 한다. 

한 해에 이모작을 해서 바쁜 농사철이 두 번이다. 고구마도 심고 콩도 심어야 한다. 혼자 다 해야 해서 몸이 많이 야위었다. 이렇게 고된 노동을 하면서도 그녀는 하늘로부터 자폐증 선고를 받은 아들을 돌봐야 했다.

사실, 그녀는 지식수준이 낮아서 처음에는 자폐증이 뭔지 몰랐다. 그녀가 중학교 4학년이 되었을 때, 어머니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였다. 그녀는 어머니 병간호를 하려고 학교를 중퇴했다. 그녀는 하띤(Ha Tinh)에 있는 회사에 고용되었고 어머니의 약을 살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였다. 그녀가 출근한 지 두 달 되었을 때 엄마는 병이 나았다. 

어느 날 갑자기 부모님은 그녀를 고향으로 불러서 시집을 보냈다. 햍(Hat)의 남편은 축산 회사의 근로자로 일하며 급여는 높지 않지만, 안정적이었다. 남편의 성격은 온순하고 착하여서 그녀는 남편을 마음 편하게 대할 수 있었다. 그녀는 남편의 월급이 들어오면 남편에게 주유비와 식사비만 주었다. 

부부는 첫 딸을 낳았고, 8년 후에야 아들을 낳았다. 부부는 금을 캔 듯이 기뻐하였다. 이제 부부는 아들과 딸이 둘 다 있어서 안심할 수 있다. 아들이 없다고 수군거리는 이웃들을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었다. 하지만, 하느님은 좋은 것만 주지 않았다. 

아이가 자랄수록, 그녀는 아이가 조금 이상하다고 느꼈다. 아이는 죽도, 밥도 잘 먹지 않고, 옹알거리며 말을 배우지도 않았다. 

아이는 그저 울면서 엄마를 찾아서는 손을 꼭 잡았다. 그녀는 남편에게 아이가 이상하다고 말하였으나 남편은 아이가 말을 배우는 것이 느릴 뿐일 것이라며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대답했다. 근데 네 살이 되어도 변하지 않았고 아들은 더 무뚝뚝 해졌다. 

아들은 겨우 우유만 마시고, 어떤 말도 명확하게 발음을 하지 못 했다. 때때로 아들은 매우 사납게 화를 냈다. 햍(Hat)은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 진찰을 받았다.

 의사는 그녀를 동정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면서 말하였다.

“아이가 자폐증, 충동 장애가 있어요.”

의사의 말을 들은 그녀는 머리가 잠시 혼란스러웠다. 평생 9년 정도 학교에서 공부한 그녀의 지식수준으로는 자폐증이 무엇인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의사는 그녀에게 아이를 병원에 머물게 하라고 조언했다. 그녀는 어리둥절하며 물었다.

 “일주일 동안 치료하면 우리 아이는 나을까요? 우리 집은 바쁘고, 일해야 아이 치료비를 벌 수 있어요.”

의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의사가 그녀의 말을 잘 못 알아들은 것으로 생각하고 다시 한번 말했다.

의사가 측은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면서 담담히 말하였다.

 “이병은 평생토록 가는 병이에요. 전 세계에서 아무도 치료할 수 없고 단지 병이 완화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 뿐이에요.”

의사는 안타깝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햍(Hat)은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은 듯이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며 주저앉았다. 그녀는 아이를 안고 집으로 돌아와 그 충격을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그녀는 남편에게 아들의 장래에 관하여 이야기를 했지만, 남편도 그녀처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남편은 출근해서 아내에게 월급을 가져다주었다. 하늘은 그녀에게 아들을 주고 평생 자폐증을 앓게 했다. 하느님이 하는 일을 인간이 어떻게 해결하는가!

아들의 미래만 있다면 그녀는 아무리 힘들어도 견딜 수 있다. 때때로 아들이 엄마를 보고 웃는 것을 보고, 그녀는 아들이 병이 기적적으로 나을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이러한 믿음은 곧 깨졌다. 한 번은 아들을 시장에 데려가자 다우다우(Dau Dua)가 거세게 분노하였고 그녀를 완전히 지치게 했다. 

시장 전체가 떠들썩할 정도로 다우다우(Dau Dua)가 소리를 지르고 다른 사람에게 돌진하며 공격하는 장면을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목격했다. 세 남자가 다우다우(Dau Dua)를 꽉 붙잡아서 그녀에게 데려다주었다. 

그러나 그 후 마을 전체가 다우다우(Dau Dua)의 병을 알게 되었고 몹쓸 놈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다른 아이들은 다우다우(Dau dua)에게 흙과 돌을 던졌다. 많은 사람이 전생에 햍(Hat)이 악행을 해서 업보를 받는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이번 생에는 햍(Hat)에게 고통을 받았던 사람이 환생하여 햍(Hat)을 평생 괴롭히는 다우다우(Dau Dua)가 되었다고 믿는다.

마을 사람들의 수군거림 때문에 햍(Hat))은 편히 잠을 잘 수 없었다. 집에서 나와 골목으로 들어서면 수천, 수만의 시선이 자신을 찌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그녀는 아들을 숨길 수가 없다. 아이는 그녀에게 불행하고 불쾌한 꼬리표였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데리고 농사를 지어야 했다. 아들을 논둑에 두고 일하는 엄마는 마음속으로 기원하였다.

“하늘이시여! 어떻게, 어떻게 내 아이가 치료될 수 있을까요. 제발 낫게 해주세요!”

갑자기 멀리서 무언가 폭발하는 것처럼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햍(Hat)은 똑바로 서서 뚝락(Duc Lac) 마을 쪽을 바라보았고, 마을 뒤편에서 구름 뭉치가 올라오는 것을 보았다. 

하늘 동쪽에서 먹구름이 비를 뿌리기 시작하였다. 갑자기 땅에서 전류가 흘러 그녀의 몸으로 들어오는 것처럼 몸에서 난리가 났다. 발가락부터 발목, 무릎, 사타구니까지 관절통이…. 비가 오기 전에 뛰어야 한다. 

햍(Hat)이 몇 년 동안 관절염에 걸렸지만 계속 참았다. 빗물만 안 묻히면 된다. 빗물은 하늘이 주는 고통이다. 관절염이 있는 사람은 빗물을 맞으면 매우 고통스럽다. 차라리 죽었으면 할 정도로 아프다.

비를 피하려던 엄마는 아들이 생각났다.

“다우다우(Dau Dua)! 어딨어!”

당황한 햍(Hat)이 썽(Sung)의 무덤 모퉁이를 돌아봤으나 아들의 옥수수 수염 머리카락이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밭둑으로 뛰어올랐다.

 “아들! 어디 있어?”

그녀는 비명을 질렀다.

그녀는 무덤 주위를 뛰어다니고 옆의 논을 뛰어다녀봐도 아이를 찾을 수 없었다.

“설마 아이가 도랑에 빠진 것은 아니겠지?”

 아이를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뼈와 관절의 고통을 압도하였다. 햍(Hat)은 목숨을 걸고 아들이 기어들어 갔을지도 모를 도랑에 뛰어들었다. 그녀는 발로 도랑 밑의 진흙을 더듬었다. 때로 얼굴을 물속으로 넣고 양손으로 주위를 더듬었다.

“아들이 안 보여!”

 그녀는 숨을 쉬기 위해 머리를 들고는 하늘 위에서 흐르는 구름을 보았다. 그녀의 집 논둑에서 가장 가까운 곳을 둘러보았지만, 여전히 아이를 찾을 수 없어서 햍(Hat)의 눈물이 뺨에서 도랑물과 섞였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면서 잡초를 붙잡고 도랑에서 둑으로 기어 올라갔다. 갑자기 아들이 얼마나 필요한지 깨달았다.

 오랫동안, 그녀는 아이의 병을 치료할 수 없다는 사실과 마을 사람들에게 당한 멸시 때문에 절망하였다. 그래서 그녀는 한때 남몰래 아들을 낳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녀는 자신의 밭 구석에서 뭔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달려갔다.

“저게 뭐야?”

햍(Hat)은 밭 모퉁이에서 옥수수 수염과 같은 다우다우(Dau Dua)의 머리를 보고 서둘러 달려갔다. 다우다우(Dau Dua)는 비를 맞으면서도 그녀를 보고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아들을 일으켜 아들의 엉덩이를 찰싹 때리며 말하였다.

“어디 숨어서 뭘하고 있었길 엄마가 불러도 대답을 안해?”

 아들은 아파서 울고 엄마는 안도감에 울면서 아들을 얼싸안고 둘은 함께 울었다. 햍(Hat)은 엄마가 크게 부른들 그녀의 아들이 어떻게 말하는 법을 알고 대답할 수 있었겠는가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

 하늘을 가로지르는 번갯불과 함께 천둥소리로 온 땅이 흔들렸다. 화난 빗방울이 밭 울타리를 때리고 그들의 몸에도 떨어졌다. 땅이 물을 삼키면서 흔들리는 오묘한 열기를 내뿜었다. 그녀는 아이를 안고서 뚝락(Duc Lac) 마을로 달려갔다. 곡괭이, 낚싯대와 나머지 짐은 모두 논둑에 남겨둔 채였다. 하늘에서 차가운 빗물이 쏟아졌지만, 몸에서는 열기가 느껴졌다. 

두 개의 상반된 에너지가 그녀의 몸에 돌진하여 죽을 정도의 통증을 유발하여 햍(Hat)을 지치게 했다. 그녀는 땅에 주저앉고 싶었지만, 여전히 아이를 팔에 안고 있어 하늘로부터 도망쳐야 했다. 하늘이 분노를 인간에게 퍼붓는 것처럼 쏟아지는 빗물로 길에 있는 먼지와 땅이 진흙탕이 되어 미끄러웠다.

 햍(Hat)은 발가락으로 바닥을 누르며 달렸지만, 그래도 미끄러워서 넘어졌다. 그녀의 턱이 아들의 이마에 부딪혔다. 아들은 더 크게 울었고 물속의 진흙이 그의 입에 가득 찼다. 그녀는 아이를 안고 일어서서 계속 뛰었다. 눈물이 빗물과 섞였다.

빗물을 맞은 햍(Hat)은 관절염이 도져서 침대에 누웠다. 그녀는 열이 나고 몸이 몹시 아팠고 관절에서 벌레들이 밤낮으로 구멍을 뚫은 것처럼  고통스러웠다. 양쪽 무릎이 퉁퉁 부어서 가장 고통스러웠다. 햍(Hat)의 남편은 어쩔 수 없이 한 달 치 월급을 가불(假拂)받았다. 

그는 아내를 하띤(Ha Tinh)에서 하노이에 있는 박마이 병원으로 옮겨서 치료를 받았다. 햍(Hat)은 의료 보험 통장이 없어서 병원에 입원하려면 천만 동을 예치해야 했다. 부부는 주머니를 모두 털어 겨우 600만 동을 마련하였다. 

햍(Hat)의 남편은 아내가 입원할 수 있도록 신분증을 맡기고, 그는 즉시 차를 타고 하띤으로 돌아가 돈을 빌렸다. 햍(Hat)은 참을 수 없는 고통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녀는 스스로 걸을 수 없었고, 일어설 때마다 넘어졌다.

햍(Hat)은 병원에서 보름 동안 집중 치료를 받은 후 천천히 일어설 수 있었다. 그녀는 의사에게 고향으로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의사는 그녀에게 집에서 요양하면서 먹을 약을 주었다. 의사는 그녀에게 다시는 농사를 짓지 말라고 충고했다.

 논에서 일하면서 발을 물에 담그고 진흙을 만지고 비를 맞는 것은 관절 질환자에게 매우 해롭다. 다른 직업으로 바꾸지 않고 계속 농사를 지으며 진흙을 만지고 물, 특히 빗물을 피하지 면 관절 질환이 더 심해질 것이다.

그녀는 의사에게 질문하였다.

“진흙도 안 묻히고 빗물도 안 맞으면 나을까요?”

의사는 고개를 저으면서 대답하였다.

“완치는 어려울 거예요. 관절염은 만성병이예요.”

그녀는 이해가 되지 않아서 다시 물었다.

“만성이 무슨 뜻이예요?”

의사는 당황한 표정으로 가벼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평생 고칠 수 없는 병이라는 뜻이에요.”

그녀는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쓰라렸다.

“또 평생을 고칠 수 없는 병이라니! 세상에! 아들은 평생 자폐증을 앓고 어머니는 평생 관절통을 앓는다.”

 그녀는 전생에 악업을 쌓았던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뚝락(Duc Lac) 마을 사람들의 말처럼 기억할 수 없는 오랜 전생에 악업을 쌓았던 것일까. 아! 아! 다시는 악업을 짓지 않으리라. 그녀는 고통 속에서 맹세하였다.

그녀는 다른 직업을 찾기로 하였다. 하지만 아들을 돌보면서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지 앞날을 생각하면 막막하였다. 그녀는 한 달에 500만 동의 비용을 내고 하띤(Ha Tinh) 자폐증 치료 학교에 아들을 보내기로 했다. 이 비용으로 남편의 월급은 다 날아갔다. 남편은 그녀의 의견에 동의하였다. 

그녀는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준 후에 폐품을 모았다. 남편은 출퇴근용 오토바이를 그녀가 폐품을 모으는 데 쓰도록 허락하였다. 불행 중 다행으로 그녀의 남편은 착한 심성을 가지고 있었다.

다우다우(Dau  Dua)의 학교는 집에서 30km 이상 떨어져 있었다. 햍(Hat)은 새벽 4시부터 남편과 딸을 위해 음식을 준비한 뒤 아들을 불러 학교로 데려갔다. 먼 길을 건너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준 후에 햍(Hat)은 교외 마을로 가서 버려진 물건을 모아서 고물상에게 팔았다. 

그녀는 하루에 적어도 5만동을 벌어야만 했다. 그 돈을 벌어야 오토바이 연료를 넣고, 남은 돈이 있으면 본인과 아이들을 위한 식품들을 살 수 있었다.

오후에 오토바이의 뒤에는 폐품을 잔뜩 싣고 앞에는 자폐증 아들을 태우고 집으로 돌아갔다. 햍(Hat)은 하루 동안 모은 물건들을 싣고 고물상에 가서 팔고 난 후 아들과 집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저녁 8시 이전에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집에 돌아가면, 그녀는 청소하고, 요리하고, 빨래하고, 아이들을 씻겨주었다. 그래서 저녁을 먹고 싶어도 12시 전에는 먹지 못했다.

힘들었지만 선생님이 다우다우(Dau Dua)에게 긍정적인 차도가 생겼다고 말했을 때 그녀는 희망을 보았다. 아들은 반 친구들을 괴롭히지 않았고, 밥도 좀 먹으려고 했다. 또한, 물건을 던져 깨트리지 않았고, 다른 사람을 때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다우다우(Dau Dua)는 학교에서는 나아졌으나 집에서는 난동을 부리고 봉 누나가 울 때까지 놀렸다. 햍(Hat)은 집안일도 하면서 아이를 돌봐야 하니 너무나 힘들었다. 그녀는 희망을 품다가도 절망이 밀려와 파도가 치는 것처럼 기분이 올라갔다 내려가곤 하였다.

어느 날 햍(Hat)은 평소보다 거의 두 배 더 많은 폐품을 모았다. 그녀는 운이 좋게도 이사하는 사람이 깨끗하게 청소만 잘해 달라면서 쓸만한 물건을 많이 버리고 갔다.

이 부잣집의 여주인은 햍(Hat)과 친절하게 대화를 하면서 그녀의 사정을 알고 동정심을 보여 주었다. 그녀는 자폐아를 위한 기숙 학교를 햍(Hat)에게 추천했다. 알고 보니, 그녀의 딸도 자폐증이 있었고 ‘동화 세계’라는 자폐아 전용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동병상린의 아픔을 가진 여주인은 햍(Hat)에게 아이를 학교에 보내야 일을 할 시간이 생겨 돈을 벌 수 있다고 그녀에게 충고했다.

그녀는 집에 들어가서 지금처럼 지내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하고 생각하였다. 아이를 학교에 보낸 지 석 달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그녀는 몸무게가 35kg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수척해졌다.

어느 날, 햍(Hat)이 천천히 운전하며 많은 폐품을 모으고 있었다. 산더미처럼 물건을 모았을 때 천둥 번개가 치고, 운명의 먹구름이 몰려왔다.

“세상에! 비가 오네.”

 생각만 해도 그녀의 몸의 관절이 경련을 일으키며 곧바로 통증이 떠올랐다. 지금 비를 피해야 할 곳은? 길에 집이 없고 묘지까지도 없다. 코뮌 도로는 버팔로와 코끼리 둥지로 가득 차 있었고, 비가 즉시 쏟아지면서 계곡을 형성했다. 카운티는 빨리 가고 싶지만 길이 너무 미끄럽다. 

오토바이는 짐을 너무 많이 실어서 무겁고 비틀거리다가 넘어지려고 하였다. 그녀는 오토바이를 차를 세우고 비옷을 입고 아이를 덮었다. 아들은 앞을 가려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되자 계속 손을 흔들며 운전을 방해하였다.

“가만히 있어!”

그녀는 소리를 질렀다.

오토바이가 웅덩이에 빠졌다. 햍(Hat)은 일어나서 아들을 웅덩이에서 끌어냈다. 그녀는 아들을 길가에 두고 웅덩이에 들어가 오토바이를 들어 올리려 했지만, 너무 무거웠다. 그녀는 있는 힘을 다해 당기고 밀었지만, 병든 척추는 더는 견딜 수 없었다. 

그녀는 웅덩이 가장자리에서 기절했다. 아들의 울음소리가 그녀를 깨웠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른다. 빗물이 여전히 그녀와 아들의 몸에 퍼붓는다. 

얼굴에 빗물이 쏟아지자 눈물이 빗물과 섞였다. 그녀는 물웅덩이에 있는 오토바이를 본다. 아마 병 포대를 빼내야 오토바이를 웅덩이에서 끌어올릴 수 있다. 이 아픈 허리로 오토바이를 밀어 올릴 수 있도록 애써야 한다. 아니면 하늘의 뜻으로 여기면서 그녀는 죽어야 할 것이다.

햍(Hat)은 떨면서 오토바이에서 병 포대를 떼어냈다. 의사가 그녀에게 농사를 그만둬야 한다고 해서 그녀는 농사를 그만두었다. 의사가 빗물을 맞지 말라고 해서 비를 피하려고 했다. 하지만 하느님은 그녀에게 평생 고통을 안겨주셨다. 

햍(Hat)은 푸들푸들 떠는 손으로 오토바이에서 폐품들을 떼어냈다. 가쁜 숨을 헐떡이며 오토바이를 웅덩이에서 들어 올린 햍(Hat)은 아들을 오토바이에 태우고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엔진이 멈췄다. 햍(Hat)은 오토바이를 시동을 걸려고 했지만 차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 오토바이를 어떻게 집으로 끌고 갈 건지 생각하니 막막하였다. 집까지 가려면 아직 20㎞나 남아있다!

하느님이 그녀를 충분히 괴롭히지 않았을까! 그녀는 흘릴 눈물이 더는 없는데, 하느님과 함께 울었다. 눈물은 빗물만큼 많지 않지만, 빗물은 눈물처럼 짜지 않다. 

하느님이 진정으로 울 줄 알았다면 빗물은 아마도 눈물처럼 짰을 것이다. 하느님이 인간을 사랑할 줄 알았다면 왜 그녀가 길을 갈 때마다 비를 쏟아지게 했는가? 하느님은 그녀와 그녀의 아들이 죽기를 원하는 걸까?

“절대로 안 된다!”

햍(Hat)은 고개를 들고 하늘에 기원하였다.

“하느님! 이 비로 저를 죽이지 않겠다면, 저를 도와주셔야 합니다.! 정말로 하느님이 있다면!”

간절한 기도는 극도의 뼈아픔과 기진맥진 모두를 압도했다. 햍(Hat)은 일어나서 아이를 추스르고 비를 맞으며 아이를 안고 달렸다.

낡은 오토바이를 5백만동 판 후 햍(Hat)은 아들을 안고 뚝락(Duc Lac) 마을을 떠났다. 남편한테 그녀는 아들의 병을 고칠 곳을 찾아가겠다고 말하였다. 남편에게 집에 남아서 큰딸을 잘 돌봐달라고 간청하였다. 

만약 햍(Hat)이 아이의 병을 고칠 수 없다면, 그녀는 다시는 마을로 돌아가지 않기로 하였다. 그 마을에 대해서는 정이 떨어졌으며 마을은 악의로 가득 차 있다고 느꼈다. 

그녀와 그녀의 아들을 보면 마을 사람은 문을 닫았다. 그녀의 뒤에는 사악한 소리를 해댔다. 자신의 생계를 위해 아들을 이웃 나라로 데려가서 장기를 팔아야 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하느님도 치료할 수 없을 것이라고 수군댔다.

햍(Hat)은 이들의 말을 듣고 어처구니가 없었으나 이들의 말을 무시하고 아들을 ‘동화 세계’ 학교로 데려갔다. 그녀는 학교 정문에 있는 경비원에게 아들을 이 학교에 입학시키고 싶다는 자신의 소망을 조심스럽게 말했다. 경비원은 그녀를 교장 선생님에게 데려갔다. 

그녀는 교장 선생님을 만나는 게 너무 쉽다는 것에 놀랐다. 그녀는 푹(Phuc)이라는 교장과 마주쳤을 때 더 놀랐다. 그녀는 교장 선생님이 컴퓨터 책상 옆에 넥타이를 매고 고급 양복을 입은 중년일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푹(Phuc) 교장 선생님은 사원 스타일의 갈색 옷을 입은 머리와 수염이 하얗게 변한 소박한 노인이었다. 교장은 그녀를 보자마자 친근하게 베트남 중부 지방의 사투리인 ‘응에어’로 그녀에게 인사를 했다. 고향사투리를 인사말을 듣자 갑자기 그녀의 마음이 편안해졌다.

왜 경비원에게만 이야기할 때 경비원이 말투에서 내 고향을 알아챘던 것일까? 교장 선생님은 어떻게 그녀가 하띤(Ha Tinh) 출신이라는 걸 알았을까?

그녀와 교장 선생님이 대화한 지 3분도 채 되지 않았을 때 푹(Phuc) 교장 선생님이 그녀에게 일자리를 제안하였다.

 “당신은 아이를 키우기 위하여 일이 필요하고 나는 학교 조리사가 필요해요. 학교 조리사가 되어줘요. 그러면 당신이 아이를 키울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월급을 줄 거예요.”

그녀는 마치 동화 세계로 풍덩 빠진 것 같았다. 마치 교장이 그녀의 은밀한 소원을 읽고 즉시 응답해 주는 것 같았다. 신데렐라가 된 기분이었다. 그녀는 두 손을 모으고 교장 선생님께 감사할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하느님이 마침내 그녀의 기원을 알아차린 것 같았다.

신기한 일들이 계속 일어났다. 푹(Phuc) 교장 선생님의 동적 균형 교육 방법을 다우다우(Dau Dau)에게 적용하였더니 효과가 있었다. 3개월 후 그녀의 아들은 몇 마디 말을 할 수 있었고, 친구들과 함께 식사도 할 수 있었다. 마침내, 자전거를 능숙하게 탈 줄 알고 새로 온 친구들이 자전거 타는 것도 도왔다.

푹(Phuc) 교장 선생님이 그녀에게 말하였다.

“당신의 아이는 전혀 아프지 않아요. 단지 다른 사람들과 다를 뿐이야.”

교장 선생님의 말씀이 그녀한테 신기하게 들렸다. 예전에 의사가 당신의 아이의 병은 평생 치료할 수 없다고 했었다. 그런데, 푹(Phuc) 교장 선생님이 그녀에게 귀중한 선물을 주었다. 그녀에게 자신감이 서서히 생겨났다. 그렇지만, 그녀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지는 못했다.

그녀의 아들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했다. 그녀도 함께 발전하였다. 조리하는 시간 외에도 햍(Hat)은 아이들이 숟가락을 씻고, 샤워, 청소, 자전거 타기, 공놀이 등과 같은 간단한 운동을 하도록 교사처럼 아이들을 가르쳤다.

 힘든 고생을 많이 했던 그녀는 이 학교에서 하는 모든 일이 손쉬운 것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이곳에서 어떤 일이든지 모든 정성과 감사의 마음으로 했으며 부담스럽게 여기지 않았다. 그녀가 열심히 일하자 푹(Phuc) 교장 선생님이 그녀를 승진시켰고 월급도 올라갔다. 아이들이 그녀를 햍(Hat) 선생님이라고 부르면 그녀는 행복감을 느꼈다.

심지어 아이를 보러 오는 부모님들도 그녀를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홍수를 겪던 농부에서, 아픈 아이 때문에 마을 사람에게 무시당하던 햍(Hat)을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그것은 그녀가 그들의 아이들을 정성껏 돌봤기 때문이다.

 자긍심으로 그녀는 구름 위로 날아가는 것처럼 기쁨을 느꼈다. 그녀의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고, 밥도 잘 챙겨 먹고 규칙적으로 휴식을 취하여서 살이 점점 올랐다. 그래서 그녀는 살이 쪘고, 관절염도 저절로 없어져서 더는 약을 쓰지 않아도 되었다.

그녀는 이 ‘동화 세계’에서 자신과 아들을 위한 길! 미래를 보았다. 그녀가 식료품을 사서 학교로 돌아올 때마다 아들은 그녀에게 엄마라고 부르며 인사를 하게 되었다. 아이가 조금 더 나아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고향인 뚝락(Duc Lac) 마을로 함께 돌아갈 것이다. 

마을의 모든 문이 열릴 때, 그녀와 아이는 고개를 높이 들고 당당히 그들을 보게 될 것이고, 아들이 말을 하면, 마을 사람들이 다 놀란 눈빛으로 그녀와 아들을 쳐다보게 될 것이다.

◆키이우 비크 하우(KIEU BICH HAU) 작가

아래의 목록과 같이 22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 Road of Love (Volume of short stories, 2007)
- Orphaned waves (Volume of short stories, 2010)
- Golden cloud (Volume of short stories, 2011)
- Follow the Lily aroma (Volume of short stories, 2011)
- Green Camomile (Novel, 2012)
- The weird dream (Volume of short stories, 2012)
- Change the life (Volume of essays, 2014)
- Pub of mice (Volume of short stories, 2015)
- Roses can not stand in a shrimp paste jar (Volume of short stories, 2017)
- Smart Wife (Volume of short stories, 2019)
- The last song (Selection of poems and short stories, 2019 – English version)
- The Lieutenant General who had worked 9 years in the Dragon House (Life story, 2020)
- The Flying red arrow (Volume of short stories, 2020)
- The Unknown (Volume of bilingual poems: English and Italian by IQdB Edizioni- 2020)
- The God is within us in the infinite humanity (Volume of short stories, 2021)
- The Swear in Budapest (Novel, 2021)
- Where you belong to… (Novel, Youth publishing house, 2022)
- Being Human, being Demon (Novel, Ukiyoto Canada 2022)
- The Fear (translated work, Vietnam Writers’ Association’ publishing house, 2022)
- 5 Sights of Light (Co-published volume of poems, Ukiyoto Canada,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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