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감독의 아침 노트]밝지만 보이지 않는 별, 심판 / Umpire
[이만수 감독의 아침 노트]밝지만 보이지 않는 별, 심판 / Umpire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3.03.15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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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2022.12.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 올해의 공로상
윗쪽 왼쪽부터조성제 심판이정수 심판신철민 심판
윗쪽 왼쪽부터 조성제 심판, 이정수 심판, 신철민 심판(아래 이만수 감독)

2014년에 (사)한국야구소프트볼심판아카데미(UA)에서 심판교육을 받고 정회원으로 심판 활동을 하던 중 2020년에 라오스에서 한-라오스 국제야구대회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처음 참가한 뒤 코로나 이후 3년만인 2023년에 DGB컵 인도차이나 드림리그에 심판으로 다시 참여하게 되었다.

소위 말하는 심판을 잘 본다라는 말을 나름대로 해석 해 본다면, 심판의 단 한 번의 실수가 열심히 대회를 준비해 온 선수들의 땀방울과 노력이 한 순간에 수포로 돌아 갈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경기 흐름에 영향없이 아무런 어필없이 순조롭게 경기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심판도 사람이다 보니 당연히 실수를 할 수도 있으나 그 실수가 나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태국과 라오스의 결승전 2루심을 맡았을 때 라오스 선수가 2루 도루를 하였고 바로 내 눈 앞에서 일어난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아웃으로 판정을 하였다.

이후 라오스 선수의 안타가 이어졌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지만 만약 내가 그 상황에서 세이프 콜을 하고 득점을 한다면 경기 분위기가 고조되고 경기 결과에 영향을 줬을수도 있으나 심판으로서 나의 마음의 짐은 평생 가져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선수는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 심판은 정확한 판정! 이것이 승부의 세계가 더욱 멋있어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번 대회에 참석한 심판들도 각자 스스로 각자 포메이션, 콜, 상황에 대해 한 번의 실수를 한 것에 대해 생각을 해 볼 것이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본다. 규칙서 참독, 타 심판들과의 토론 등으로 동일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노력 할 것이라고 보며 심판을 잘 봤느니 못 봤느니 등의 비난을 해서는 않될 것이다. 우리는 다 똑같은 심판이기에...

이번 DGB컵에 심판으로 참석하면서 라오스,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야구 현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특히, 캄보디아 야구협회장과 대화를 나누면서 과거에 한국 지원으로 야구장을 지었으나 그 이후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캄보디아 프놈펜에만 약 20여개의 야구팀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다. 000 필드 야구장이 있지만 사용을 하지 못하게 하고 있는데 사용하게만 해 준다면 관리는 어떻게 해서든 하겠다라는 절박함을 보았으며 야구실력은 다소 부족하지만 라오스 베트남처럼 우리 야구지도자가 파견이 된다면 2년뒤 대회에서는 각 나라들이 각축을 벌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베트남 또한 지금은 선수들이 급하게 구성이 되고 충분한 연습시간이 부족했던 것 등, 라오스는 정말 실력이 많이 늘었구나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이만수 감독께서 지금껏 묵묵하게 10여년간 라오스를 지원하였는데 이처럼 한국 사람의 정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서, 끝까지 지원해 주시는 이만수 감독님과 DGB금융그룹에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 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과거 동남아시아들의 대부분의 역사가 유럽국가의 식민지, 초기 일본의 지원, 지금은 중국의 자본력 지원으로 동남아시아에 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야구만은 우리 대한민국에서 지원해서 동남아 프로리그가 만들어 졌으면 하는 소망이다. 

이번 대회를 후원한 DGB금융그룹에 감사를 드리며 참가국 선수들의 노력과 열정에 깊이 감명받았으며, 조만간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등에서도 자체심판 양성, 리그가 발전하고 더 멋진 드림리그가 개최되지 않을까 한다.

주최 및 각 국 임원ㆍ선수들에게 한국 심판의 좋은 모습만이 기억되었으면 좋겠고 어떤 종목이던 밝지만 보이지 않는 별, 심판들이 함께 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 이 글은 조성제 심판이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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