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글 칼럼](29)저쪽 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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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N제주
  • 승인 2021.01.05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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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쪽 저편

-초인 현달환-

몰랐지
거기에는 음지에도
불꽃이 피어났음을
흙탕물 쓰레기 더미에서도
연화蓮花의 이파리는 삭아질 정
그 뿌리는 살아있더라

몰랐어
거기에는 그늘에서도
밝은 해가 뜨고 있다는 걸
끊임없는 눈빛에
별빛이 동산위로 타오르더라

알았지
거기에는 어둠속 파란波瀾에도
누구하나 군소리 없음을
칠흑 같은 고요 속에도
찬란한 미소만은 잊지 않더라.

알았어
보이지 않는 마음은
어디에도 없다는 걸
거기에는 이쪽에도 있던
더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는 걸, 아직도

현글(현달환) 시인
현글(현달환) 시인

2016년 병신년 4월이 지나고 있나니.
민주주의 꽃인 아름다운 선거도 끝났음에도 괜히 어수선한 분위기이다. 이럴 때 우리는 무엇을 보았는가. 무엇을 느꼈는가. 무엇을 얻었는가.
우리에게 남은 희망은 무엇일까.

세상을 동경하면서 사는 것이 희망이라면 희망이 아닐까. 누구나 힘들고 어려울 때 누구의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나 한번 무언가에 끌리면 우리는 과거의 기억을 반추하여 그 생각에 빠져 버리게 된다. 그래서 과거의 기억에 의존하여 현재를 정당화해버린다.

나의 반대쪽, 우리의 반대쪽은 여전히 잘 지내고 있고 잘 된 것 같고 무엇인가 환상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처지를, 나는 나의 처지를 자책하고 비관하게 된다.
그러나 누구나 어려운 것이다.

그 어려움을 자기 혼자만 겪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오인하게 되는 것이다. 순진한 생각이다. 결국, 우리의 생각이 중요하고 나의 생각이 중요한 것이다.

희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세상은 혼자만의 세상이 아니고 어울려서 사는 세상이기에 내가 혼자 어려워지면 나 혼자 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그 사회에 어울려서 살려고 발버둥을 쳐야한다.

나 혼자 있다는 것이 결코 부끄러운 자화상은 아니다. 어쩔 것인가. 세상은 다 홀로 아닌가. 우리는 저 쪽에 피는 꽃만 바라보지 말고 우리 쪽에도 꽃이 피고 우리 편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그러기를 나는 간절하게 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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