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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글 칼럼](24)일개미는 로열 젤리를 먹지 않는다
[현글 칼럼](24)일개미는 로열 젤리를 먹지 않는다
  • 뉴스N제주
  • 승인 2020.06.07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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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수필가

일개미는 로열 젤리를 먹지 않는다.

- 현글

먹고 싶어
먹고 싶어
다,
핥아 먹고 싶어

먹고 싶어
먹고 싶어
다,
빨아 먹고 싶어

내 앞에 남은


삶의 무게는 얼마만큼 인가.

먹고 싶어
먹고 싶어
다,
씹어 먹고 싶어
(2015 문장21 여름호 수록)

현글(현달환) 시인
현글(현달환) 시인

천직天職이라는 말이 있다. 천직을 영어로는 calling 이라 한다. 하늘에서 내리신 사명을 천직이라 한다. 사명, 소명이라고 한다. 누구든 세상에 태어나면 오직 그만의 임무가 반드시 있다는 것이다.

즉 하느님이 ‘부르다’라는 의미의 천직. 그러한 천직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것이다. 누구나 천직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세상을 산다면 그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일이란 것은 인간에게 주어진 책무이다. 그러나 심하게 말하면 일을 하는데 있어 대가나 결과에 대한 보상이 없다면 그처럼 힘이 드는 일은 없을 것이다.

어릴 적에 부모님들이 심부름을 시키면 곧잘 심부름 값을 주었다. 그래서 심부름을 하는데도 신이 났다. 그러나 다 큰 어른이 된 후 우리는 매스컴에서 안 좋은 소식을 종종 듣는다. 일을 하고도 월급이나 임금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사연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우리는 어떤가? 우리의 인생도 그러한 계급사회로 막다른 골목으로 가고 있지 않는가. 개미 사회는 3가지 계급, 즉 여왕개미, 수개미, 일개미로 구성되어 있다. 일개미는 그렇게 일만하다 일생을 마친다. 얼마나 많은 땀과 분노를 배출하는가.

여성 상위시대에 남성들이 납작 엎드려서 사는 삶이란 것은 각양각색이다. 저 일개미처럼 한평생 가족이란 울타리에서 진을 치고 사는 남자들의 운명이랄까. 여왕개미는 알아주었으면 한다. 일개미는 열심히 일해서 로열 젤리를 만들지만 먹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남자들이여, 힘을 내자. 어차피 사는 것은 매한가지. Calling. 누구라도 불러서 차나 한잔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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