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국 칼럼](2)오름의 여왕, 따라비의 가을
[이승국 칼럼](2)오름의 여왕, 따라비의 가을
  • 이은솔 기자
  • 승인 2021.11.09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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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사람이 풍경이다 _이승국 작가
오름의 여왕, 따라비의 가을(사진=이승국)

아름다움을 다 담아도 모자란 계절, 가을에 물든 오름의 여왕 '따라비 오름'

용암이 만들어낸 부드러운 산세, 3개의 분화구와 6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가을이면 오름을 뒤덮은 억새 군락이 들판을 하얀 물결로 장식한다.

오름의 여왕, 따라비의 가을(사진=이승국)

10월의 마지막날 억새들은 씨앗을 여물리고 허옇게 벌어져 하늬바람을 기다고 있었다.
20분정도면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어 계단을 따라 오르다 보면 어느새 정상에 도착하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 풍경이 경이로움으로 활짝 다가선다.

오름의 여왕, 따라비의 가을(사진=이승국)

최고의 인생샷을 남기기 위해 오름 배경으로 셀카 포즈를 취하기도 하고 억새 숲에 몸을 숨기고 빼꼼히 얼굴을 내밀어 한껏 미소 짓는다. 바람은 잔잔하다가도 때론 거칠게 은빛 파도를 일으키며 억새와 바람의 노래를 연주하고 분화구와 능선의 감미로운 곡선은 오케스트라의 무대가 된다.

오름의 여왕, 따라비의 가을(사진=이승국)

능선을 따라 걷든, 분화구와 분화구의 사잇길을 횡단하든 따라비오름에서는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제각기 그림이 된다. 그리고 시시각각 색과 빛이 조화를 일으키며 해가 지평선에 가까워질수록 금빛으로 익어가는 바다가 되어 간다.

시즌이 다가기 전 제주의 가을을 만끽하며 걸어볼 일이다.

오름의 여왕, 따라비의 가을(사진=이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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