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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국 칼럼](4)등불이어라
[이승국 칼럼](4)등불이어라
  • 뉴스N제주
  • 승인 2021.11.3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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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사람이 풍경이다 _이승국 작가
사진=이은솔
사진=이승국

어두운 세상에 한 점 등불 같은 사람 만나면 참 좋을 것이다.
어떤 장소가 어떤 사람과 더불어 기억이 된다.

사진=이은솔
사진=이승국

친밀 하지 않았는데도 그 장소와 관련된 어떤 분과 만났을 때 그 장소는 특별한 장소로 다가온다. 어떤 단어들도 마찬가지로 '등불' 하면 떠오르는 이야기 하나 있다.
우리나라 전쟁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삼팔선 이북에 있던 일부지역을 우리 땅으로 편입 된 수복지구가 있다.

사진=이은솔
사진=이승국

수복지구에 살고 있던 어느 목사님과 아들 이야기다.
목사님 아들은 기차를 타고 서울로 통학을 했는데 학교 파하고 나면 또 기차를 타고 집까지 가야 한다.
먼길이다.

사진=이은솔
사진=이승국

하교 시간이 늦으니까 늘 기차역에서 내리면 깜깜해진다. 특히 겨울은 더욱 그럴 것이다.
을씨년스러운 수복지구의 역사에서 부터 황량한 바람이 불고 있는 그 거리를 지나서 산골짜기에 있는 아버지가 목회하는 교회까지 가야 한다. 깜깜한 밤길은 무서웠을 것이다.
아버지는 늘 늦은 시간에 돌아오는 아들을 위해서 대청에다가 등불 하나를 밝혀 놓는 것을 잊지 않는다.

사진=이은솔
사진=이승국

멀리서도 그 불빛이 보였기 때문에 늘 안심하고 갈 수 있었던 아버지의 등불이야기로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때때로 살다 보면 우리의 마음속에도 아버지가 걸어 놓은 등불 같은 그런 삶의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사람은 그냥도 살지만 어떤 기억들 때문에 살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사진=이은솔
사진=이승국

때로는 어려운 일이 있을 때도,
나는 누군가에게 등불과 같은 사람인가?
이런 생각들을 해보면서 살아 가는 것도 전정한 우리의 삶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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